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무역협정’ 개정, 한국기업 경쟁력 겨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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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북미 무역협정’ 개정, 한국기업 경쟁력 겨누나 자동차 등 주요 쟁점에 멕시코 진출기업 ‘예의주시’

기사입력2025-07-15 00:00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간의 무역협정 재검토가 내년으로 다가오면서, 멕시코 지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재협상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요 쟁점 중에 자동차 등이 포함돼 있어, 한국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펴낸 ‘최근 미국 내 USMCA 검토 논의와 주요 쟁점’ 보고서는, 최근 관세 협상이 일단락되면 2026년으로 예정된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의 재검토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USMCA는 발효 6년차인 2026년 중 세 나라가 공동 평가를 실시하고, 모든 국가가 연장 의사를 표명하면 16년 연장된다.

북미지역 국가들간의 무역협정이지만 한국기업에 미칠 영향은 상당해 보인다. USMCA 등 북미 지역 내 생산 시 제공하는 인센티브 수혜를 위해 자동차, 가전, 철강, 에너지 등의 산업군을 중심으로 멕시코에 다수 진출했기 때문이다. 1999년 1월부터 2024년 12월 사이 한국의 대멕시코 투자액은 118.35억 달러에 달하며, 약 2000개의 기업이 투자·진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보고서는 “검토 개시가 협정 개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북미 지역에 생산 거점을 둔 한국 기업들이 USMCA 특혜를 실질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만일 협정이 개정된다면 “한국 기업의 공급망 및 수출 전략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원산지 규정, 노동 부가가치 기준, 역내산 부품·소재 사용 요건 등이 강화될 경우 생산지 이전, 조달처 다변화, 비용 증가 등 공급망 전반에 구조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으며, 북미 지역 내 판매 및 수출경쟁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동차 원산지 기준 등 쟁점 많아

보고서는 협정 검토 시 “EV 전환 가속화, 분쟁 판정 이행, 유예제도 만료 등으로 원산지 기준의 조정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자동차·자동차 부품의 원산지 기준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표적으로 전기차·자율주행차 부품에 대한 역내부가가치(RVC) 기준을 놓고 미국과 캐나다·멕시코 측이 대립하고 있다. 핵심부품 인정 여부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북미 무역협정 검토 시, 자동차·자동차 부품의 원산지 기준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앞서 미국은 북미산으로 인정받은 핵심부품이라도 완성차 RVC를 계산할 때는 기준을 다시 충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원산지 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반대로 캐나다·멕시코는 한번 북미산으로 인정된 부품은 완성차 RVC에 그대로 포함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2021년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의 해석이 협정 위반이라며 분쟁 해결 패널에 이를 제소했고 2022년 12월 캐나다와 멕시코가 승소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미 분쟁해결 절차에서 패소한 미국이 핵심부품 인정 방식을 다시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중국의 멕시코를 통한 우회수출도 쟁점이 될 수 있다. 보고서는 미국이 중국의 비시장적 정책, 과잉공급, 멕시코를 통한 우회 생산·수출 등의 무역 특혜 남용으로 북미 자동차 공급망과 공정경쟁이 위협받고 있다고 판단해 원산지 규정 강화와 중국산 부품 우회수출 차단 논의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실제로 2023년 멕시코의 대중국 자동차 부품 수입 규모는 90억달러에 달하며, 멕시코 진출 중국계 부품 기업의 대미 수출도 11억달러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2013년부터 2023년 사이 멕시코의 중국산 휴대전화 부품(36.8%→46.3%)과 컴퓨터 부품(34%→46.6%) 수입이 크게 늘었다. 중국의 멕시코 경유 우회수출이 특히 USMCA가 시행된 2020년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쟁점이 다양한 탓에, USMCA의 검토가 원만한 결론 도출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관세 부과로 인해 USMCA의 검토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멕시코 정부는 USMCA 검토가 2025년 하반기에 개시될 수 있다고 밝혀 조기 논의 가능성을 시사한 반면 캐나다는 철강·알루미늄 등 관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검토 진행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민, 마약 단속, 국방비 지출과 같은 비통상 쟁점까지 논의가 확대되거나,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가 주요 협상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NAFTA 당시와 마찬가지로 USMCA 탈퇴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으며, 국가 간 보복관세와 관세 인상이 반복된다면 USMCA는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USMCA의 검토가 한미FTA 등 다른 무역협정의 미래를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한국 역시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해야 할 상황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