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한국경제 전망…수출, 기존의 ‘반토막’

프린트

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OECD 한국경제 전망…수출, 기존의 ‘반토막’ 내년은 올해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경기침체 우려 현실화되나

기사입력2022-09-20 14:30

OECD가 올해 한국의 수출전망치를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내렸다. 투자는 감소로 전환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까지 내놓았다. 특히 내년도 경제지표 전망을 기존보다 낮춘 것은,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OECD는 지난 19일 2022 한국경제보고서를 발표했다. 기획재정부는 이에 대해 “OECD는 한국의 2022년 성장률을 6월 전망 대비 상향조정”했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에 대한 평가 역시 “소비는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며, 투자는 한국제품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 및 기업투자 계획에 힘입어 견조한 성장세”를 전망했다며,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켰다.

실제로 OECD는 한국의 GDP가 올해 들어 2.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6월 전망치인 2.7%보다 0.1%p 높은 수준이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높아진 것은 한국경제의 최근 추세가 긍정적이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기재부는 OECD의 전망치가 여타 전망보다 다소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은행의 8월 전망은 2.6%, IMF의 7월 전망은 2.3%였다. OECD의 기존 전망도 여타 기관보다 다소 높았는데, 이를 더 상향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세부 지표를 들여다보면, 긍정적인 신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출의 경우 올해 들어 4.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6월 전망치인 9.2% 성장에 비해 반토막 수준이다. 2021년 수출성장률인 10.8%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OECD는 올해 한국의 수출이 4.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6월 전망치(9.2%)의 반토막 수준이다. 2021년 수출성장률인 10.8%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사진=뉴시스>

올해 경상수지는 GDP대비 4.3%를 기록할 것으로 봤는데, 마찬가지로 6월(5.3%)보다 악화된 전망이며, 지난해(4.9%)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기재부는 최근 무역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경상수지가 흑자인 이상 대외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런데 OECD는 경상수지의 규모가 지난해 보다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투자를 의미하는 총고정자본형성은 -1.5%로, 오히려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6월 당시 전망치인 0.5% 역시 높은 수준은 아니었는데, 감소로 전환한다는 전망치를 낮춘 것이다.

그럼에도 GDP 전망을 높인 이유는 소비에 있다. 소비는 올해 들어 지난해보다 3.7%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6월(2.3%)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수출과 투자 등의 부진을 소비 증가가 상쇄할 것이란 의미다.

◇내년 대부분 전망치 올해보다 낮다=문제는 내년 전망이 올해보다도 더 낮다는 점이다. 앞서 6월에 내놓았던 전망보다 낮춰잡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OECD는 한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은 2.2%에 그칠 것으로 봤다. 6월(2.5%)의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수출 역시 기존 전망치(4.1%)보다 낮은 3.2%대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기존 전망치도 올해보다 낮은 수준이었는데, 이를 더 하향했다.

이 밖에 경상수지(5.0→4.0%)와 소비(2.9→2.4%) 모두 기존 전망치보다 더 낮은 수준을 제시했다. 올해보다도 성장 수준이 뒷걸음질친다는 예상이다.

다만 총고정자본형성은 올해보다 높은 2.8%대의 기존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처럼 OECD가 한국 경제에 대한 총평에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면서도, 내년도 경제전망치를 낮춰 잡은 것은 내년 경제상황이 올해보다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의 경제상황에 대해서도, 경기침체로 가는 신호등에 불이 들어온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OECD의 경제전망 하향에 담긴 의미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재고율 증가, 경기침체 신호 우려”=대한상의는 최근 ‘기업 활동으로 본 최근 경기 상황 평가’ 자료에서 “지난 2분기 산업활동동향의 제조업 재고지수 증가율(계절조정 전년동기비)이 18.0%를 기록해 분기별 수치로는 지난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2분기(22.0%) 이후 26년만에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재고는 경기 변동에 따라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줄어들게 마련이지만 최근 재고 증가 흐름은 작년 2분기를 저점으로 4개 분기 연속 상승하는 이례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제조업 생산지수와 출하지수는 4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데, 출하의 감소폭이 생산 감소폭보다 더 커 생산-출하간 디커플링(격차)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대한상의는 “우리 경제는 대외여건의 악화로 인해 수출증가율이 둔화되고 무역적자가 심화되는 등 수출이 타격을 받고 있는데다, 고물가와 금리 인상으로 내수 진작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 재고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동안 오버슈팅되어 왔던 생산이 급감할 경우 경기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하반기 정책당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