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바이오 기술로 ‘피부 단백질의 힘’ 끌어 올리다
피부의 균형을 잡아주는 솔루션…㈜리블로셀 선정윤 대표
- 기사입력2025-04-20 00:00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
선정윤 대표가 리블로셀 제품을 소개하며 활짝 웃고 있다. ©중기이코노미“아프고 나서야 환경 호르몬이 인간의 건강에 생각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때부터 모든 식·생활 습관을 바꿨고, 제품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이전에는 신경 쓰지 않았던 전 성분을 꼼꼼히 따져 보기 시작했습니다.”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리블로셀(reblocell)을 찾은 중기이코노미 기자에게 선정윤 대표가 창업에 뛰어들게 된 인생의 결정적인 사건을 말하며,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 번 강조했다.막 30대로 접어들 무렵에 여성 생식기 쪽에 ‘경계성 종양’을 앓았던 그는 회복 후, 논문을 뒤져 자신의 병이 어디서 온 건지 찾아봤고, 환경 호르몬과 건강의 연관성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이로 인해 그는 비건(vegan) 전 단계인 페스카테리언(pescatarian)으로 전향했고, 집 안의 플라스틱 용기도 모두 바꿀 정도로 180도 삶에 변화를 줬다고 한다.그러면서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있었다. ‘진짜 좋은 성분을 이용한 화장품은 비싼 것밖에 없나?’라는 물음표가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좋은 화장품’, ‘안전한 화장품’에 대한 의구심과 열망을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선 대표는 ‘EGF’라는 상피세포 성장 인자를 연구, 개발하는 지금의 사업 파트너와 만나게 되면서 물음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시작했다.
선정윤 대표는 인간과 환경에 도움이 되는 ‘진실한 화장품’을 만들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중기이코노미비건(vegan)의 대중화, ESG 경영…내 피부는?영국에서 건축을 전공하며 석사 학위를 취득한 선정윤 대표는 그곳에서 6년간 건축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화장품과는 전혀 무관해 보이는 그의 커리어에 전환을 가져온 계기는 건강 문제 외에 코로나19가 주효했다.선정윤 대표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기의 영국은 모든 사람이 집 밖 외출도 금지돼 동네 마트조차 갈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게다가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도 심해서 18개월 된 아이를 생각해 한국으로 잠깐 들어왔다”고 털어놨다.한국에 오랜만에 들어온 그는 깜짝 놀랐다고 한다. “영국에 있다가 한국에 오니까 너무 살기 좋은거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기였는데도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그대로 영위하고 있는 걸 보면서 어차피 영국에서 평생 살 거 아니니, 조금 일찍 당겨서 들어와야겠다는 결심이 섰다”고 당시를 떠올렸다.예정보다 한국 정착을 앞당겼지만, 문제는 커리어였다. 한국의 건축회사는 워라밸이 보장돼 있지도 않을뿐더러, 영국보다 근로자가 일하기 힘든 구조라는 걸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정윤 대표가 블로썸 톤업 선스크린을 바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중기이코노미선 대표는 “영국에 살 때 주위 친구들이 다 비건이었다. 심지어 어떤 친구는 인간이 환경에 문제를 일으킨다며 2세 낳기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들과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 역시 환경, 자연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 한국에서도 ESG 경영이 강화되고 있지만, 내가 영국에 있을 때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EGS 경영 사례는 드물었다. 하지만, 영국은 일찌감치 ESG 경영이 당연시되고 있는 분위기였다”며, 자신의 경험을 녹여 그동안 영국에서 보고, 느꼈던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과 환경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한다.그러던 차에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사업 파트너를 만나게 되면서 방향성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식물에서 유래한 일종의 피부 단백질인 EGF(상피세포 성장 인자)가 피부 상처 회복력이 뛰어난 재생 물질이지만, 막연히 ‘좋다’라는 것에서 그칠 수밖에 없었는데, EGF를 실제로 제조하는 사람을 만나면서 ‘사업화’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그리게 된 것이다.바이오 기술과 결합…성능 더 좋게, 가격은 대중화2020년 7월에 회사를 설립한 리블로셀 팀은 우선, EGF의 장점만을 극대화하기 위해 바이오 기술을 제품에 녹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선정윤 대표는 “그동안 EGF의 상용화가 어려웠던 이유가 원물 1g당 1억원 정도의 고가인 데다, 만드는 기술도 어려웠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아무리 좋은 추출물이라도 사람마다 체질과 특성에 따라 알레르기 같은 반응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그런 걸 최대한 배제하자고 의견을 모았고, 피부에 바르면 바로 침투해 세포를 증식시킬 수 있도록 추출방법을 찾고, 최상의 배율로 제조해 바로 흡수하도록 하는 등 모든 과정에 바이오 기술을 녹여냈다”고 설명했다.
