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원대로 사업계획 짰는데…환율급등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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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1200원대로 사업계획 짰는데…환율급등 충격 연초 전망치보다 높아 영업益 ↓…하반기 평균 1400원대 전망

기사입력2022-09-26 14:34

26일 장 시작 직후 142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30원까지 돌파한 가운데, 올해 기업들이 사업계획을 짜던 당시 전망한 환율은 1200원대였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올 하반기 평균 환율은 1400원대에 이르러, 사업계획 당시 전망보다 크게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500대 기업 중 제조 수출기업 105개사 재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들의 손익분기점인 원달러 환율은 1236원으로 나타났다. 손익분기점 원달러 환율을 1200원대라는 응답이 48.5%로 가장 많았고, 이어 1100원대(29.5%), 1300원대(17.2%), 1000원대(2.9%), 1400원 이상(1.9%) 순이었다.

하지만 기업들이 전망하는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 수준은 1303원으로, 손익분기점 환율보다 67원이나 높은 수준이었다.

전경련은 “연평균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긴 해는 1998년 외환위기(1395원)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라며, “기업들은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을 평균 1400원으로 예상하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26일 장 시작 직후 142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30원까지 돌파했다. <사진=뉴시스>

실제로 올해 초부터 이번 환율조사 종료시점(9월13일) 중 평균 환율은 1260원이었다. 연평균 환율이 1303원에 도달하려면, 남은 기간(9월14일~12월30일) 중 평균 환율이 1400원이 돼야 가능하다.

현재 시점의 연평균 환율 전망 1303원은 올해 초 기업들이 사업계획을 수립할 당시에 전망한 연평균 환율 수준인 1214원에 비해서도 89원이나 높은 수준이다.

올해 연평균 환율을 1300원 이상으로 전망한 곳이 연초에는 8.6%에 불과했다. 1200원대(46.6%)와 1100원대(41.0%)를 전망한 기업이 전체의 87% 수준이었다. 현재 시점에서는 1300원대(57.0%)와 1200원대(34.3%)를 가장 많이 예상하고 있었다. 1300원대를 예상하는 기업이 사업계획 수립 시점에 비해 7배 이상 늘었다.

전경련은 “수출 제조기업의 경우 환율 전망을 기초로 수출입 단가, 영업이익 등 구체적 경영계획을 수립하는데, 최근 환율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져서 기업들의 경영 애로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봤다.

◇영업이익 감소 전망=기업들은 올해 예상되는 환율 전망치가 연초 사업계획 수립시 수준을 상회함에 따라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기업이 다수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율 전망치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 영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영업이익이 감소한다는 응답이 45.8%로 영업이익 증가(36.2%)보다 많았다. 영향 없다는 기업은 18.0% 수준이었다.

환율 전망치 상승에 따른 매출액 변화는 증가할 것(44.7%)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감소할 것(34.4%), 영향 없음(20.9%) 순이었다.

전경련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자재 수입단가, 물류비 등 생산비용 증가 영향이 가격경쟁력 개선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를 상쇄하는 상황이라고 봤다.

◇외환시장 안정 시급=기업들은 환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용감축 등 긴축경영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환율 급등에 대응해 인건비 등 원가 절감(31.1%)을 하고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수출입단가(혹은 물량) 조정(24.8%), 상품 투자 등 환헤지 전략 확대(14.0%), 별다른 대응책 없음(11.4%) 등이 뒤를 이었다.

향후 원화 가치를 추가로 하락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는 러·우 사태 등 국제정세 불안 지속(40.0%), 한미 금리차 확대(36.2%), 유럽·중국 경기 침체(14.3%), 무역수지 적자 심화(8.6%), 기타(0.9%) 등을 꼽았다.

기업들이 바라고 있는 환율안정 정책과제로는 외환시장 안정 조치(43.5%)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 수출입 관련 금융·보증지원(15.9%), 공급망 안정화(15.6%), 주요국과의 통화스왑 체결(11.1%)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고금리 등 경영환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환율마저 급등해,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 환율 수준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고려했을 때 과도한 측면이 있으므로, 통화스왑 확대 등 정부의 적극적인 외환시장 안정 조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