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위조하고 이메일 해킹 무역사기 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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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서류 위조하고 이메일 해킹 무역사기 늘고있다 ‘무역사기’ 유형별 사례와 대응방안㊦

기사입력2023-08-21 00:00

김진규 객원 기자 (jk.kim@jpglobal.co.kr) ㅣ다른기사보기

조선대학교 김진규 교수, 관세사

최근 서류를 위조하거나 이메일을 해킹해 결제대금을 가로채는 등의 무역사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결제사기 ▲금품사기 ▲불법체류 등의 무역사기 유형(https://www.junggi.co.kr/article/articleView.html?no=30761)에 이어 이번에는 서류 위조와 이메일 사기에 대해 살펴본다.

우선 서류 위조는 구매대금 입금영수증, 수표 등을 위조해 입금을 완료했다며, 물품을 납품할 것을 요구한 후 제품을 편취한다. 위조된 서류를 보내 정상거래인 것처럼 거래 상대방을 안심시킨 후, 운송비와 제품 등을 가로채는 유형이다.

주로 사업자등록증, 송금증 등을 위조한다. 최근에는 정부기관 또는 실존하는 기업의 담당자를 사칭하거나 페이퍼컴퍼니, 임시로 개설한 웹사이트 정보를 제공해 제품을 편취하거나 다른 사기유형과 결합해서 무역사기를 시도하기도 한다.

서류 위조 사례

<자료=코르타, 2023>

이러한 유형은 초청장 발급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위조한 공문서를 활용하기도 하고, 허위로 등록한 프로젝트 정보를 활용하기도 한다.

서류 위조

① 위조한 사업자등록증 및 기업소개서를 활용해 계약 체결

☑ 발생시기:2020년 12월

☑ 발생국가:필리핀

☑ 피해금액:US$ 48,570

전자상거래 유통업을 하고 있는 국내기업 A사는 필리핀 바이어 B사로부터 사업자등록증, 담당자 명함 등이 포함된 회사소개 이메일을 받았다. 각종 서류를 검토한 A사는 B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B사가 보내온 대량의 물품주문서를 토대로 수출을 준비했다.

B사는 선박운송 시 통관 등의 이슈로 배송이 3개월 이상 늦어질 수 있는 점을 우려하며 항공운송을 요청해왔다. 항공운송 요청과 함께 B사는 물류회사를 주선했으며, 포장비용과 항공운임료 등을 A사에서 우선 지출해줄 것을 요구했다. B사는 여러 서류를 보내왔지만, A사는 일반적이지 않은 업무 진행에 이상함을 느끼고 수출준비를 중단했다.

② 허위로 만든 홈페이지를 통한 무역사기 시도

☑ 발생시기:2021년 3월

☑ 발생국가:러시아

☑ 피해금액:없음

국내기업 A사는 러시아로부터 LPG를 수입해 중국으로 수출하는 중계무역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러시아 LPG 수출기업이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P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P사는 블라디보스토크에 보관탱크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홈페이지 정보와 품질검사서를 보내왔다.

신규업체와의 계약에 신중했던 A사는 기업을 확인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 무역관에 문의했다. 무역관에서 확인한 결과, P사의 홈페이지는 러시아에 실존하는 N사 홈페이지의 내용과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다 쓴, 실존하지 않는 기업의 홈페이지로 밝혀졌다. 무역관은 확인한 내용을 A사와 공유해 사기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이메일 사기 유형이다. 이메일 사기는 무역 당사자간 이메일을 탈취해 거래 상황을 모니터링하다 결제 송금시점에 은행계좌 정보가 변경됐다는 이메일을 보내 결제대금을 가로챈다.

이메일 사기는 불특정한 다수의 개인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특정 기업을 노리는 타깃형 온라인 범죄인 스피어피싱(Spear-phishing)의 한 종류다. 해커들은 특정 기업 선택 후 영업비밀이 포함된 비즈니스 메일을 탈취해, 오랜 기간동안 기업 간 주고받는 거래 메일을 지켜본다. 그리고 대금 송금 등 결정적인 순간에 계좌번호 변경 안내로 제3의 해외계좌에 대금을 입금하도록 유도해 이를 가로챈다.