선정윤 대표가 지난 2024년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코리아엑스포에 참가해 관람객에게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리블로셀>이어 “앰플의 경우 전 성분이 7가지밖에 없고, 방부제, 향료, 무균으로 제조해 어떤 피부에 바르더라도 알레르기 반응이나 부작용이 없다”며, “이런 우리만의 기술을 피부 관리업계에서는 일찌감치 인정해 클리닉이나 에스테틱숍 등에 주로 납품하고 있다”고 자신했다.해외에서 반응도 뜨겁다. 2021년 12월 일본을 필두로 태국, 유럽, 미국, 홍콩 등에 진출했다. 특히 후기 임상이 우수해 해외 바이어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는 임상 결과에서도 나타났는데, 수분 손실량 2.2배 감소, 모공 깊이 최대 1.7배 축소, 총 모공 부피 최대 16.9배 감소 등 피부 개선효과가 탁월했다. 그 효과는 Before & After 결과에서도 확연히 보였다. 인터뷰 도중 사용자의 사진을 본 결과, 단 한 번의 사용만으로 드라마틱하게 얼굴 주름이 팽창되고, 주근깨가 흐려진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리블로셀의 제품이 해외에서 인정을 받자, 국내에서도 판매가 이뤄지기 시작해 2023년부터 B2B를 시작으로 판매 라인을 넓혀나가기 시작했다. 에스테틱숍에서 관리를 받은 후, 제품을 알게 돼 구매하는 고객도 늘어갔다.이후, 백화점 내 팝업 스토어를 열면서 소비자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2023년 8월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을 시작으로, 같은 해 10월 현대백화점 천호점, 12월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차례대로 열었고, 실질적인 반응이 오자 2024년 3월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 다시 한번 팝업 스토어를 오픈했다. 이어 2024년 11월 아난티 앳 부산 코브 쇼륨, 그다음 달에는 현대백화점 중동점, 2025년 2월 현대백화점 판교점, 3월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등 소비자와의 접점을 만들어 나갔다.“피부 성장과 재생 위해 좋은 원료 계속 찾을 것”선정윤 대표는 바이오 기술을 더했을 때, 유효 성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좋은 원료를 계속해서 찾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그중 하나가 엘더플라워(Elderflower)라는 식물이다. 염증을 줄이고, 항산화제가 풍부해 일찌감치 영국 등 유럽에서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졌지만, 주로 차로 섭취할 뿐, 뷰티 제품화가 된 사례는 없다. 이에 리블로셀은 바이오 기술을 더해 항산화·항염 효과를 지닌 성분으로 발전시켜 특허를 냈고, 올해 하반기 제품화를 위한 단계에 있다.
선정윤 대표는 본인, 직원, 고객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환경과 제품을 꾸준히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중기이코노미선 대표는 “EGF 원료가 너무 비싸고, 생산비용도 많이 들어가 50ml 세럼 한 병에 14만9000원으로, 저렴한 편은 아니다. 한 번 써본 사람 중 대다수가 재구매를 할 정도로 반응은 좋지만, 제품을 처음 구입하기까지 단계가 힘든 것은 사실”이라며, “그래서 엘더플라워를 활용한 제품을 B2C 라인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동시에 바이어들을 만족시킬 방법도 꾸준히 연구 중이다. 실제로 선정윤 대표는 바이어를 위해 작년에 피부 관리사 자격증을 땄다고 한다. 자료만 제시하며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적으로 제품을 경험해 보는 것이 이해하기에 빠르고, 신뢰도 역시 올라가기 때문이다.직원들의 복지도 신경 쓰고 있다. 그는 “직원들이 커리어를 쌓아가는 과정이 행복해야 한다”며, “나 역시 직원이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그때의 경험을 자양분 삼아 직원이 자기의 삶을 즐기면서 일도 즐겁게 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특히, 출산한 직원을 배려해 1년간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리블로셀의 이런 노력은 ‘여성친화기업’ 선정으로 이어졌다. 더 나아가 대학 때부터 봉사단으로 활동하던 세이브더칠드런에 후원함으로써 ‘아동을 살리는 기업’에도 동참하고 있다. 선정윤 대표는 앞으로도 직원과 미래를 생각하는 기업, 고객의 건강과 기쁨을 위해 다가가는 기업이 되고 싶다는 희망을 전했다.선 대표는 “내 삶의 목표는 행복함이다. 행복해야 일의 즐거움도 찾고, 생산성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결국은 그것이 성공으로 이끄는 힘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제품을 쓰는 고객도 행복하길 바란다. 마케팅으로 풀어 많이 팔리는 제품을 만드는 게 아닌, 진실한 원료로 꾸준히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