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시장 확대…달러 의존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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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스테이블코인 시장 확대…달러 의존도 심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다른 나라 통화 가치 상대적으로 약화 가능성”

기사입력2025-09-13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 확대가 달러의 가치를 상승시켜 달러의 위상이 더욱 공고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2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내놓은 ‘지니어스 법 통과와 스테이블코인: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 확대는 전 세계적으로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심화시켜 현재의 달러 중심의 국제통화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 또는 금, 국채 등의 실물자산을 담보로 해서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를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사가총액은 전체 스테이블코인의 99%를 차지하고 있다. 2019년 말 약 49억달러였던 달러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시총은 2020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올해 8월말 현재 약 2660억달러(368조원) 까지 성장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확대에는 미국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은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달러 지위를 확고히 함으로써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패권을 한 단계 강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재정자금 조달에 기여하는 국채의 안정적인 수요 창출을 위해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선도하는 상황이다.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으로 제정된 지니어스 법은 스테이블코인을 위한 전용 규제체계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엄격히 제한하며, 허가받은 발행자만 미국 내에서 합법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발행자의 보유자에 대한 이자지급을 금지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지니어스 법 통과에 따라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는 국제결제시장, 국채시장, 외환시장 등에 영향을 미치고, 중장기적으로는 국제통화체제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중장기적으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확대 시 달러 강세”

스테이블코인이 단기적으로 달러에 미칠 영향은 예상하기 어렵다. 변동적 요인을 먼저 살펴보면, 스테이블코인 규모의 갑작스러운 증가가 단기금리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달러약세를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구조적 요인의 결론은 다르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미 국채 수요가 증가하는 경우 달러에 대한 수요 역시 증가하고, 이는 달러 강세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 확대로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지속 증가하면 달러에 대한 기대 가치가 절상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결국 중장기적으로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 확대는 중장기적으로 달러의 가치를 상승시켜 달러의 위상이 더욱 공고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무역 및 금융 거래 등에서 달러 사용이 더욱 확대되면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해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가 더욱 강화되고, 이는 달러 강세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 확대로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미 국채에 대한 프리미엄이 확대돼 달러에 대한 기대 가치가 절상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준비자산 부실이나 유동성 위기에 따른 코인런 발생 등으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는 경우, 달러 가치가 크게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는 달러의 확고한 위상이 스테이블코인 성장을 견인하고, 이는 디지털 경제의 달러 의존도를 심화시키며, 이로 인해 다시 달러 지위가 강화되는 “자기 강화적 순환을 통해 달러 패권 고착화”가 예상된다.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 사용 확대가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결국 스테이블코인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감독하는가에 달려 있다”며, 잘 관리될 경우 거래가 확대되면서 달러 중심 국제통화체제가 더욱 견고해지겠지만,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신뢰가 붕괴된다면 국제금융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우리나라도 선진국들의 제도화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 규율 관련 제도화가 필요하다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해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만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만약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한다면 “도입의 성공 여부는 원화의 국제 경쟁력에 달려 있으며, 원화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외환시장 선진화 노력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스테이블코인은 유동성이 높은 현금이나 단기채권을 준비자산으로 마련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단기 시장성 국채를 발행하고 있지 않아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제약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처럼 일시적인 재정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단기 국고채 도입을 제약하는 제도를 개선하고, 단기 국고채 운용을 위한 국채관리 시스템의 선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