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1.5% 밑돌지도…관건은 무역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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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올해 성장률 1.5% 밑돌지도…관건은 무역협상 한은 “하방리스크” 강조 속 금리동결로 속도조절

기사입력2025-04-18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은행 기준금리 현황

<이미지=한국은행 웹사이트 캡쳐>

“올해 성장률 역시 지난 2월 전망치(1.5%)를 하회할 것으로 보이나, 향후 무역협상의 전개양상, 추경의 시기 및 규모 등과 관련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1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1.5%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2%)는 물론이고 2023년(1.4%)보다도 부진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날 금통위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2.75% 수준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장률이 크게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금리인하에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결정한 것이다.

시장의 예상 역시 마찬가지였다. 경기 하방보다 불확실성에 초점을 둘 것이란 예측이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가 4월 초순 채권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 49개 기관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8%가 4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직전 조사에서 동결 예상이 45%였던 것이 비하면 크게 늘어났다.

금투협은 “미 관세정책 등 경기하방 압력이 큼에도 불구하고, 환율변동성 및 가계부채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존재함에 따라 4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예상이 직전 조사대비 증가한 것”으로 풀이했다.

한은 역시 “물가가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1분기 경기 부진 및 글로벌 통상여건 악화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확대”됐다고 우려스런 평가를 내렸다. 그럼에도 “미국 관세정책 변화, 정부 경기부양책 추진 등에 따른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고, 환율의 높은 변동성과 가계대출 흐름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내수와 수출 모두 둔화, 불확실성 확대

한은은 최근 세계경제에 대해 “글로벌 무역갈등 심화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증대되고 물가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국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국 주가가 큰 폭 하락했다가 상호관세 유예 등으로 일부 반등하기도 했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도 상당폭 하락했다가 급등했고, 미 달러화는 큰 폭의 약세를 나타냈다.

이같은 불확실성의 원인은 역시 관세정책이다. 한은은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미국과 주요국 간 관세협상,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상황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경제상황의 경우 “정치 불확실성 지속, 통상여건 악화 등으로 내수와 수출이 모두 둔화되면서 성장세가 예상보다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고용은 전체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늘어났으나 제조업 등 주요 업종은 감소세를 지속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앞으로 내수 부진이 일부 완화되겠지만 수출은 통상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물가에 대해서는 “3월중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이 각각 2.1% 및 1.9%를 나타내는 등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고 봤다. 앞으로의 물가흐름 역시 “높아진 환율이 상방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유가 하락, 낮은 수요압력 등으로 2% 내외의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높은 환율 변동성에 가계부채 확대 우려까지 겹쳐

최근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은 금융과 외환시장에서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미국 관세정책 및 중국의 대응, 증권투자자금 유출입 등에 영향받으며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가 반락했다. 주가는 경기 및 기업 실적 둔화 우려로 큰 폭 하락 후 일부 반등했으며 장기 국고채금리는 상당폭 낮아졌다.

주택시장 역시 변수가 커지고 있다. 서울 지역의 가격 오름세 및 거래량이 크게 확대됐다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이후 둔화됐다. 가계대출은 낮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최근 늘어난 주택거래 영향으로 증가규모가 일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글로벌 통상여건 악화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증대되고 전망경로의 불확실성도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또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높은 환율 변동성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금융완화 기조로 인한 가계부채 재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금리인하 기조가 중단된 것은 아니다.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의 하방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면서, 물가와 가계부채, 환율 등을 향후 금리인하 시기와 속도 결정의 변수로 꼽았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