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M&A, 매도인 교육과 인수금융 확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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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더불어 중기 “중소기업 M&A, 매도인 교육과 인수금융 확대 필요” “오너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야”…㈜MMP 김규현 대표

기사입력2025-09-28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전문 M&A 자문사 ㈜MMP의 김규현 대표는 지속가능한 M&A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중기이코노미

“중소기업 M&A는 아직도 쉽지 않습니다. 정보도 부족하고, 금융도 따라주지 않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전문 M&A 자문사 ㈜MMP의 김규현 대표는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자리에서 국내 M&A 시장의 현실을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교육과 금융 지원이 더해진다면, 중소기업도 대기업 못지않게 M&A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지속가능한 M&A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회계사에서 M&A 전문가로…100% 성공보수제 운영

김 대표는 2010년 회계사로 커리어를 시작해 대형 회계법인에서 경험을 쌓았다. 2016년에는 동료들과 함께 회계법인 마일스톤을 공동 창업해 9년간 중소기업·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회계·세무 자문을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중소기업 M&A를 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재무와 세무를 도와드리던 고객사들이 시간이 지나며 성장했고, 그 가운데 몇몇 기업이 좋은 타이밍에 수백억 원 규모의 M&A를 성사시키기도 했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대기업만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M&A가 사실상 중소기업에도 충분히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습니다.”

이후 그는 M&A 자문에 집중하기 위해 2022년 기존 회계법인을 동료들에게 맡기고 독립, MMP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대형 회계법인에서는 중소기업이 소외되기 쉽고, 우리는 그 틈새를 메우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MMP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Deal에 집중한다. 대기업 위주로 돌아가는 M&A 시장에서 이들이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고 성공적인 거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자문하는 것이 회사의 핵심 역할이다.

특히 차별화된 전략은 100% 성공보수제다. 일반적으로는 착수금을 먼저 받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MMP는 거래가 실제 성사될 때만 보수를 받는다.

MMP는 2024년 한 해 동안 총 5건, 거래액 678억 원의 M&A 및 투자자문을 성사시켜 국내 리그테이블 건수 기준 8위, 금액 기준 25위를 기록했다. 대형 회계법인과 글로벌 투자은행 사이에서 중소형 부티크 자문사로서 의미 있는 성과다.

M&A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성사되는 기업의 조건은

김 대표는 한국에서 M&A가 쉽지 않은 이유로 중소기업 오너들의 낮은 이해도와 시장 가격에 대한 괴리를 꼽았다.

“대부분 ‘우리 회사는 최소 500억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시장에서 보는 가치는 200억일 수 있습니다. 이 괴리를 좁히지 못하면 결국 거래가 무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M&A가 쉽지 않은 이유로 중소기업 오너들의 낮은 이해도와 시장 가격에 대한 괴리를 꼽았다. ©중기이코노미

그러면서 그는 성공적인 M&A가 성사되는 기업에는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과거에 꾸준히 안정적인 실적을 낸 기업은 매력적이다. 인수자는 결국 과거 재무성과를 근거로 향후 수익성을 가늠하기 때문에, 적자가 지속된 기업은 관심을 얻기 어렵다. 둘째로 매도인과 매수인의 가격 기대치가 합리적으로 맞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회사라 하더라도 희망 가격이 시장 현실과 괴리되면 거래는 성사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요소는 미래 성장성과 시너지다. 인수자가 “이 회사를 인수하면 더 크게 키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거래가 성립된다는 것이다.

“세 가지가 모두 맞으면 반드시 성사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한두 가지 조건만 충족되는 경우가 많고, 나머지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자문사의 역량입니다.”

“한국도 준비해야”…M&A는 ‘중매’, 행복한 거래 돼야

김 대표는 일본 중소기업 M&A 활성화 사례를 주목했다. 일본은 고령화 심화로 승계자가 없어도 흑자 도산하는 기업이 급증하자, 정부가 적극 개입해 M&A 시장을 살렸다. 중소기업청과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M&A 매칭 플랫폼을 운영하고, 국책금융기관을 통해 저금리 인수금융을 제공했으며, 증여세·상속세 유예 등 세제 혜택까지 병행한 것이다. 그 결과 2010년대 이후 중소기업 M&A 건수가 급격히 늘어나 알짜 기업의 존속과 지역 경제 안정에 기여했다.

“한국도 머지않아 비슷한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중소기업 대표들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2세·3세는 승계를 원치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회사 매각이나 외부 승계가 대안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김 대표는 국내 중소기업 M&A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금융권이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과제를 두 가지로 제시했다.

첫째는 잠재 매도인을 위한 교육이다. 김 대표는 “대부분의 중소기업 오너는 인생에서 단 한 번 M&A를 경험할까 말까 하다”며, “정보와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거래에서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M&A 절차, 기업 가치 산정, 협상 전략 등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둘째는 중소기업 인수금융 확대다. 그는 대기업 M&A에는 수천억 원 단위로 인수금융이 지원되지만, 중소기업 거래에서는 20억~30억조차 받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금융기관이 더 작은 규모의 인수금융을 활성화해야 시장이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M&A 자문사의 역할을 “중매쟁이”에 비유했다.

“좋은 매물이 있으면 인수자는 자연히 모여듭니다. 결국 자문사는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서 신뢰를 구축하고 조건을 조율하는 중매인의 역할을 합니다. 저희가 프로젝트를 많이 하기보다는 소수의 딜을 끝까지 책임지고 성사시키는 데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MMP는 현재 약 30만개 기업 정보를 보유한 자체 DB 솔루션 ‘딜테이블(DealTable)’을 운영하며, 잠재 인수자와 매도 기업을 효율적으로 매칭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김 대표는 “MMP는 당장은 대형 회계법인과 경쟁하기보다, 중소기업 M&A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목표”라며 “시장 규모가 더 커지면 그때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M&A가 성공하면 매도인은 인생의 결실을 맺고, 매수인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고, 저희는 자문사로서 보람을 느낀다. 모두가 해피할 수 있는 거래를 더 많이 만들어가는 것이 비전”이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