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굿즈·셔우파·경전…중국 5대 소비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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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실버·굿즈·셔우파·경전…중국 5대 소비트렌드 중국 소비진작 총력…“중국 시장 변화에 선제 대응 필요”

기사입력2025-05-07 11:3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무역협회는 지난달 29일 ‘2025 중국 통상 환경의 변화와 우리 기업의 대응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중국이 소비 활성화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실버경제’, ‘굿즈경제’, ‘셔우파’ 등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이러한 흐름을 선제적으로 포착해 전략적으로 중국에 진출할 필요성이 나온다.

박승찬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2025 중국 통상 환경의 변화와 우리 기업의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이러한 소비 트렌드를 소개했다. 그는 중국 경제 및 시장 동향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최근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는 새로운 시장 기회를 의미한다”며, “우리 기업은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소비 트렌드를 파악하고 적시에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올해 3월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8개 분야, 30대 소비진작 조치를 발표했다. 이후 베이징, 저장성, 산둥성 등 지방정부도 특색에 맞는 소비진작 방안을 속속 내놓으며, 전국적으로 소비진작 총력 태세에 들어갔다.

최근 중국은 내수 경기가 침체돼 있는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 관세전쟁으로 악화된 대내외 환경에 처해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1분기 대미 수출은 4.5%의 증가율을 보였는데, 이는 미국의 관세 부과 이전 밀어내기 수출이 집중되며 3월에만 9.1%의 수출 증가가 이뤄진 결과다. 이와같은 밀어내기 수출과 중국 정부의 소비진작 정책에 힘입어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은 5.4%를 기록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관세전쟁의 여파는 2분기 이후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3월 중국 ‘양회(兩會)’에서 채택된 경제정책 방향은 소비진작과 미래산업 육성, 기술 자립에 방점이 찍혀 있다. 트럼프 발 관세전쟁으로 인한 수출 감소를 내수 진작을 통해 보완하고, 첨단 제조업 중심의 체질 전환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양회 개최 후 중국 정부가 발표한 소비진작 30대 조치는 1970년대 이후 가장 광범위한 소비활성화 정책으로, 임금소득 증대, 최저임금 상승 등 도시 주민의 소득증대, 노인·저소득층 등에 대한 지원 확대, 서비스 소비 확대, 소비재 이구환신(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할 때 지원) 범위 확대, 소비환경 개선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국 소비 5대 핵심 트렌드=박 교수는 중국의 내수시장 확대와 산업경쟁력과 관련한 키워드로 실버경제, 경전산업, 신형역외무역, 굿즈경제, 셔우파 경제 등을 제시했다.

▲실버경제=올해 처음으로 정부 업무보고에 실버경제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향후 실버산업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4년 60세 이상 인구가 처음으로 3억명을 돌파했으며,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억2023만명으로 전체 중국 인구의 15.6%를 차지한다. 현재 중국 내 약 50만3000개의 실버경제 관련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박 교수는 2035년 중국 실버경제 산업규모는 GDP의 10%인 30조 위안(약 6000조원)을 초과할 전망이고, 연금을 수령하는 노령인구도 늘고 있어 실버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전산업=경전은 중국에서 고전(古典)이라는 의미로, 경전산업은 차잎·비단·목각·중의약·도자기·나무뿌리조각 등을 의미한다. 중국 정부는 중국의 전통적·문화적 소재의 작품에 고품질의 제조 역량을 가미시켜 고급화·브랜드화·명품화해 산업 규모를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리 기업들은 우리의 문화산업과 중국 경전산업의 관련 분야에서 연결고리를 만들어볼 수 있다.

▲신형역외무역=신형역외무역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기존 국경간 전자상거래, 역외무역과 서비스를 융합한 새로운 해외무역 방식으로 무역을 활성화하겠다는 의미다. 녹색무역, 디지털무역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영역을 저비용·고효율의 무역방식으로 전환해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박 교수는 중국 기업의 본사는 중국에 있지만 여러 생산 시스템을 해외 여러 곳에 만들어 둠으로써 중국 기업의 생산기지가 확대되는 것이라며, 이와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형태에 대한 준비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봤다.

▲굿즈경제=최근 중국 Z세대 사이에서는 굿즈경제(Goods Economy)가 소비 아이콘으로 등장했다. 굿즈 경제는 이차원 팬덤 문화에서 파생된 개념으로, 애니메이션·만화·모바일·게임·영화·드라마 등의 캐릭터 IP(지적재산권)를 모티브로 한 피규어, 배지(badge), 아크릴 스탠드, 일러스트 카드 등의 주변 상품과 관련된 경제활동을 말한다. 중국 내 굿즈경제 시장규모는 2023년 1201억 위안(약 24조원)에서 2024년 1690억 위안(약 33조원)으로 성장했으며, 매년 40% 이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셔우파 경제=최근 중국 언론매체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 중 하나가 셔우파 경제다. 셔우파는 영문으로 ‘Debut(데뷔)’, ‘First(첫번째, 처음)’를 의미하며, 기업의 신제품·신기술 발표회, 새로운 서비스 론칭, 1호점 오픈, 첫 공연 등을 중심으로 한 체험형 소비형태다. 셔우파 경제는 지난해 7월 공산당 제20기 2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중국식 현대화 발전과 소비진작을 위한 수단으로 처음 언급됐다. 다양한 체험 소비행사와 흥미를 유발해 위축된 소비심리를 회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 교수는 “중국 소비시장은 노인, 골드미스, 이혼여성 등 다양한 계층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며, 고령화와 관련된 바이오산업과의 협력도 유망하다고 소개했다. 또한, 노동집약형 산업의 탈중국화가 진행되는 반면, 지식·기술집약형 산업은 오히려 중국 진출이 확대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일방적 진출이 아닌 쌍방향 협력구조로 전환해야 하며, 중국 기업생태계에 들어가 현지화 경영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