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흠결이 도드라져 보이는 윤석열 초대 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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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능력? 흠결이 도드라져 보이는 윤석열 초대 내각 당선자가 말한 공정과 정의에 적합한 인물을 발탁했다고 보는가

기사입력2022-04-22 10:19

안호덕 객원 기자 (minju815@hanmail.net) ㅣ다른기사보기

능력을 최우선으로 했다는 윤석열 정부의 초대 내각 후보자들의 면면은 능력보다 온갖 흠결이 도드라져 보인다. 지역이나 성별 안배는 고려대상이 아니었다고 하지만, 그래서 내놓은 답안이 ‘서울대, 영남출신, 남자, 60대’의 조합이다. 선거 때 30대 장관은 한두 명이 아니라 많이 나올 것이라던 발언은 젊은 층의 표를 얻기 위한 립 서비스에 지나지 않았다. 호남출신 인사는 찾아보기 어렵고, 20~30대는 아예 없고, 여성후보자도 3명 정도다.

당선자의 인선 기준대로라면 다른 곳보다는 서울대, 호남보다는 영남, 여성보다는 남성, 20~30대보다는 60대가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그러나 이처럼 지역, 성별, 세대별로 능력을 분류하는 것이야 말로 봉건제에서나 있을법한 낡은 사고다. 좁은 인재풀에 갇힌 측근 인사의 전형이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의혹을 두고 ‘조국 사태’를 연상시킨다는 기자의 지적에 “조국과 비슷한 게 있으면 얘기를 해보라. 뭐 조작을 했나 위조를 했나”며 발끈했다는 장제원 비서실장. 그러나 외형은, 부모찬스를 이용해 의사가 됐고, 그래서 대학 입학취소와 의사면허 박탈까지 눈앞에 둔 조국 전 장관의 딸과 정호영 후보자 자녀의 의대 편입학 부정 의혹은 닮아도 많이 닮았다. 또 신천지발 코로나 창궐에 대구가 온통 사투를 벌일 때 술집과 식당에서 심야에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의혹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자질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하다. 조국 전 장관의 경우 오랜 수사와 법정 싸움을 통해 유무죄를 판단 받았는데, 도덕적 잣대에 한점 부끄럼이 없다는 해명만으로 세간의 의혹이 해소된다면 그것이야말로 불공정이고 비정상적이다.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사진=뉴시스>

자기들도 지키지 않은 7대 인사기준을 적용해 윤석열 정부 내각 지명자를 검증하겠다는 것은 완전한 코미디라고 민주당을 힐난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의 주장도 어이없기는 마찬가지다. 코드인사, 측근인사를 했기에 나라를 망쳤고 선거에 졌다고 말한 게 국민의힘이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어떤 잣대로 검증을 하던, 국민의힘은 더 엄격한 잣대로 검증해야 민주당처럼 선거에 지지않고 나라를 망치는 일도 없을 것 아닌가?

국민의 눈높이는 문재인 정부와 비교할 수 있는 인사를 뽑으라는 게 아니라, 당선자가 강조했던 공정과 정의에 적합한 인물을 발탁하라는 것이다. 민주당 인사들보다는 흠결이 적으니 괜찮다는 주장, 물러나는 정권과 비교해서 새 내각의 도덕성 우월감을 드러내려는 얄팍함, 볼썽사납다.

윤석열 정부 첫 내각, 실망스럽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경우 김앤정 고문료 18억원, 에스오일 사외이사로 연 8000만원 급여, 무역협회장 재직 시절 부부가 특급호텔 피트니스 센터를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받아 지금까지 사용한 정황 등 국민들이 생각하는 총리와는 거리가 멀다.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위장전입은 불찰 정도의 사과로 무마될 일도 아니다. 전두환을 미화하는 칼럼을 쓴 박보균 문화체육부 장관 후보자, 출산기피 부담금을 도입해야 한다는 이창양 산업부 장관 후보자, 그리고 기업의 사외이사를 역임해 이해관계 충돌이 우려되는 인사도 7명이나 된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내각보다 낫다는 건 검증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이다.

인사청문회를 바라봐야 하는 국민들은 괴롭다. 박수치고 환영할 일보다는 허탈해하고 화낼 일이 많은게 인사청문회다. 이번에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국무총리와 여러 장관 후보자들, 능력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탐욕과 불법, 탈법, 추문들이 매일 터져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마련했다는 인사의 7대 인사기준인 음주운전, 성범죄, 위장전입, 병역, 세금탈루, 부동산 투기, 논문표절까지, 허들이 너무 높은가하는 생각까지 심지어 드는 요즘이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은 이런 범법행위 한번없이 산다.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자가 이런 허들조차 못넘는다면 어찌 자격있다고 할 수 있나. (중기이코노미=안호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