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보다 더 큰 경제 위기 ‘정부’가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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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코로나보다 더 큰 경제 위기 ‘정부’가 안보인다 ‘국민행복시대’ 약속했는데, 무대책과 무능력 보면서 참담

기사입력2022-10-10 00:00

안호덕 객원 기자 (minju815@hanmail.net) ㅣ다른기사보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섰다. 1500원에 이를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곳곳에서 나온다. 시장이 술렁이고, 국민들은 오르는 물가에 좌불안석이다. 많은 사람들은 1997년 IMF 외환위기가 재현되지 않느냐는 걱정도 주고받는다. 물론 당장에 국가와 기업이 달러 지불능력이 없어 IMF에 구제신청을 해야 하는 급박한 사태의 예측은 기우일 수 있다. 그러나 국민들이 가지는 불안이나 내수시장의 침체는 1997년이나 별반 다를 바 없다. 국가와 기업에는 ‘아직’일지 모르지만, 국민들에게는 고환율·고금리·고물가 3중고가 제2의 IMF 고통으로 각인되는 중이다.

지금 환율급등 사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주요인이며 전 세계가 겪는 일이다. 그래서 정부의 노력만으로 하루가 멀다않고 치솟는 고환율의 요동을 제어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고환율이 고물가를 불러오고, 고물가가 국민들의 밥상을 위협하는 사태에서 정부의 할 일은 막중하다. 외환보유고를 점검하고 환투기 세력의 준동을 막는 일, 이상신호가 감지되는 수출 전선에서 시장을 보호하고 다각화하려는 노력, 정유사·발전사 등 막대한 이익을 남기는 기업과 극심한 생활고에 직면한 계층의 불평등을 해소하려는 정책은 시각을 다투는 시급한 일이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도, 능력도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은 어디 있고, 경제 당국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비난만 넘쳐난다.

국가와 기업에는 ‘아직’일지 모르지만, 국민들에게는 고환율·고금리·고물가 3중고가 제2의 IMF 고통으로 각인되는 중이다. 대통령은 어디 있고, 경제 당국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비난만 넘쳐난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욕설 파문으로 얼룩진 순방외교에서 정작 더 큰 문제는 ‘빈손’ 성과다. 미국 인플레 감축법으로 인한 우리 기업의 피해를 막겠다고 자신한 순방길이었지만, 의제로 조차 올리지 못했다. 일본과의 회담도 진전보다는 굴욕적인 모습만 부각됐다. 가장 큰 교역국 중 하나인 중국과의 무역에서 적자 기간과 규모도 커지고 있다. 미중 경제전쟁에 끼인 형국에서 미국과 발맞추기 행보는 오히려 우려되는 지점이다. 경제 규모 7위 위상을 가진 대한민국, 윤석열 정부의 외교는 기대보다는 불안이 크다.

폭등하는 물가에는 아무런 대책도 없다. 배춧값은 김장철이 되면 떨어진다는 하나마나한 소리로 국민을 달랜다. 많은 나라에서는 횡재세를 도입해 물가를 잡으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대기업 법인세 인하와 부자 감세에 목을 맨다. 긴축재정을 한다면서 정부는 쓰지 말아야 할 곳에 혈세를 펑펑 쏟아 붓고 있다. 기업과 부자 감세, 긴축재정 정책,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경제의 산적한 문제들은 실타래처럼 엉켜있는데, 정부는 해결하려는 의지는커녕 다른 나라와 정반대의 길을 곁눈질하고 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을 두고 당시 야당은 경제를 포기한 대통령, ‘경포대’라 조롱했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이하로 떨어져 기업이 다 망하게 생겼는데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는 비판이었다. 그 비판은 이제 윤석열 대통령이 받아야 한다. 경제 위기는 밀물처럼 밀려드는데 대책도 능력도 없는 대통령, 순방길에서도 내치에서도 능력보다는 허물을 먼저 드러내는 대통령, ‘경포대’는 노무현 대통령보다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더 어울리는 감투라 하겠다.

고등학생의 그림이나 가지고 대통령의 위신을 세우려는 여당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정치가 국민을 걱정해야 하는데, 어느 때부터 국민이 정치를 걱정해야 하는 일들이 일상화 됐다. 걱정이다. 코로나 창궐보다 더 큰 글로벌 위기, 정부는 보이지 않는다.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약속으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 불과 8개월 만에 드러난 정부의 무대책과 무능력은 참담하다. (중기이코노미=안호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