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고용보험·기본소득 둘러싼 소모적 논쟁

프린트

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전국민고용보험·기본소득 둘러싼 소모적 논쟁 정책목적·적용대상 달라...다른 차원에서 공론화, 정책으로 개발돼야

기사입력2020-06-08 11:50

이회수 객원 기자 (hslee0628@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비생산적인 논쟁이다. 전국민 고용보험제와 기본소득을 둘러싼 박원순 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설전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면, 양자는 정책목적과 적용대상에서 차이가 있다. 서로 다른 차원에서 공론화되고, 각각의 정책으로 개발돼 정의로운 공동체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전국민고용보험제와 기본소득을 둘러싼 논쟁은 불필요하다. 양자는 정책목적과 대상이 달라서다. 서로 다른 차원에서 공론화되고, 각각의 정책으로 개발돼 정의로운 공동체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먼저, 고용보험은 실업대책과 고용촉진 등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으로 노사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사회보장 정책중 하나다. 고용보험 적용대상이 돼야할 2800만명 중 절반도 그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국민연금처럼 강제적으로 확대·강화시켜할 고용정책 성격이 짙다.

반면, 기본소득제도는 소득주도 성장의 토대가 될 수 있는 경제정책 측면이 강하다. 극단적인 양극화와 불평등으로 저성장 구조화와 함께 일자리가 사라지는 속에서,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기본(생계)소득을 보장하기에 사회보장 정책일 수 있다. 하지만 기본소득 지급을 통해 시장에서 유효수요를 창출하고, 소비-생산-고용-소비의 선순환 경제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정책중 하나다.

전국민 고용보험제와 기본소득제는 어느 것이 더 정의롭고 공정한가를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양자의 목적·취지, 적용대상이 다르고, 둘 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현행 고용보험제는 사각지대가 많아 효과적인 실업대책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자영업자나 비정규직 보호를 위해, 정부 부담을 늘려서라도 전국민 고용보험제로 가야한다는 요구는 너무 당연하다. 그렇더라도 실업을 당한 노동자에게 최소 4개월에서 9개월까지만 실업급여가 지급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한다. 박원순 시장 생각대로 전국민 고용보험제도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말이다.

기본소득제는 고용보험 등 기존의 사회보장제도와는 개념이 다른 소득재분배 정책이자 소비촉진 경제정책으로, 전면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국회 차원에서 범국민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그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추진했던 청년기본소득·재난기본소득 등의 성과와 문제점을 검토해, 국회에서 정책적으로 공론화해주길 기대한다. 아울러 생산적인 토론과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전국 차원의 시범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결론적으로 양극화와 불평등, 저성장과 일자리 축소, 팬데믹 등 뉴노멀 시대에 국민연금 등 4대 사회보장 정책만으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국민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인간적 상상력을 발휘해, 기본소득제·공유경제·혁신경제 등 효과적인 정책방안들을 마련해 주길 기대한다.

그래서 제안한다. 국무총리를 역임했던 이낙연 의원, 이재명 경기도지사, 행안부장관 출신으로 사지에서 낙선한 김부겸 전의원 등 대선주자 모두가 전국민 고용보험제 논의에 힘을 모았으면 한다. 박원순 시장과 경제참모들 역시 기본소득 논의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으로 공론화하고 도입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해 주길 당부한다. (중기이코노미=이회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