이메일 사기는 계좌번호 변경 안내 외에도 송금증 위조 등 수입자에게도 연락을 취해 오랫동안 무역사기임을 인지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기업규모, 바이어 소재국과 무관하게 어떤 기업이라도 타깃이 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이메일 사기

① 담당자 변경시기에 이메일 해킹으로 거래대금 피해 발생

☑ 발생시기:2021년 7월

☑ 발생국가:베트남

☑ 피해금액:US$ 6,874

유아용품을 수출하고 있는 국내기업 G사는 베트남 바이어 B사와 수년간 문제없이 거래를 해오던 중, G사의 담당직원이 바뀌면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이메일 해킹으로 G사를 사칭한 은행계좌 변경 안내메일이 B사로 발송됐다. 동시에 해커는 B사를 사칭해 G사에도 지속적으로 연락을 해왔다.

담당자가 변경된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라 G사는 교신하는 상대가 B사 담당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결국 해커의 요청대로 거래대금은 홍콩 소재 계좌로 송금됐고, 뒤늦게 이메일이 해킹 당했음을 알았다.

② 동일한 수취인명을 사용한 송금 은행 계좌정보 변경

☑ 발생시기:2021년 7월

☑ 발생국가:미국

☑ 피해금액:US$36,000

국내기업 Y사는 자체 발굴한 미국 파트너 Z사와 꾸준히 거래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Z사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수신했다. 미국 내부 사정으로 거래대금 수취가 어려우니 멕시코 소재의 은행으로 대금을 송금해달라는 메일이었다.

Y사는 꾸준한 거래가 진행됐던 파트너사의 요청이기 때문에 아무런 의심없이 수취인명만 확인한 후 대금을 송금했다. 송금 후 Y사는 Z사에 송금증을 보냈으나, Z사는 송금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했다. Y사는 뒤늦게 이메일 해킹을 당했음을 확인하고 국내 은행, 멕시코 은행 등을 통한 지급정지 및 자금환수가 가능한지 등을 알아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다양한 무역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거래당사자가 유의할 점은 무엇일까?

첫째, 서류 위조의 경우에는 서류에 기재된 기업정보를 철저하게 검증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대기업·유명기업을 사칭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잘 알려진 기업일지라도 실제 해당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담당자가 맞는지 유선 또는 방문 등을 통해 직접 확인해야 한다. 기업명, 사업자등록번호 등이 현지 기업등록사이트 내용과 일치하고 재무제표 등에 문제가 없더라도 설립연도, 주소지 등이 다를 수 있으므로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특히 문서에 이미지 또는 사진이 있는 경우, 위조 또는 허위 문서는 포토샵 등 그래픽 디자인 소프트웨어로 편집하면 글꼴의 크기 및 유형이 다르게 나타나거나, 정부 로고나 날인을 합성한 이미지를 확대해보면 대부분 픽셀이 일정하지 않다.

무역 거래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비즈니스 경험보다는 정부기관이나 담당자와의 유대관계를 강조하는 경우에도 의심해야 한다. 기업이나 사업에 대한 상세한 정보 안내보단 유대관계를 강조하며 특별한 기회가 있는 것처럼 환심을 사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둘째, 이메일 사기는 갑자기 은행정보가 변경됐다고 하면서 다른 계좌로 송금을 유도하는 유형인데, 기업의 소재지(국가)와 대금 수취은행 소재지(국가)가 다른 경우 이메일 사기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이메일로 이러한 계좌정보 변경 이메일을 받게 되면, 해당 업체의 담당부서와 유선 또는 화상통화를 해 이중으로 확인하는 절차를 매뉴얼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메일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기업 내부통제시스템을 통해 이메일 암호 변경주기를 90일 이내에서 주기적으로 하고, 최신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해 악성코드 침입을 차단해야 하며, 지속적인 정보보안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이메일 사기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은행에 신고해 지급정지 요청을 하고, 상대 거래업체에도 피해사실을 알려 추가적인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지급정지를 요청한 후 계좌 상세내역이 포함된 송금 확인증과 해커가 발송한 이메일 등의 자료를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 유사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조선대학교 김진규 교수, 관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