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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하지 말고 사업하자”…한국형 ‘조향’ 꿈꾸다

“조향업도 화장품처럼 전문화하겠다”…아인컴퍼니 정범진 대표 

기사입력2023-07-19 10:40

정범진 대표가 아인컴퍼니 교육원에서 조향 제품들을 소개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그는 교육생들이 교육부터 제조, 판매에 이르기까지 올인원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조향업에 있어 한국은 정말 특이한 시장이에요. 전 세계에서 한국처럼 이렇게 빠르게 성장한 시장이 있을까 싶어요.”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아인컴퍼니(aincompany) 정범진 대표는 급변하고 있는 국내 조향산업계에 대해 신기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놀라움을 나타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조향업계의 전망은 밝다.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이 다양한 곳에서 을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는 것은 물론 구조적으로나 규모면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범진 대표는 직접 향을 개발해 판매할 뿐만 아니라 OEM 제조와 기업체·대학 교육 등 조향업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과 연계한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정 대표는 여전히 조향하면 유럽, 그중에서도 프랑스를 최고로 친다. 하지만, 유럽에 뿌리를 두고 있는 조향은 우리나라에 제대로 접목하기에는 힘든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에 맞는 한국형 조향을 할 수 있는 틀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본 관광객들이 점령하던 아로마오일의 매력에 빠지다

 

한창 동대문 시장이 활기를 띠던 2002, 고등학생이었던 정범진 대표는 한 쇼핑몰의 매점에서 알바를 하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러던 그를 눈여겨보던 이가 있었으니, 바로 아로마테라피를 판매하던 매장의 사장이었다.

 

정범진 대표는 일본 관광객들이 어마어마하게 찾았다. 하루에 아로마오일만 60~100만원씩 팔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놀라운 점은 산만했던 내 성격이 조금씩 변해가는 것을 느꼈다는 점이다. , 비염이 심했던 동생을 아로마로 진정시켜 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로마오일의 매력에 빠져 관련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주얼리디자인학과에 진학한 그는 방산시장에 웹디자이너로 입사해 3~4년간 일했다. 정 대표는 도배지, 카페 용품, 천연비누 원료 등을 판매하던 방산시장은 배움의 천지였다. 하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폐쇄적인 문화였기 때문에 배우고 싶다고 해서 마음껏 배울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다, “당시 회사의 교육원에 웹디자이너 자격으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그곳에서 공부하며 배웠다고 말했다.

 

정범진 대표가 향수를 개발할 때 향을 조합하는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최근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면서 반려인과 반려동물을 위한 아로마테라피 클래스도 준비 중이다.   ©중기이코노미

 

이것이 정 대표가 본격적으로 조향산업에 뛰어들게 된 시발점이다. 이후 동네의 문화센터에서 자격증을 획득한 그는 직접 교재와 커리큘럼을 만들어, 서울 시내의 문화센터에 이력서를 돌리며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마트·백화점의 문화센터, 주민센터에서 수업하며 블로그 활동을 하다 보니 공공기관에서도 강의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화장품 스타트업에서 제안이 들어와 연구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협회의 이사로도 재직했다. 이 모든 것이 20대 안에 있었던 일이었다.

 

장사하지 말고, 사업하자한국형 조향산업 활성화 꿈꾸다

 

2009자스민버드라는 사업체를 운영하다, 2014년에 아인공방으로 사업체명을 변경한 정 대표는 수업뿐만 아니라 방송활동 등 다방면에서 활발히 활동할 정도로 업계에서는 꽤 이름이 났다. 하지만, 30대에 접어들며 생각의 전환점이 왔다고 한다. 대기업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오고, 백화점에 입점한 업체에서 OEM 요청이 들어오면서 사업은 점점 확장됐지만, 아인공방이라는 이름이 뭔가 한계를 잡는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를 출산한 후 청주에 내려가 있던 정 대표는 충청도에 위치한 대학병원의 호스피스 병동, 암치료센터, 정신과 병동, 보건소 등과 일을 하면서 한 단계 더 올라가야 할 때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에 2020년 아인컴퍼니로 회사명을 변경하고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다시 분당에 사업체를 꾸린 그는 거리상의 이유로 남양주로 옮기면서 OEM 사업들을 활발하게 진행했다고 한다. 현재는 서울시 중랑구와 경기도 구리시에 사무실과 교육원 및 쇼룸을 운영하고 있다.

