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여파…저축은행 적자·연체율도 상승

프린트

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부동산PF 여파…저축은행 적자·연체율도 상승 금감원 “연체율 등 과거 위기시보다 낮은 수준” 평가

기사입력2024-08-31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저축은행의 적자폭이 커지고, 농협 등 상호금융조합의 실적이 악화되는 등 부동산PF 위기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연체율 등도 상승했지만, 금융당국은 과거 위기보다는 낮은 수준이란 평가를 내렸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전체의 순이익은 380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965억원 적자였는데 이보다 2839억원이 늘어 적자 폭이 더욱 커졌다.

금감원은 “이는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악화에 따른 연체 증가 및 PF 사업성 평가기준 개선 영향 등으로 인한 대손비용 증가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은 1년전에 비해 3962억원, 20.5%가 늘어났다. 전체 적자폭보다도 더 큰 규모다.

저축은행의 연체율 역시 올해 6월말 현재 8.36%로 지난해말(6.55%)보다 1.81%p 상승했다. 2022년말(3.41%)보다는 두배 이상 뛰어올랐다.

금감원은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조합의 상반기 순이익 감소에 대해 “PF대출 예상 손실 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 적립 규모를 확대한 데 주로 기인”했다고 짚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4.80%로 2023년말(5.01%)보다 0.21%p 하락한 반면, 기업대출은 11.92%로 지난해말(8.02%)보다 3.90%p 상승했다.

감독규정상 요적립액 대비 충당금적립률은 113.8%로 지난해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모든 저축은행이 규제비율(100%)을 웃돌았다.

농협·신협·수협·산림조합…상호금융조합 순이익 1년새 반토막

농협·신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조합의 순이익 역시 1년전에 비해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상호금융조합 전체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63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조185억원)보다 9546억원이 감소했다. 비율로 보면 47.3%가 줄어들었다.

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대손비용 증가가 큰 원인이었다. 신용사업부문(금융) 순이익(2조7531억원)은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1년전(3조7657억원)보다 1조126억원(26.9%↓) 감소했다.

상호금융조합의 6월말 기준 연체율은 4.38%로 지난해말(2.97%)보다 1.41%p 상승했다. 농협의 연체율이 3.65%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신협(6.25%), 수협(6.08%), 산림(5.63%)의 연체율은 6%대를 중심으로 분포했다.

상호금융조합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1.99%로 2023년말(1.53%)보다 0.46%p 상승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6.46%로 지난해말(4.31%)보다 2.15%p 늘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15.9%로 2023년말(128.7%)보다 12.8%p 하락했으나, 요적립률(100%)을 여전히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조합의 상반기 순이익 감소에 대해 “PF대출 예상 손실 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 적립 규모를 확대한 데 주로 기인”했다고 짚었다. 아울러 “6월말 연체율은 경기회복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이는 PF대출 연착륙 방안 등에 따른 건전성 관리 강화에 기인한 것으로 다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특히 “과거 위기시와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20.3%를 기록한 바 있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아울러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 업권 모두 실적 악화에도 자본확충 등으로 자본비율은 규제비율을 크게 상회하는 등 손실흡수능력은 양호한 수준 유지”하고 있으며, 유동성비율 역시 규제비율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어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저축은행의 자본비율은 올해 6월말 현재 15.04%로 규제비율인 7~8%의 두배 수준이다. 상호금융조합 역시 6월말 현재 8.01%로 자본비율이 규제수준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다.

금감원은 “하반기에도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충당금 추가 적립, 자본확충 등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지속 제고해 나가는 한편, PF 부실사업장 경·공매 등 실질적인 연체채권 정리 확대 유도, 연체정리가 미흡한 금융회사에 대한 경영실태평가 실시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를 계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