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 생계수단 노점, 생계보호특별법 제정을”

프린트

Live 중기 ㅣ 소상공인 “최후 생계수단 노점, 생계보호특별법 제정을” ‘불법’ 낙인에 노점상 고통…상행위 단속근거 충분한지 따져봐야

기사입력2022-12-28 10:22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불법이라는 낙인이 찍혀 집중단속의 대상이 되고 있는 노점상, 이들은 사회경제적 주체로 설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제도적 보장을 요구하면서, 지난해 5만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에 회부된 노점상 생계보호 특별법의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경민 민주노점상전국연합(민주노련) 기획실장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27일 개최한 ‘노점상 생계보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최근 붕세권(붕어빵 역세권)이라는 말이 화제가 되고 있다”며, “물가 폭등으로 붕어빵 노점상이 없어졌다고 알려졌지만, 실상은 지자체의 노점상 집중단속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실장은 생계를 위해 거리에서 장사하는 노점상들을 사회가 보호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이 현실에 수십만 명 이상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점상 자리를 여러 곳에 두면서 자리를 매매하고 알선함으로써 사회적 통념상 납득될 만한 수준을 넘어서는 소득을 취하고 있는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의 노점상들은 생계형 노점상이라는 것이다.

◇“전국에서 약 30만 노점상 영업중”=이 실장은 전국의 노점상이 고정형 10만명, 5일장 15만명, 푸드트럭 5000명 정도로 총 25만명에서 30만명으로 추정했다.

최근들어 그 수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했다. 노점허가제가 2000년대 말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도입되면서 노점의 신규진입은 점차 어려워지고, 노점 운영자의 고령화로 그 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노련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노점상의 노점 운영기간은 20년 이상이 45.3%, 10년 이상 20년 미만이 31.1%로 10년 이상 장기간 운영하고 있다. 노점을 운영하게 된 이유는 사업실패·실업이 62.3%로 1순위였고, 장애·채무 등 개인사정으로 일반취업 어려움이 42.5%(중복응답)를 차지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노점상 상행위 단속근거 충분한가?=이 실장은 노점상의 상행위를 단속하는 근거는 일반적으로 도로법령에 기인한다며, 과연 노점상은 무조건 불법이라고 판단하기에 확실히 충분한 것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세금도 안 내면서 불법으로 장사한다’는 왜곡과 낙인이 노점상을 보는 일반적인 시선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 실장은 지방세법 시행령,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소득세법 시행령 등 각종 세법에는 노점상이 세금계산서와 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금 면제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현행 법규 중에서 노점상에 대해 일반적으로 규정하는 법규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법규를 제외하고는 없다며, 일부 법률과 시행령에 노점상과 연관돼 해석·적용할 수 있는 조문들이 있거나 노점 혹은 노점상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이 포함돼 있는 조문이 산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생계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정 촉구=따라서 노점상과 노점 소비자들을 불법과 범죄공모의 낙인에서 구제하고 노점상들이 생존권적 기본권을 위해서는 대안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노점상 생계보호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올해 초 노점상 생계보호 특별법 국회 청원이 5만명의 동의를 얻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회부됐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노점을 단속의 대상으로만 보던 기존의 시각을 넘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상생발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법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노점관리대책 중단 ▲과태료 금액기준 및 주기 제한 ▲전통시장 노점상 보호 ▲통행권 확보·위생 관리 등 자율질서 사업 추진 ▲갈등 해결 및 대안 마련을 위한 노점상생계대책협의회(가칭) 신설 등이 포함됐다.

이 실장은 거대자본의 성장과는 동떨어져 서민경제가 몰락하고 사회적 양극화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상당수 빈민은 최후수단으로 노점상을 선택하고 있다며, 노점상 생계보호 특별법 제정을 통해 우리 사회의 그늘 진 곳에 내몰린 노점상도 직업으로서, 사회경제적 주체로서 인정받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