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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배달기사를 근기법상 근로자로 인정
계약형식과 무관하게 업무형태·계약내용 등을 토대로 근로자성 판단
- 기사입력2020-08-20 13:26
김우탁 객원 기자 (labecono@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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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용형태의 다양화, 노동시장의 유연화 등의 경향으로 특수고용형태가 확대되면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러한 직군은 계약의 형식이나 근무형태, 보수 지급방법 등이 일반 근로자와는 상당히 다르다. ‘근로기준법(근기법)’상 근로자로 인정되면 근기법 적용대상이 되나,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기법 보호대상에서 제외된다.
노무법인 ‘원’ 김우탁 대표 노무사근로기준법 제2조제1항제1호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근로자로 규정했다. 현실적으로 노무공급 형태는 다양하나 근기법은 모든 노무공급자를 그 적용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자만이 근기법상 보호 내지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다.노동관계법은 추구하는 목적에 따라 근로자 개념을 다르게 규정한다. 근기법은 종속성을 상대적으로 많이 강조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같이 사회보험 성격을 갖는 노동관계법은 그 목적에 맞게 개념을 달리 규정하는 것이 입법론적으로 바람직하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종속성을 덜 강조한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근로자 직업능력개발법 등은 구직자까지 포함하기도 한다. 일부 노동관계법은 근로자라는 용어를 쓰면서 정의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근기법상 근로자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직업의 종류, 정신·육체․사무노동, 상용·일용·임시·촉탁직·아르바이트 등 근로형태, 직종·직급, 정부사업·민간사업 등은 기준이 되지 않는다.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근기법상 근로자 여부를 판단한다.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근로계약, 고용계약, 도급계약, 위임계약 등 계약의 형식이 아닌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실관계를 근거로 판단한다.근기법 제2조제1항제1호가 근로자 개념을 정의하면서, ‘근로를 제공하는 자’라 규정한 것은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자’로 이해된다. 법조문에 직접적인 규정은 없지만, 근로관계는 민법상 고용관계와 달리 종속적 노동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사용종속관계는 경제적 종속성뿐 아니라 인적 종속성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경제적 종속성이란 당사자 한 쪽이 전체 노동력을 다른 한 쪽의 처분에 맡김으로써, 그 소득을 그러한 취업관계에 의존하는 것을 말한다. 인적 종속성이라 함은 당사자 한 쪽이 다른 한 쪽의 경영조직 속에서 그 지배를 받으며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판례는 사용 종속성의 판단요소를 다음과 같이 자세히 열거했다. ①업무수행 내용과 방법(업무수행이 사용자에 의해 정하여지는지, 사용자에 의해 근무의 시간·장소가 지정되고 구속받는지, 취업규칙 또는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지) ②독자적인 사업자성(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창출과 손실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는지) ③보수의 성격과 내용(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금․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근로소득세원천징수 등 보수에 관한 사항) ④ 기타(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해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는지,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
플랫폼드라이버유니온, 라이더유니온 등 회원들이 지난 6월1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부 타다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는 전직 타다 드라이버 102명의 집단 진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사용종속관계 판단요소는 이 외에도 채용, 근로자 관리, 교육, 징계, 근로계약 체결, 법정 근로조건 적용 등이 있을 수 있다. 판례 역시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이라는 사항을 열거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사용종속관계를 판단하는 기준은 배타적이거나 절대적이 아니어서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할 대상이며, 어느 기준을 중점적으로 사용할 것인가는 근로형태와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진다.그러나 사용종속관계와 관련해 많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가 경제적 종속성을 가지고 있으나, 인적 종속성이 없다는 이유로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특고란 독립사업자성과 근로자성을 함께 가진 고용형태의 종사자를 말한다. 예를 들어 지입차주, 골프장 캐디, 학습지 교사 등이 특고에 해당한다. 최근 이들 특고는 산업재해와 관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근로자로 인정받는 추세이나, 여전히 근기법상 근로자성은 부정되고 있어 현장에서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최근 고용노동부는 배달기사가 주휴수당·연장근로수당 등 임금 미지급을 이유로 제기한 진정사건에서, 배달기사를 근기법상 근로자로 판단해 주목받고 있다. 근기법상 근로자성 인정 여부는 대법원의 근로자성 판단기준에 따라 구체적인 업무형태, 계약내용 등을 토대로 개별적으로 판단하는데, 고용노동부가 배달기사의 구체적인 업무형태, 계약내용을 고려해 근기법상 근로자로 판단한 것이다.구체적으로 ①배달기사의 임금을 시급으로 지급했고 ②회사 소유 오토바이를 배달기사에게 무상으로 대여하면서 유류비 등을 회사가 부담했으며 ③근무시간·근무장소 등을 회사에서 지정하고 ④출·퇴근 보고 등을 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근기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다만, 이 사건 이외의 다른 배달기사와 사업자의 관계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기에, 구체적인 사건에서 개별적으로 판단해야한다.최근 배달 관련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퀵서비스기사, 배달사원, 배달기사 등 라이더들과 관련한 위탁계약 및 이와 관련한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 라이더 대부분은 위탁계약이나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노무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고, 개인사업자로 등록한 후 노무를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계약의 형식이 도급 또는 위임 계약이라 할지라도 근기법상 근로자인지 여부는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따라 구체적·실질적으로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무법인 원 김우탁 대표 노무사)<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