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둔화에 성장세↓…내년 성장률 2%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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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수출둔화에 성장세↓…내년 성장률 2% 예상 트럼프 정부 불확실성 등으로 내년 경제 난항 전망

기사입력2024-11-12 18: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미국 대선 이후 경제정책이나 지정학적 위험의 전개에 따라 내년도 우리경제의 향방도 밝지 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확장적 통화정책을 통한 내수활성화와 성장동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 정책 등 통화정책과 금융정책의 조화로운 운용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박춘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구금융연구원이 11일 개최한 ‘2025년 경제 및 금융전망 세미나’에서 “내년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우리 경제 또한 성장세가 약화돼 2.0%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 차기 트럼프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중국의 과잉생산 등에 대비해야

차기 트럼프 정부는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IMF는 당초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올해와 동일하게 3.2%로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의 관세인상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하방위험이 확대되고 있다. 차기 트럼프 정부가 보편적 관세 도입, 양자협상을 통한 대미통상 압력 강화 등의 정책공약을 시행할 경우 세계 교역량도 당초 전망에 비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의 기후대응 정책이나 러-우크라이나 및 중동지역 분쟁에 대한 대응 방식 등에서 변화가 있을 경우 원자재가격 및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미국의 법인세 감면, 확장적 재정정책 등으로 인한 국채발생 확대는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높이고 시장금리의 하락에도 제약을 줄 뿐 아니라 달러화 강세기조도 지속 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중앙은행들도 금리인하 속도를 늦출 우려가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국의 과잉생산이 통상환경에 미칠 영향도 주시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새로운 생산력 육성이라는 정책방향을 제시하면서 제조업 설비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정책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2분기부터 기존 사업장의 확장투자 및 설비구매 투자가 급증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반도체, 배터리, 태양광 등 과잉생산 우려가 큰 품목의 생산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수출가격 지수가 7% 가까이 하락하는 등 저가 밀어내기 수출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이로 인해 중국에 대한 보복관세 부가 등 보호주의적 기조가 확산될 우려가 크며, 우리 기업들은 저가 중국제품과 가격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제품을 타겟으로 한 무역구제 조치에 한국산 제품이 포함될 경우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 내수 일부 개선되겠지만, 수출 둔화로 성장률 2% 예상

한국 경제의 사정도 녹록치 않다. 내년도 우리 경제는 내수가 일부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이 둔화되면서 성장률은 올해보다 낮은 2.0%를 기록할 전망이다.

박 연구위원은 고금리, 고물가 현상이 완화되면서 민간소비는 점차 회복되겠지만, 누적된 부채 수준 등으로 인해 회복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판단되며, 건설투자도 수주부진 등으로 둔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우리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수출은 미국의 보편적 관세 도입 등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돼 글로벌 교역량이 위축될 경우 직접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자동차, 반도체 등 대미 주력 수출 품목의 변동성도 확대될 전망이다.

차기 미국 정부의 경제정책 불확실성과 우크라이나 및 중동에 대한 정책방향 변화 가능성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 국내 시장에서도 위험회피심리가 증대되며 자본이 유출되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의 하방위험도 잠재돼 있다.

취약계층 지원, 성장동력 강화 등 필수적인 부분에 대한 재정정책 확대해야

박 연구위원은 내년에도 밝지 않은 대내외 여건 속에서 통화정책과 금융정책의 조화로운 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이 점차 완화되고 있지만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확장적 통화정책을 통한 내수 활성화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반면, 금리 인하에 따라 부채가 증가하고 주택시장 과열 등으로 금융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으며 미국 차기 정부의 정책방향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기준금리 인하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 연구위원은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통화정책은 대외여건을 보아가며 성장과 물가 등 실물경제를 중심으로 유연하게 운용하되 그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가계부채 증가 등의 금융 불균형 문제는 금융정책으로 대응하는 정책 조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정정책은 건전 재정기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취약계층 지원, 성장동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정책 등 필수적인 부분에 대한 정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우리 경제가 자체적인 구조적 문제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급 측면의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음을 고려해 생산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정책조합을 발굴해야 한다.

박 연구위원은 기후변동, 지적학적 위험확대, 통상갈등에 의한 보호무역 대두, 세계 경제 분절화 현상 등은 중장기적으로 생산비용을 상승시키고, 공급망 차질 등을 통해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단기적인 총수요 정책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에 대한 대응정책으로서는 한계가 있으며 우수한 인적자원 육성 및 노동생산성 향상, 산업경쟁력 증대 및 글로벌 공급망의 행심지위 확보 등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정부가 재정, 금융, 산업 등 정책 전반에서 구조조정을 지원하고 장기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 조합을 발굴할 것도 당부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