 

아인컴퍼니 쇼룸에서 정범진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인컴퍼니의 제품은 온라인몰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팝업스토어를 상시 운영함으로써 오프라인에서도 선보이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7월에는 강아지 유치원도 오픈했다. 강아지와 향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의아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의외로 반려동물과 향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2019년도부터 약 4년간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시티칼리지 동물학교에서 반려동물 아로마테라피학 교수로 재직했던 정 대표는, 아로마테라피의 효과는 사람이나 동물이나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용량을 잘 조절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는 사람의 경우에는 피곤함을 느낄 때 페퍼민트가 좋대라며 쓱 바르고 말지만, 강아지의 경우에는 경련을 일으킬 때도 있다. 고양이의 경우 티트리 아로마오일을 함부로 바를 경우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동물은 매우 예민하고,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공부해야 한다. 그래서 강아지 유치원 원생들을 위한 원데이클래스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인컴퍼니의 제품은 공식몰과 오픈마켓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외에도 롯데백화점과 성수동 언더스탠드애비뉴 등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오프라인 수요도 충족하고 있다. 매출도 수직상승 중이다. 초기 혼자 공방을 운영하던 시기에는 연 2000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0184000만원으로 늘었고, 2019년 맞춤형화장품 등을 개발하면서 연 6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이후 2020년 사업을 대폭 확장하면서 15000여만원으로 뛰어올랐고, 2021년에는 28000여만원, 2022년에는 5억원대로 상승했다. 2023년 올해 매출은 약 7억원으로 예상하며, 오는 2025년에는 15억원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정범진 대표가 바라본 조향업계의 변화상은 매우 크다. 향을 싫어하던 문화에서 하나의 TPO(time·place·occasion)로 자리 잡았을 뿐만 아니라, 화장품공학과 혹은 화학과에서 일부 다룰 만큼 작았던 시장이 이젠 젊은이들이 진로를 결정할 때 항상 상위권에 랭크될 정도로 필수직업군으로 올라섰다.

 

정 대표는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직업체험 강사를 하며 느낀 점은 해마다 핫한 직업군이 계속 바뀐다는 점이다. 한때는 VR 전문가와 드론 전문가가 인기였고, 요즘에는 코딩 관련 직종이 인기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아로마테라피 관련 직종은 계속 수요가 있었다. 4~5년 전부터 절대 빠지지 않는 필수 직업군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에는 60~80대 어르신들도 향수를 쓸 정도로 향에 친근하다. 이 정도로 급변하고, 성장한 시장이 있을까 싶다. 업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이 정도로 뒤바뀌고 있는 시장의 모습을 보는 것이 재밌다고 덧붙였다.

 

실내 혹은 옷, 이불, 배게 등에 분사하는 스프레이형 방향제인 룸·패브릭 퍼퓸 제품(사진 왼쪽), 실내용 디퓨저(사진 가운데), 차량용 프리미엄 디퓨저(사진 오른쪽). <사진=아인컴퍼니>

 

정범진 대표는 화장품 시장과 방향제 시장의 큰 차이점이 마케팅에서 드러난다고 말했다. “화장품은 정확하고 명확한 소비자층, 타깃층이 있고, 여기에 따른 가치부터 가격구성까지 다 다르다. 하지만, 방향제 시장은 이런 게 없다, “그러다 보니 광고하기 힘들고, 판매 또한 휘뚜루마뚜루 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한국형 조향이 없다는 점이다. ‘유럽에서 온 사람이 만들었다한국 사람이 만들었다고 말할 때의 판매율이 지극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정 대표는 한국형 조향으로 돈을 벌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관련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거라 강조했다. 그가 교육원을 세운 이유이기도 하다. 아인컴퍼니에서 출시하는 신제품은 화장품 마케팅법을 적용해서 판매할 계획이며, 그가 배웠던 모든 것을 아인컴퍼니 교육생들에게 전수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전문가를 양성할수록 산업 자체도 전문화될 거라 바라봤다. “돈이 안 돼 포기를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래서 제품을 만들어 실제로 판매가 될 수 있도록 연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교육이 중요하다, “향수는 화장품에 속하기 때문에 화장품제조업에서 판매하지 않으면 불법이다. 아인컴퍼니는 제품을 만들어 판매를 할 수 있는 루트가 이미 마련돼 있다. 따라서 교육과 제조법, 판매에 이르기까지 올인원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또 다른 목표는 같이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경력단절여성, 노인, 여성장애인의 고용을 늘림으로써 사람들에게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정 대표는 현재 우리 직원 10명은 모두 여성이다. 그리고, 워킹맘들이 회사에서 현실적으로 겪는 어려움을 기본적으로 알고, 이해해 준다, “이런 이해는 노인과 장애인 고용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예전에 송파시니어클럽에서 할머니들과 함께하며 이 삶에 얼마나 큰 활력소가 되는지 알게 됐다. 여성장애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장애인 학교에 10년 넘게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느낀 점은 여성장애인이 설 자리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아인컴퍼니는 이들을 위한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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