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인구 증가하는데…채식산업 육성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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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채식인구 증가하는데…채식산업 육성하려면 인식과 기술수준 낮고, 채식용 원료의 해외의존도 높아

기사입력2025-02-04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채식주의(Vegetarianism)는 식물성 식품을 주로 섭취하면서 동물성 식품을 완전히 제한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채식 인구가 증가하면서 채식 식품 출시가 이어지고 채식 음식을 취급하는 음식점과 단체 급식기관도 늘고 있는 추세다. 채식 식품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채식 식품산업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식품 소비 저변 확대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채식 식품산업의 실태와 성장산업화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세계적으로 건강관리의 관심 그리고 환경 보호·탄소 절감 의식 강화, 동물보호와 동물복지 등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세계 채식 인구수가 늘고, 채식 산업 시장규모도 커지고 있다.

채식 산업의 확장으로 비거노믹스(Veganomics)라는 신조어도 생겨났으며, 채식 식품산업을 필두로 패션업계, 화장품산업 등에서도 채식과 관련된 경제적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국내 채식인구 200만명=스트레이츠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비건 산업의 시장규모는 지난해 591억 달러로 8년동안 9.1%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2032년에는 2023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8년 15만명이었던 채식 인구가 2018년 150만명으로 급증했으며, 2022년에는 200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채식 식품 시장규모는 2023년 12억4840만 달러를 기록해 2018~2023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8.4%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채식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채식 관련 식품·음료 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으며, 채식주의자를 위한 유제품과 디저트도 판매되고 있다. 또, 단체 급식에서 채식 식단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학교급식에서 매월 1~2회 정도 청소년에게 채식 급식을 제공할 만큼 채식은 일상이 되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 채식 산업 가운데, 채식 식품산업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채식 식품을 취급하는 기관·업체 등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향후 채식 식품산업이 성장산업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강점, 약점, 기회, 위기는=보고서는 국내 채식 식품산업을 둘러싼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기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채식 산업의 강점으로는 환경보호(탄소저감), 동물복지, 건강중시 등으로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채식 제품이 다양화되고 관련 시장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채식 식품을 취급하는 식품업체, 급식기관, 음식점 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특히 전국적으로 채식 급식을 실시하는 사례가 증가해 미래 채식 수요자인 청소년들의 채식 경험도 다양해졌다.

약점으로는 허용 가능한 채식의 범주나 유형 등 상세한 내용에 대한 인지도가 아직 낮으며, 채식주의자 인구수가 많지 않은 점이다. 청소년의 채식섭취 기회는 늘었지만 거부감이 여전하고, 채식 제조업체들이 영세하고 기술 수준이 충분치 않아 맛 등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지 않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그러나 대내외적 채식 식품시장 규모가 상당히 커질 것이라는 전망은 채식 식품산업의 기회다. 특히 한류와 K-food 열풍 등으로 채식 식품의 수출 확대 가능성도 커졌다. 최근 정부의 채식 관련 R&D 투입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위협 요소는 채식용 원료의 해외의존도가 높은데다 최근 단가가 상승하고 있으며, 채식 가공식품류의 수입이 증가해 급식기관과 음식점에서 외국산 제품을 사용한 경험이 높다는 점이다. 또, 선진국에서는 채식 규정이나 표시제도를 구축중이지만, 국내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없다는 점이다. 채식 식품 교역 시 국제 통용 인증 취득을 요구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채식 식품산업 확대하려면=보고서는 채식 식품산업의 제도 기반을 구축하고, 채식 식품원료 국산화 및 기술 수준 제고, 채식 식품산업 시장규모 확대, 채식 식품 수출산업화 추진을 목표로 ▲채식 식품산업의 법적 지위규정 마련 및 통계 구축 ▲채식 원료 조달 원활화 및 R&D 투입 ▲채식 식품 소비 저변 확대 및 인식 선진화 ▲채식 식품 수출 확대 및 인증절차 정착 등을 제언했다.

채식 식품산업의 법적 지위규정 마련 및 통계 구축을 위해서는 관련 법률을 개정하고 관련 규정표시 가이드라인 마련, 채식 식품산업 통계 구축이 필요하다.

채식 원료 조달 원활화 및 R&D 투입 과제를 위해서는 채식 식품 원료 조달 체계화, 채식용 식선식품 식재료의 국산 사용률 제고, 기술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 투입 확대 및 정보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채식 식품 소비 저변 확대 및 인식 선진화를 위해서는 채식 식품 판매처 다양화를 추진하고 채식 식품 취급업체 정보 및 관련 행사를 기획하는 한편 인식인지도 선진화를 위한 교육 강화 및 예산 편성을 제안됐다.

채식 식품 수출 확대 및 인증절차 정착을 위해서는 채식 식품 수출 유망시장 정보 및 컨설팅을 지원하고 K-VegeFood 및 K-VegeFood Fair 등을 도입하는 한편, 국내 인증제도 정착 및 국제 인증취득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