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협력해 일 이뤘을 때 concerted eff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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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미국을 읽다 소통·협력해 일 이뤘을 때 concerted effort Opera, Musical, Concert Metaphor…till the fat lady sings, song and dance, prima donna, concerted effort, orchestrate a comeback win

기사입력2020-12-30 10:30

이창봉 객원 기자 (cblee@catholic.ac.kr) ㅣ다른기사보기

이창봉 교수(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미국의 공연문화 얘기를 이어가도록 하자. 영화와 연극보다 훨씬 크고 복합적인 공연예술이 오페라와 뮤지컬이다. 오페라와 뮤지컬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장르다. 둘 다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있는 음악과 무용, 의상과 무대장치, 연기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종합 공연예술이라는 점이 같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오페라가 성악가의 노래가 중심이 되는 음악극이라면, 뮤지컬은 연기자가 노래와 연기를 모두 담당하며 화려하고 역동적인 춤까지 소화하는 노래와 춤이 곁들여진 연극이다. 이 차이를 주인공을 부르는 명칭을 보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오페라의 주인공은 ‘가수’이고 뮤지컬은 ‘배우’라고 부른다.

뉴욕의 브로드웨이(Broadway)는 그곳에 오페라와 뮤지컬을 공연하는 극장들이 집중돼 있다는 사실적 특성을 반영해 ‘장소는 산업’의 환유로 미국의 극장공연 산업(theater industry)을 뜻한다. 이 사실을 다음과 같이 영어로 말할 수 있다.

The Broadway district of Manhattan, in short Broadway, stands for the theater industry in America.

뉴욕 시민(New Yorker)들의 가장 큰 자부심 중의 하나가 바로 언제든지 Broadway theater에 가서 세계 최고 수준의 오페라와 뮤지컬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도 학위 공부를 마치고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Columbia University)에서 한국어과 교수로 재직하던 중 ‘Turandot(투란도트)’와 ‘Phantom of the Opera(오페라의 유령)’ 같은 오페라와 ‘Les Miserables(레미제라블)’ 같은 뮤지컬을 보았던 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미국 영어에서 오페라에서 파생한 매우 널리는 쓰이는 표현이 있다. 미국 사람들은 어떤 일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데 결과를 예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을 때 흔히 다음과 같이 말한다.

It ain’t over (un)till the fat lady sings.

필자도 이 표현을 처음 접했을 때, 도대체 왜 ‘(un)till the fat lady sings’라는 표현이 등장할까 매우 궁금하게 생각했었다. 이 표현과 관련해 오페라 관련 기원설이 유력하다. 바그너(Wagner)의 오페라 ‘신들의 황혼(Götterdämmerung)’이 총 4막으로 이뤄진 대작인데, 총 공연시간이 14시간에 육박한다고 한다. 누구나 이 정도 긴 공연을 보게 되면, 자연스럽게 언제 오페라가 끝날까 ‘when will it be over?’라고 묻는 게 자연스러울 것이다. 이 질문을 접하고 누군가 4막의 마지막 부분에서 전형적으로 매우 덩치가 큰 여자 성악가가 등장해서 마지막 아리아(aria)를 거의 10분에 걸쳐서 노래하는 장면으로 끝난다는 것에 착안해 ‘when the fat lady sings’라고 대답한 이후 이 표현이 회자됐다고 한다.

또 다른 설은 스포츠 분야에서 찾을 수 있는데, 뉴욕 양키즈(New York Yankees)의 전설적인 포수이자 감독이었던 Yogi Berra가 이 표현을 만들어냈다는 주장이 있고, 농구 경기 도중 유명한 해설가인 Dan Cook이 처음 말했다는 설도 있다.

분명한 것은 오페라의 대미를 장식하는 옷을 두껍게 입은 여자 성악가(fat lady)가 노래를 끝내기 전까지는 오페라가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과 스포츠 경기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극적인 역전의 기회가 남아 있다는 그 사실적 이미지가 미국 사람들에게 강력히 남아서 이 표현이 널리 쓰이게 된 것 같다. 이 표현을 줄여서 한국어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의 뜻으로 다음과 같이 줄여서도 많이 쓴다.

