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고 고용보험…재계의 임의가입 주장은 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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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특고 고용보험…재계의 임의가입 주장은 억지 자영업자 임의가입률 1%, 보편적 사회안전망에 당연가입이 상식

기사입력2020-09-11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정부는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특수고용직의 고용보험 적용은 물론, 전국민 고용보험을 위한 로드맵을 올해 중 마련할 방침이다. <사진=뉴시스>

전국민 고용보험 적용을 위한 첫발로, 정부가 특수고용직 고용보험 가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재계가 반대하고 나섰다. 반대야 할 수 있지만, 당연가입이 아닌 임의가입 요구는 억지다.

전경련 산하 연구기관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4개 업종 특수고용직 23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62.8%가 고용보험 의무적용(당연가입)을 반대했다. 이에대해 고용노동부는 특수고용직 71.7%가 당연가입을 희망했다고 반박했다. 노동연구원이 특수고용직 9개 직종 2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근거한 주장이다.

조사결과는 엇갈릴 수 있다. 고용보험이 무엇인지를 어떻게 설명하고, 어떤 방식으로 질문했는지 여부에 따라 응답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다만 전국민 고용보험제 도입과정에서 노사 양측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할 필요는 있다.

다만, 임의가입 방식이 갖는 근본적인 문제점 몇 가지는 짚어야겠다. 고용노동부는 “특고 임의가입 방식은 보편적인 사회보험체계에 부합하지 않고 형해화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근거있는 주장이다. 현재 고용보험에 임의가입을 할 수 있는 자영업자를 보면, 2019년 가준 가입자 수가 2만2529명에 불과하다. 전체 자영업자 중 1% 수준이다. 이마저도 수년이상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사회보험료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으로 가입자를 늘린 결과다.

임의가입 방식을 도입한다고, 특수고용직 고용보험 가입률이 자영업자와 유사할 것이라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임의가입 방식의 고용보험은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제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은 자영업자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미증유 경제위기에서 자영업자·특수고용직 등 취약계층의 피해가 더욱 크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가 없다. 사회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자는 판국에, 실효성 없는 임의가입 주장은 논의의 취지에 맞지 않고, 근거도 빈약하다.

무엇보다 사회 취약계층 대상 사회안전망 강화는 사회적 합의를 거친 사안이다. 이미 지난 7월 노사정이 서명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약’에 전국민 고용보험 추진이 포함됐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특수고용직 고용보험 적용은 물론, 전국민 고용보험제 도입을 위한 로드맵을 올해 중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어렵사리 도출한 노사정 합의의 정신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노사정은 마음을 모아 전국민 고용보험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야한다. 코로나19발 경제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속도를 내야 한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