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은 필수재…가계통신비 부담 낮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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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이동통신은 필수재…가계통신비 부담 낮춰라 5G 중저가, 보편요금제, 4G 반값 등 통신비 부담완화 정책 제안

기사입력2022-04-23 00:00

이미현 객원 기자 (min@pspd.org) ㅣ다른기사보기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이미현 간사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기 어려운 시대다. 주문, 결제 등 민간서비스를 이용할 때만이 아니라 코로나 백신예약, 피해지원 신청 등 공공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도 통신서비스는 반드시 필요하다. 국민 모두의 삶과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통신분야가 팬데믹 시대 새로운 환경을 맞닥뜨리고 있다. 온라인·비대면 시대를 맞아 데이터 사용량은 폭증하고 있고, 그만큼 우리 삶에 이동통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결과일까? 지난해 이통3사는 역대급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명암이 분명하다. ▲KT의 유무선 인터넷, IPTV 등 연이은 불통사고로 통신망의 안정성 확보가, ▲허위·과장 광고, 폭리 논란을 겪고 있는 5G·LTE서비스에서는 공공성 강화가, ▲비대면 교육·금융·문화 영역에서 통신서비스의 기본권 확대 등이 주요한 개선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차기 정부가 과연 서민들의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고, 통신공공성을 높이는 국정과제를 제시할지 주목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기 선택약정 할인율을 높이면서 가계가 부담하는 통신비가 일부 줄었다고는 하나, 5G 전용폰 출시 등으로 단말기 기기값도 계속 높아지고 있고 데이터 사용량이 늘다보니 시민들이 체감하는 통신비 부담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이에 소비자시민단체는 최근 차기 정부에 가계통신비 완화를 위해 추진해야 할 정책을 제안했다.

◇5G 중저가 등 요금제 다양화=5G 상용화 초기부터 제기됐던 고가요금제 중심의 요금제 문제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5G 서비스 이용자들의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6GB 수준이다. 그러나 평균 데이터 사용량에 맞는 20~40GB 가량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중저가 요금제는 상용화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이통사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5G 서비스는 2019년 인가 시점부터 고가요금제 중심으로 요금제가 설계됐다. 특히 저가요금제와 고가요금제 간 데이터 제공량 차이가 너무 크고, 데이터 평균 이용량에 맞는 중간요금제가 없어 사실상 고가요금제를 선택하도록 선택지를 제한하는 효과가 크다. 이를 개선하지 않고는 3명 중 1명꼴로 사용하고 있는 5G 가입자의 요금제 부담을 완화하기 어렵다.

민생경제연구소, 소비자시민모임,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 등 소비자시민단체는 지난 13일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5대 정책’을 차기 정부에 요구했다.<사진=참여연대>

◇비대면 시대…보편요금제 도입=국민들이 공평하고 저렴한 요금으로 통신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기본적인 수준의 음성·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 초기 월 2만원에 데이터 1GB, 전화 200분을 제공하는 요금제를 시장점유율 1위 사업자(SKT)에 의무적으로 출시토록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통신사들의 극렬한 반대와 국회의 무관심으로 아직까지 통과되지 않았지만, 공공서비스마저 비대면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추세에서 보편요금제 도입의 필요성은 그 어느때보다 크다.

특히 보편요금제가 출시되면, 저가요금제 사용자들에게 부과되던 데이터 차별이 해소되는 것은 물론 고가요금제 중심의 5G 서비스 요금제가 구간별로 순차적으로 인하하는 유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초과이익 4G LTE 반값통신비로=LTE 서비스는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 상용화 10년 동안 투자비를 모두 회수하고도 엄청난 금액의 초과이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이통3사가 지난 10년간 LTE 서비스를 통해 약 18조6000억원의 초과이익 폭리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LTE 서비스의 경우 연 7조원의 마케팅비 거품 외에도 가입회선 당 연 10만원 수준의 초과이익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통3사의 LTE 주력 요금제가 5만원~7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반값통신비는 가능하다.

이미 알뜰폰 사업자들은 LTE 서비스에서 3만원대에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반값통신비를 실천하고 있다. 초기 투자비용을 충분히 회수한 만큼 LTE 반값통신비 정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불법보조금과 통신비 거품 해결을=분리공시는 단말기 지원금 가운데 이통사가 지급하는 지원금과 제조사가 지급하는 지원금을 분리해서 공시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없어 그동안 통신사들은 휴대폰 단말기 출고가를 부풀리고 공시지원금이나 불법보조금을 줘서 소비자에게 실제론 싸지 않지만 싸게 산 것처럼 오인하게 하는 ‘가장 할인판매’를 해왔다. 5G 전용폰들이 고가폰으로 출시되고 있고, LG전자가 단말기 사업을 철수함에 따라 고가폰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소비자의 부담 증가가 우려된다.

자급제단말기 활성화는 물론, 분리공시제를 포함하도록 단통법을 개정해 시민들이 더 이상 정보격차에 따라 더 비싸게 휴대폰을 사는 일이 없도록 하고, 단말기 출고가가 인하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해제됐으나, 지난 2년간 온라인·비대면 소통이 일상화된 만큼 통신서비스에 대한 의존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우리 삶과 더욱 밀접해진 통신서비스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한다면, 다음 정부는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추는 정책을 펼치는 게 마땅하다. 이제 곧 향후 5년간 펼쳐나갈 국정과제를 발표한다. 시민의 기본권을 지킬 수 있는 수단으로 이동통신의 공공성을 고려한 다음 정부의 노력을 기대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이미현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