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자체간 아파트 매매가 양극화 더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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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서울 지자체간 아파트 매매가 양극화 더커지나 종로구, 서초구, 용산구, 강남구…‘신고가’ 비율 높은데

기사입력2024-09-04 12:00

함영진 객원 기자 (yjham@wooribank.com) ㅣ다른기사보기

우리은행 함영진 부동산리서치랩장

요즘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의 ’거래량‘과 ’가격변동‘ 움직임이 심상찮다. 계약일 집계기준 실거래 자료(2024년 7월17일 기준)를 살펴보면, 올해 2분기 거래량이 1만5569건을 기록해 지난 1분기 9091건보다 71% 증가했다. 분기 거래가 1만5000여건을 넘어선 것은 2020년 4분기(1만8143건) 이후 처음이다.

매매가 흐름도 호조세다. 한국부동산원의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7월 3주차(7월15일 기준)에 0.28% 상승해 전주 0.24%보다 인상 폭이 커졌고, 연내 누적변동률로도 1.21%를 기록해 전국(-0.59%) 추세와는 확연히 다른 흐름을 보였다. 강남권과 한강변 등 정주여건이 양호한 선호단지는 매수 문의가 지속되고 있고, 매도자가 바라는 거래희망가격이 높아지면서 상승 거래가 꾸준하다.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기대심리는 ‘신고가’ 발생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신고가는 아파트 단지 내 동일 면적타입의 과거 최고가격보다 높은 매매가를 기록한 거래를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올해 1분기 8.1%에서 2분기 9.2%로, 아파트 신고가 발생비율이 1.1%p 증가했다.

하지만 서울 내 25개구 전역이 같은 보폭의 가격 흐름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집단이 좀처럼 일치될 수 없는 경향성을 띠며 분리되는 현상처럼 서울 안에서도 지자체 간 미묘한 가격 양극화 현상(polarization)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종로구 아파트 매매신고가 비율은 23.2%로 1위를 기록했다. 서초구(21%), 용산구(19.4%), 강남구(16.8%) 등 강남권과 한강변 일대는 서울 평균(8.7%) 수치보다 신고가 발생비율이 높았다.

반면 강북구(2%), 노원구(2.5%), 성북구(3.4%), 도봉구(4.4%), 동대문구(5.2%), 금천구(5.2%) 등 서울 외곽 일대는 아파트 신고가 비율이 서울 평균 수치(8.7%)보다 저조한 상황이다. 강남권이나 한강변 지자체보다 향후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 또는 매수 적극성이 낮다고 볼 수 있겠다.

서울 안에서도 지자체 간 미묘한 가격 양극화 현상(polarization)이 나타나고 있다. 강남권과 한강변 일대는 서울 평균(8.7%) 수치보다 ‘신고가’ 발생비율이 높았다. 반면 서울 외곽 일대는 아파트 신고가 비율은 서울 평균 수치(8.7%)보다 저조한 상황이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지방과 수도권 등 이분법적 지역 구분을 넘어 수도권인 서울지역 내에서도 자산가격 상승과 거래 수요의 적극성이 지역별로 차별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집값 대세 상승기엔 ‘영끌’ 및 ‘패닉바잉’ 등으로 전국 대부분의 집값이 동반 상승하는 분위기였지만, 시장 회복기나 고금리 상황에선 수요자의 자산선택이 제한되고 가격 민감도가 커지며 대기수요 높은 지역으로 거래 수요가 차별화되는 양상이 발생하는 영향 때문일 것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 및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외에도 연내 종합부동산세 인하 기대가 큰 편이라 똘똘한 한 채의 선호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여기에 인플레이션과 PF대출 냉각, 공사비 인상으로 서울 아파트 신규 분양공급량이 저조한 편이라 고급 유효수요가 밀집한 지역의 주거 선호나 공급 희소성이 부각되고 서울 내 가격 흐름을 주도하는 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중 직전 거래 대비 상승한 가격에 거래한 상승 거래비중은 45.44%로 하락 거래(36.6%) 보다 비율이 높다. 같은 기간 강남·서초·송파·용산구는 상승 거래 46.13%, 하락 거래 비중이 34.38%로 서울 평균보다 상승 거래는 0.69%p 많고, 하락 거래는 2.22%p 적다.

동일한 아파트 단지의 동일 면적 주택이 반복 거래됐을 때 직전 거래와의 가격 차이에서 강남권과 용산구의 상승 거래비중이 더 크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수요자의 가격상승 전망이 더 컸음을 뜻한다.

최근 서울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는 전세사기 여파로 인한 아파트 쏠림 현상과 금리인하 기대감, 공급 불안심리 등이 복합 작용하며 실수요자들이 매수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과정 중에 향후 신축공급 희소성이 더 큰 곳, 가격회복 탄력성이 더 높은 지역으로의 수요 쏠림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판단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우리은행 함영진 부동산리서치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