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데 사먹는다…건강 간편 샐러드 입맛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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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비싼데 사먹는다…건강 간편 샐러드 입맛 잡다 건강식 트렌드에 가치소비 더하고, 구독서비스·직접 재배로 승부

기사입력2022-07-27 11:30

‘샐러드가 밥이 될까?’라는 의문은 가볍게 날려버릴 정도로 든든한 구성의 알찬 샐러드가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다이어트식이나 간편식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던 샐러드가 더 이상 보조메뉴가 아닌, 주메뉴로서 한 끼 식사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는 비단 특정 세대와 성별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경기도 광명시의 한 샐러드 카페를 운영 중인 사장은 “의외로 남성과 여성고객 비율이 50:50으로 비슷하고, 구매층도 40~50대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건강식 트렌드에 가치소비까지 더하다=환경에 대한 이슈와 동물권의 확대로 인해 ‘그린 밥상’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늘고 있고, 기왕 먹을 거면 약간의 웃돈을 더 내고서라도 좀 더 건강하게 먹겠다는 건강식에 대한 열망이 샐러드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신선편이 과일·채소 시장 변화와 대응 과제’를 보면, 국내 샐러드 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신선편이 과일·채소 시장 규모는 2018년 8894억원에서 2020년에 1조136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게다가 소비자의 반응으로 보아 앞으로 샐러드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KREI가 실시한 가구용 수요 조사에서 조리용 간편채소와 즉석 섭취용 채소·샐러드, 즉석 섭취용 컵·조각 과일 모두 구매 의향 점수가 5점 만점에 3.36~3.56점으로 향후 구매 의향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한, 단체급식 시장의 경우 향후 구매 전망 점수가 신선편이 채소는 3.83점, 신선편이 과일은 3.43점으로 모두 높게 나타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KREI 김상효 부연구위원은 건강에 대한 관심, 편리성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 확산에 따라 컵 과일, 샐러드 등 즉석 섭취용 신선편이 과일·채소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또,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외식업체나 급식업체에서도 신선편이(전처리) 채소류 사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도 보고했다.

실제로, 신선편이 과일·채소 시장의 규모는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식품안전정보원이 내놓은 2021년 국내 식품산업 생산실적에 따르면, 샐러드와 절단과일 등 신선편이식품의 생산은 전년대비 3.6% 증가했다.

다이어트식이나 간편식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던 샐러드가 주메뉴 한 끼 식사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구독 서비스와 직접 재배로 품질·가격 잡다=사실 샐러드 카페에서 사 먹는 샐러드는 9000원~1만5000원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다른 먹거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그런데도 샐러드를 식사로 애용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업계가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가 내놓은 전략은 신선한 제품을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대에 정기적으로 배달해주는 구독 서비스와 친환경 재료를 직접 재배해 판매하는 스마트팜과의 협력이다. 이는 맛과 신선함은 물론, 식품 안전성까지 모두 겸비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강력하게 어필되고 있는 점이기도 하다.

신선함이 생명인 샐러드를 빠르게 배송해주는 구독 서비스는 오피스 타운을 중심으로 확산하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hy(옛 한국야쿠르트)가 2018년 내놓은 샐러드 전문브랜드 ‘잇츠온 샐러드’를 예로 들 수 있다. 잇츠온 샐러드의 지난 1분기 샐러드 판매량은 29만개로 전년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hy 샐러드의 주요 셀렝 포인트는 배송 서비스다. 프레시 매니저가 탑승형 냉장 카트 코코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와 장소로 배달하기 때문에 편리성과 신선함 모두 잡았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hy의 샐러드 판매량은 2020년 73만개, 2021년에는 약 100만개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판매한 샐러드는 240만개로 알려져 있다.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A 샐러드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도 “고객이 원하는 날짜, 요일을 미리 알려주면 그 시간에 맞춰 정확하게 배달해준다”며, “직접 주문을 받고 배달해주기 때문에 배송비가 들지 않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높은 품질의 샐러드를 받아볼 수 있어 고객의 만족도가 큰 편”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팜 농가와의 협력도 샐러드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신선한 제품을 빨리 보급하면서, 가격을 일정하게 잡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농업회사법인 반디는 친환경 재료를 직접 재배해 판매 중이다. 특히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이사벨, 버터헤드 등 유럽형 채소를 취급함으로써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이를 통해 2019년부터 3년간 누적 매출액은 210억원을 기록했다.

샐러드 카페의 위치도 인기요인 중 하나다. 동원홈푸드의 샐러드 전문 카페 브랜드 ‘크리스피 프레시(crispy fresh)’는 코로나19로 위축된 외식산업 상황에도 2020년 론칭 이후 지속해서 성장해 지난 4월 매출액은 전년대비 약 140% 올랐다.

강남·여의도·광화문 등 오피스 상권과 대형복합몰을 중심으로 출점을 가속화, 현재 12개 매장을 운영 중인 크리스피 프레시의 빠른 성장요인은 직장인의 유입이 쉬운 위치 선정에 있다. 서울스퀘어점은 지하철 1·4호선과 공항철도, KTX가 지나는 서울역과 연결돼 있고, 상암MBC점은 공항철도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에 있다. 또 주요 방송국과 대형 오피스가 밀집해 있어 간편하면서도 건강하게 한 끼를 해결하기 원하는 바쁜 직장인의 선호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