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지털 위안화 추진에 주목 “대비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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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중국 디지털 위안화 추진에 주목 “대비책 필요” 韓美日, 디지털 화폐 주춤…제3국은 디지털 화폐 약진 양상

기사입력2022-09-18 00:00

정기영 기자 (sksmsskly@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디지털 경제’로 전환되면서, 글로벌 현금이용률은 지난 10년간 약 20%p 축소됐다. 특히 중국의 경우, 현금이용률이 같은 기간 99%에서 41%로 크게 낮아졌는데, 급속하게 디지털 화폐로 전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은 인터넷 보급이 빠르고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 모바일 결제가 활성화돼,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발행에서도 주요국들 가운데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촉매로, 감염 우려가 있는 접촉식 화폐 대신 비접촉식인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의 필요성이 증대되며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시장 신뢰도가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면서, 주요국들이 법정화폐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추진하는 분위기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추진에 주목=디지털 화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민간 암호화폐 시장을 중심으로 크게 성장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2020년 1월 약 1900억 달러에서 지난해 9월 2조2000억 달러 수준으로 커졌다. 그러나 암호화폐 시장 신뢰도가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면서, 주요국들이 법정화폐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CBDC를 추진하는 분위기다.

아직까지 테스트 단계에 머무르고 있지만, 어느 국가가 먼저 디지털 화폐 시장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기축통화’의 자리도 바뀌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축통화국이 되면 시뇨리지 효과(Seigniorage Effect)가 발생해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세계 경제질서가 재편될 것이란 예상이다.

CBDC(Central Bank Ditial Currency)는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화폐의 한 형태다. 국가의 법정화폐로 지폐와 동전 등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현금과 같이 국가의 중앙은행에서 발행·관리하는데,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전자적 방식으로 구현한 것이다. 교환가치가 전적으로 시장원리에 의해 결정돼 가격 변동폭이 큰 암호화폐와 달리,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화폐가치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설정한다는 점이 민간 암호화폐와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다.

현물화폐는 위조 방지, 특수 인쇄 등 제조단가가 높고 유통과 회수 및 폐기 등의 비용이 꾸준히 발생한다. 하지만 디지털 화폐는 발행 비용과 관리 비용이 매우 적은 강점이 있다. 또한 현물화폐는 익명성으로 불법자금의 비정상적인 거래와 지하경제로의 자금 유입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 하지만 디지털 화폐로 전환할 경우 고액 거래의 실명 인증제도로 인해 중앙은행이 불법자금을 파악하고 적발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추진에 주목,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가속화되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도입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디지털 위안화 사용인구 수는 지난해 700만명에서 2030년 약 10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발행 가속화에 발맞춰 우리 정부와 기업의 관심과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韓美日 주춤…제3국 디지털 화폐 약진=세계 주요 중앙은행의 연합체인 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발간한 연례 보고서에서, 규제되지 않은 암호화폐 세계가 암호화폐의 보안 위험, 높은 수수료, 규제되지 않은 중개자 등 통화시스템에 미치는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보고서는 암호화폐의 유망한 기술적 가능성을 인정하지만, 그것이 디지털 통화시스템이 추구하는 목표에 모두 충족시키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제결제은행(BIS)에서 2021년 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 86%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도입을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며, 이들 대다수가 블록체인·분산원장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을 기반으로 한다고 밝혔다. 국제결제은행(BIS)은 현재까지 가장 진전된 디지털 화폐 프로젝트 국가는 중국이라고 했다.

중국에 비해 많은 국가의 CBDC 프로젝트는 대부분 아직 초기단계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용카드 사용이 활성화돼 모바일 페이 서비스 활용도가 제한적이다. 또 일본은 아직 현금 사용에 치중해 디지털 화폐 전환이 더딜 수밖에 없다. 미국 역시 거의 진전을 이루지 못한 수준이다.

오히려 제3국의 약진이 돋보인다. 자메이카의 잼-덱스(Jam-Dex)가 법정 입찰로 인정된 최초의 CBDC가 됐고,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소매 CBDC의 타당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홍콩 통화청 및 BIS 혁신 허브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지난해 나이지리아는 e-나이라(e-Naira)라는 자체 CBDC를 시작했다. 튀르키예도 자체 디지털 리라의 연구개발 단계에 착수했다.

