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자리 없는데…쉬는 청년 대책 ‘헛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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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좋은 일자리 없는데…쉬는 청년 대책 ‘헛다리’ 기재부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방안’, 원인분석과 딴판인 해법

기사입력2023-11-15 14:54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근 청년취업자 감소 등의 여파로 정부가 쉬는 청년들을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좋은 일자리 부족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지만, 해법은 일자리 미스매치에 초점을 둬 원인분석과는 딴판이었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들어 15세부터 29세 사이 청년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만명이 줄어들었다. 월간 단위로 청년취업자 수 감소가 벌써 12개월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내놓은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방안’에서, 청년취업자 감소는 인구가 17.6만명 감소한데 따른 것이며, 취업자 감소분 중 인구효과가 99.8%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대신, 비경제활동 인구의 반등과 특히 ‘그냥 쉬었음’에 해당하는 청년이 증가한 사실에 주목했다.

실제로 올해들어 10월까지 청년 비경제활동 인구는 50.5%였는데, 이중 별다른 이유없이 ‘그냥 쉬었음’에 해당하는 청년은 41.0만명으로 나타났다. 청년 전체 인구에서 쉬는 청년의 비중 은 2020년 5.0%에서 2022년 4.6%까지 줄었다가 올해 다시 4.9%로 증가전환했다.

기재부는 쉬었음 기간이 장기화될 경우, 추후 고용 가능성과 질이 낮아지고 고립은둔화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근거로는 노동연구원의 분석 결과 니트 경험 청년은 미경험청년보다 6~9년후 고용가능성과 임금수준이 모두 하락했다는 점을 들었다.

쉬는 청년 증가 원인은 ‘좋은 일자리’ 부족

기재부는 쉬는 청년 증가의 원인으로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수시·경력 채용 확대로 사회초년생의 ‘괜찮은 일자리’ 기회가 축소”되고 있다고 짚었다.

2020년과 2021년 사이 일자리 이동률을 보면 30세 미만이 20.9%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정부는 취업 청년의 이직이 쉬는 청년 비율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실제로 중소기업의 임금은 2021년 기준으로 대기업에 비해 47.3%에 불과하다. 또, 경력직 위주 채용 기업 비중은 2020년 38.9%에서 2022년 43.6%로 늘었고, 신입사원 수시채용 기업 비중은 2020년 41.4%에서 2023년 67.8%까지 뛰어올랐다.

이처럼 사회초년생들의 취업이 힘들어지는 가운데 “청년들은 원하는 일자리 취업 실패시 하향 취업보다 구직연장 또는 쉬었음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대졸자 첫취업 소요기간은 2020년 7.2개월에서 올해 8.2개월까지 증가했다.

이미 취업한 청년들의 이직확대도 쉬는 청년 증가에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1124개 기업 대상 조사결과 68.7%가 MZ세대의 조기퇴사 비중이 높다고 응답했다는 점이나, 2020년과 2021년 사이 일자리 이동률을 보면 30세 미만이 20.9%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 근거다.

기재부는 또 “최근 청년들의 공공부문 선호도가 낮아지며 과거 공시생 등이 쉬었음으로 유입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실제로 올해 5월 기준 청년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생은 1년 새 7.1만명 줄어들었다. 교원이 2만명, 공시생이 2.4만명 줄어든데 반해 쉬었음 인구는 4.0만명 증가했다. 올해 국가공무원 채용규모가 축소되고, 지자체 및 공공기관의 정원감축이 일어난 데 따른 여파는 언급하지 않았다.

고용서비스·신입사원 적응지원에 초점 둔 정부 대책

원인이 이렇게 나왔지만, 정부 대책은 고용서비스나 직장 적응 지원 등이 중심을 이뤘다. 좋은 일자리 만들기 관련해서는 유연근무 컨설팅 확대, 직장 내 괴롭힘 판단기준 명확화 등 제도개선 추진, 임금체불 등 청년이 주로 겪는 부당행위 근로감독 및 제재 강화 등이 포함됐을 뿐이다.

대신 정부는 대학생 등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확대하고, 직업계고 채용연계형 직무교육도 지원하기로 했다.

신입사원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취업초기 청년의 직장적응을 돕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초기 쉬었음 청년의 구직단념 예방을 위해 지자체 협업으로 청년성장프로젝트를 신설키로 했다.

니트 청년 예방 및 탈출 지원을 위해 특화형 일경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취약청년이 취업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고용서비스 및 민간 청년 인턴십과 연계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기존 공장 중심 산단이 청년친화 공간으로 탈바꿈 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근로·정주여건을 개선하는 ‘산리단길’ 조성도 추진한다. 빈일자리가 많은 특정 업종 취업에 대한 지원금을 신설하고, 취업취약청년 채용에 대한 기업지원금도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의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방안 중 맞춤형 고용서비스 등은 내년 1월부터 시작된다. 또 신입사원 온보딩 등은 내년 연중 추진될 예정이다. 니트 특화형 일경험 신설 등은 2분기 중으로 예정됐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