It ain't over till it’s over.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싸움에 긴밀한 협력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주장을 할 때 ‘concerted effort’를 활용해 표현할 수 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오페라의 여자 주인공을 프리마 돈나(prima donna)라고 한다. 오페라의 주인공으로서 관객의 주의와 사랑을 집중해서 받는 위치에 있다는 상황적 뜻을 부정적인 맥락 쪽으로 확대해 이 표현을 잘 쓴다.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고 자기도취적인 사람을 뜻하는 쪽으로 흔히 쓴다.

예를 들어서 상사가 자기 부서 일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난 후, 부하 직원들을 적극적으로 칭찬하지 않고 자기의 공으로 미화한다면 다음과 같은 말로 흉볼 수 있을 것이다.

My boss is too much of a prima donna to compliment her employees after a job well done. Instead, she focuses on beautifying her role and leadership. Simply put, she's truly an arrogant and egoistic person.

미국 영어에서 잘 쓰는 굳어진 표현으로 ‘song and dance’가 있다. 이 표현의 본래 뜻은 뮤지컬에서처럼 노래와 춤을 곁들인 공연을 뜻하는데, 간단한 대사로 할 것을 쓸데없이 현란한 춤과 노래를 동원해 그 뜻을 전달한다는 상황적 의미를 부정적인 쪽으로 확대해 ‘a long and elaborate explanation told with the intent to deceive someone or justify something(누군가를 속이거나 뭔가를 정당화할 의도로 길고 교묘한 설명을 덧붙이는 것)’의 뜻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서 어느 강연의 초청 연사로 유명 인사를 초대했는데, 주최 측에서 그의 약력 소개를 지나치게 길게 아부하듯이 하고 있는 짜증나는 순간에 옆자리에 앉은 친구에게 다음과 같이 속삭이듯 비판할 수 있을 것이다.

This whole song and dance to introduce the keynote speaker really bothers me. This is too much.

공연문화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각종 음악 콘서트(concert)일 것이다. 특히 고전음악(classical music) 팬들은 음악당(콘서트홀)에 가서 유명한 관현악단(orchestra)의 연주를 감상하는 것이야말로 너무도 감동적이고 짜릿한 경험일 것이다. 연주회(concert)와 관현악단(orchestra) 모두 연주에 참여하는 모든 악기의 연주자들이 조직화된 아름다운 합주를 공연해서 청중을 매료시킨다. 미국영어에서는 이 조직화된 합주의 뜻을 나타내는 표현들을 은유 확대해 잘 쓴다.

먼저 ‘concert’의 경우에는 동사로서 은유 확대돼 ‘to achieve something by mutual communication of views, ideas, and opinions(관점과 생각과 의견을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여 뭔가를 성취하다)’는 뜻을 나타낸다. 굳어진 표현으로 ‘concerted effort’이 널리 쓰인다. 이 표현은 많은 사람들이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어떤 일을 이루었을 때 잘 쓴다.

예를 들어서 요즘 가장 중요한 시대적 화두가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싸움인데, 이 문제가 전 세계적인 현상이므로 방역전문가들이 G20 선진국들의 긴밀한 협력과 협조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Experts call for concerted efforts of G20 in fight against the corona virus.

‘orchestra’의 동사형 ‘orchestrate’가 은유 확대돼 잘 쓰인다. 이 표현은 본래 ‘오케스트라 음악을 작곡하다’는 뜻인데, 그 뜻을 은유 확대해 ‘to carefully organize and execute a complicated plan(복잡한 계획을 면밀하게 구상하고 실천하다)’의 뜻으로 일상에서 잘 쓴다. 특히 스포츠 분야에서 어느 경기에서 극적인 역전승(comeback win, come-back-from-behind win)을 펼쳤을 때 ‘orchestrate a comeback win’이라고 잘 표현한다. 미식축구(American football) 경기에서 흔히 마지막 1~2분을 남긴 상황에서도 스타 쿼터백(quarterback)이 몇 번의 결정적인 플레이를 성공시켜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곤 한다. 이 때 쿼터백이 모든 공격선수를 혼연일체로 만들어 이끄는 지도력(leadership)과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과감한 판단력과 함께 결정적인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그의 이 모든 총체적인 조합적 노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이 표현을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