디지털 위안화. <자료=북경청년보>

◇중국 ‘디지털 위안화’ 국제화 힘쓰다=중국은 디지털 위안화(e-CNY) 발행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디지털 화폐로의 빠른 전환을 위해서는 디지털 화폐 사용에 국민들이 거리낌이 없어야 하고, 간편결제 방식에 익숙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중국은 디지털 화폐로의 전환을 가장 빠르게 할 수 있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미·중 무역갈등 심화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해 국제 달러 결제망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우려에 그 대안이 디지털 위안화다. 중국의 모바일 결제시스템 사용자는 8억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중앙은행 디지털 법정화폐(CBDC)의 정식 상용화가 중국에서 가장 먼저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은 홍콩, 태국, 아랍에미리트와 함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통합된 플랫폼에서 운영하는 Multiple CBDC(m-CBDC) Bridg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궁극적으로 기축통화를 목표로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제무역연구원은 “중국이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 힘쓰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위안화의 국제 거래 결제비중이 3.2% 수준에 불과한 점을 고려할 때, 단시간 내 디지털 위안화의 국제화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했다.

앞서 중국인민은행은 파일럿 형태의 디지털 위완화(Digital Yuan)를 주요 도시인 심천, 쑤저우, 슝안 및 청두에 도입해 시범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선전시는 롱화구(龙华区)에서 총 2000만 위안 규모의 디지털 위안화를 풀었다. 쑤저우는 3000만 위안을 풀었고, 베이징에서도 1000만 위안의 디지털 홍바오(紅包, 세뱃돈)를 추첨을 통해 당첨자에게 지급했다. 추첨에 당첨된 사람은 개별적으로 설치된 전자지갑에 디지털 홍바오를 받았으며, 설 연휴 동안 온라인은 물론 베이징 디지털 위안화 사용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었다.

시범사업에 참가한 소비자들은 “사용이 매우 간편하고 믿음이 간다”는 반응을 보였고, 참여한 점포 역시 “현금 거래와 동일해 결제 수수료 면제와 실시간 대금 입금의 장점이 있어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2021년에는 상하이, 청두, 다롄, 하이난, 시안 등에 추첨을 통해 디지털 위안화를 지급하는 등 지역간 이용(교차 사용) 테스트를 활발히 진행해왔다.

◇미국·유럽, 디지털 달러·유로 속도 내나=지난 3월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ECB(유럽중앙은행) 총재는 “CBDC 프로세스 속도를 높이는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같은 달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이 암호화폐 행정명령을 통해 암호화폐 규제에 대한 연방기관의 통일된 접근방식과 디지털 달러에 대한 적극적인 평가를 요구해 연준의 CBDC 작업이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하지만 민간에서는 테라·루나 사태로 민간 스테이블코인의 불확실성이 부각된 가운데, 유럽금융규제당국들은 민간기업이 기존 고객층을 활용해 자체 가상화폐 이용을 빠르게 확대하고 이를 실물화폐 가치와 연동한다면, 민간기업이 자금의 흐름을 장악하고 정부의 금융관리감독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음을 지적했다. 프랑스 재무장관 브루노 르 메르는 빅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자사 가상화폐를 결합할 경우 개인정보의 오용, 경쟁 왜곡, 교차 보조(cross subsidization)뿐만 아니라 금융리스크를 초래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럽중앙은행 역시 유럽 역외에서 운영하는 가상화폐로 의존도가 높아진다면, 유로화의 통화주권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8일 “스테이블코인은 규제되지 않은 다른 민간자금과 마찬가지로 금융안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의회가 특히 스테이블코인을 신중한 규제 범위내로 가져오기 위해 매우 필요한 법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각국의 CBDC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코인 규제를 놓고도 논의가 활발하다. 중기이코노미 정기영 기자

디지털 화폐 종류

디지털 화폐(Digital Currency)	디지털 또는 전자 형태로 존재하는 모든 통화. 가상화폐, 암호화폐, 스테이블 코인,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포괄하는 개념
가상화폐(Virtual Currency)	게임이나 커뮤니티 등 특정 온라인 공간에서 사용되는 디지털 형태의 가치교환 수단으로 디지털 화폐의 하위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음
암호화폐(Cryptocurrency)	분장원장기술 등을 활용해 암호화된 디지털 가치교환 수단
스테이블 코인(stablecoin)	법정통화나 실물자산 등의 가치와 연동돼 가치 변동성이 낮은 암호화폐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각국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법정화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