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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탄소 배출권거래제 실효 있어야 EU 인정

철강 연 3천억원 인증서 비용 전망…EU 탄소국경조정제도 해법은 

기사입력2021-07-20 15:01
EU가 탄소국경세 도입을 천명하면서, 국내 철강업체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연간 최대 3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일 ‘EU 탄소국경조정제도 주요내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적용대상 품목 중 수출비중이 가장 큰 철강의 경우 감면 등이 인정되지 않으면 인증서 비용이 연간 최대 339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4일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발표했다. 현재 EU는 역내에서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운영 중인데, 이를 역외에서 생산된 물품을 EU로 수입하는 수입업자에게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수입업자는 EU로의 수입품 생산시 발생한 이산화탄소양 만큼의 배출권 인증서를 구입해야 한다.

첫 시작인 2023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인증서를 구입해야 하는 업종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기의 5개 업종이다. 한국의 EU 수출 중 시멘트와 비료, 전기는 물량이 미미한 수준이지만, 철강과 알루미늄은 직접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EU로의 수출량은 철강이 15억달러, 알루미늄이 1억8600만달러에 달한다.

전경련은 최근 3년간 철강산업의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과 EU 상대 수출량을 토대로, 7월 2주 현재 가격의 EU 탄소 배출권을 구매하는데 드는 비용이 2억5000만유로, 약 33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재계뿐만 아니라 환경단체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나온 바 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 1월 발표한 ‘기후변화 규제가 한국수출에 미치는 영향분석’ 보고서에서, 국내 철강업계가 부담해야 할 탄소국경세를 3900억원대로 예상했다. 당시는 EU가 탄소국경제도를 발표하기 전이었는데, 보고서는 EU가 탄소국경세를 톤당 75달러로 부과한다는 전제 하에서 이런 결론을 도출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4일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발표했다. 현재 EU는 역내에서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운영 중인데, 이를 역외에서 생산된 물품을 EU로 수입하는 수입업자에게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전경련은 반발…정부는 외교대응=전경련은 EU의 탄소국경제도 도입으로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업종에서 수출단가 인하 압박, 수출량 감소 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입업자가 CBAM 인증서를 구매하기 때문에 수출기업에 직접적인 비용 부담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수입업체가 단가 인하 등을 요구할 수 있어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또 역내 경쟁업체 등에 비해 우리 기업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하락하면서 수출물량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전경련은 “이번 조치는 탄소저감을 명분으로 신보호무역주의 장벽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반발했다. EU의 CBAM 인증서 요구에 대해서는 내국민대우 원칙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동종 상품에 대해 원산지를 근거로 수입품과 역내생산품 간 차별적인 조치를 적용하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또 “인증서 구입대금 등에 상응한 수출단가 인하 압박이나 우리 기업 수출물량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수량제한 철폐 원칙 위배 소지도 있다고 봤다. 두 원칙 모두 관세 및 무역의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이 금지한 사항이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EU가 자국 기업에 배출권 거래제를 시행 중이라는 사실을 넘어서야 한다. EU는 또 배출권 거래제 등 EU와 유사하게 탄소가격을 적용 중인 국가는 탄소국경제도 적용을 제외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은 배출권 거래제를 시행 중에 있다.

정부 역시 이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우리의 배출권 거래제 및 탄소중립 정책 등을 충분히 설명해 동등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EU로부터 탄소국경제도의 예외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한국의 배출권 거래제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린피스는 “2021년부터 적용되는 3차 계획기간의 배출권 평균 할당량은 지난 3년 배출량 대비 10.1%가 적게 나타났다”며, “한국과 달리 EU는 역내 기업들에 무상할당 배출권을 배출량의 50% 이하 수준으로 할당하고 있다”고 차이점을 지적했다. 이 차이 때문에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 시, 과다하게 할당된 무상할당 배출권으로 인해 수출 시 EU에 지급해야 할 추가 비용을 피할 수 없어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예상이다.

결국, EU로부터 예외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무상할당을 줄이고 국내 탄소 배출권거래제를 실효성 있게 운영해 실질적인 탄소배출 감축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과제가 생긴 것이다.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서 실질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해내느냐에 따라 한국 주력 수출산업의 미래가 좌우될 전망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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