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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상 유사한 ‘전출’과 ‘근로자파견’ 구분해야

원 소속기업 복귀 예정된 전출…사용사업주 지휘·명령 받는 파견 

기사입력2022-08-03 00:00
김현희 객원 기자 (cpla0324@naver.com) 다른기사보기

노무법인 ‘원’ 김현희 노무사
전출이란 원래 고용된 기업에 속해 있으면서, 다른 기업으로 옮겨져 그 기업의 지휘·감독아래 업무에 종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전출은 주로 기업의 업무 노하우나 기술 등을 전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계열사나 관계사 사이에서 이뤄지며, 원고용주에게 고용돼 있으면서 실제로는 제3자에게 근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근로자파견과 유사한 법적 구조를 가지고 있어 양자의 구분은 어렵다.

 

근로자파견은 고용을 유지하면서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파견허용업종 외의 업무에 근로자를 파견하는 경우이거나, 2년을 초과해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또는 근로자 파견사업 허가를 받지 않고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자로부터 역무를 제공받는 등의 이른바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면, 사용사업주는 직접고용 의무가 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민법 제390조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된다.

 

기존에는 전출과 파견을 구분하는 명시적인 규정이나 판례가 없었고 행정해석만 존재했다. 고용노동부(차별개선과-2172, 2008. 11.17.)는 전출에 대해 사업주가 고용조정 또는 기술지도·경력개발 등을 목적으로 자기가 고용한 근로자를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협력회사·계열회사 등에서 일정기간을 근무하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고용한 근로자를 영리를 목적으로 계속 반복해서 파견하는 경우에는 근로자파견에 해당될 수 있다고 판단해, 영리목적이 아닌 기술지도 등을 위해 협력회사에 근무하도록 한다면 전출에 해당된다고 보았다.

 

파견에 해당할 경우 파견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엄격한 요건을 부여하고 있으므로 실제 파견과 전출의 구분은 매우 중요하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최근 새로운 사업에 계열사 근로자를 전출한 사례에서, 대법원은 전출과 파견에 대한 판단기준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지난 714일 대법원은 SK플래닛 직원 2명이 SK텔레콤을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등 청구소송에서 대가 없는 계열사 간 전출은 파견이 아니라고 보았다(대법원 2022. 7.14. 선고 2019299393 판결).

 

1심에서는 계열사간 전출로서 문제가 된 계열사 외 다른 계열사도 전출을 통한 인력을 교류하고 있으며, 인사관리 규정 등에 관련 근거 규정을 두고 있는 점, 전출에 대해 상당기간 이의제기 하지 않은 채 업무를 수행한 점을 근거로 파견이 아니라고 보았다. 반면, 항소심에서는 장기적인 인력 배치의 효율성을 고려해 전출한 것이 아니라 사업에 필요한 근로자들을 공급함에 주된 목적이 있다고 해 불법 파견에 해당한다며,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다시 이를 뒤집고 전출의 파견 여부를 판단했다. 대법원은 파견사업주가 주체로서 근로자파견을 한 경우에 직접고용의무가 적용된다고 보면서 파견사업인지에 대한 판단기준으로 반복·계속성, 영업성 등의 유무와 원고용주의 사업 목적과 근로계약 체결의 목적 근로자파견의 목적과 규모, 횟수, 기간, 태양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전출과 근로자파견은 외형상 유사하더라도 그 제도의 취지와 법률적 근거가 구분된다고 보면서, 전출은 근로제공 상대방이 변경될 뿐 원래 소속 기업으로 복귀가 예정돼 기존 근로계약이 유지되므로 파견과 다르다고 보았다.

 

파견에 해당할 경우 파견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엄격한 요건을 부여하고 있으므로 실제 파견과 전출의 구분은 매우 중요하다. 파견사업주로서 파견을 목적으로 보냈는지, 기술 전수 등 경영상 목적을 위해 보냈는지에 따라 파견법 적용유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혹 근로자 전출 이슈가 있는 사업장이라면 이번 대법원 판단기준을 고려해 리스크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무법인 원 김현희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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