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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자국 플랫폼, AI 경쟁력 토대”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 플랫폼 경쟁력이 AI 생태계 성장 좌우한다
- 기사입력2025-09-26 11:3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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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디지털 플랫폼 육성과 이들의 경쟁력 강화는 AI 시대에도 중요한 정책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자국 플랫폼이 없는 국가는 인공지능 산업과 서비스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곽규태 순천향대학교 교수는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지난 24일 개최한 'AI 강국, 왜 자국 플랫폼이 필요한가' 정책 토론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는 AI 기업은 대부분 플랫폼 기업”이라며 “플랫폼 없는 국가는 국민들이 AI 서비스에 늦게 접근하게 되고, 산업 전체도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자국 플랫폼의 효과…산업·경제에서 사회·문화까지
곽 교수는 자국 플랫폼을 ▲법적·지배구조상 자국·역내에 위치하고 ▲데이터와 기술 인프라 통제의 실질이 자국 혹은 역내 관할 하에 있으며 ▲현지 사용자·정책·거버넌스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플랫폼으로 정의했다.
곽 교수에 따르면, 자국 플랫폼이 국가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먼저 산업·경제적 효과다. 자국 플랫폼은 국내 기업의 디지털 전환 촉진제 역할을 한다. 예컨대 네이버 클라우드, 카카오와 같은 국내 플랫폼 기반 서비스는 국내 기업들이 AI와 빅데이터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글로벌 플랫폼에만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수익 유출을 막고, 디지털 무역수지 개선에도 기여한다. 아울러 분쟁 발생 시 국내 제도를 기반으로 플랫폼-중소기업 간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다는 점도 중요하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둘째, 정치·사회적 효과다. 플랫폼을 통해 수집·활용되는 데이터는 사실상 ‘국민의 생활 기록’에 해당한다. 자국 플랫폼이 있어야 데이터 주권을 확보할 수 있고, 필요 시 국가 차원에서 정보 흐름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도 유지된다. 또 공공 의사결정 과정에 다양한 시민사회가 참여하도록 플랫폼이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어, 민주적 거버넌스 강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셋째, 사회·문화적 효과다. 글로벌 AI 모델은 영어 데이터 편중 현상이 심각하다. 하지만 자국 플랫폼이 보유한 한국어 텍스트, 음성, 영상 데이터는 모국어 특화 AI 모델 학습의 핵심 자원이 된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가 대표적 사례다. 이러한 자국어 중심 AI는 단순 번역 수준을 넘어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는 AI 서비스 개발로 이어져, 국민들에게 더 자연스럽고 정확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곽 교수는 “이처럼 자국 플랫폼은 산업과 경제, 정치·사회, 그리고 문화까지 다층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며 “플랫폼을 단순한 사기업 서비스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33개국 분석…“플랫폼 경쟁력 있는 나라가 AI도 앞서”
곽 교수 연구팀은 OECD 회원국을 중심으로 중국, 인도 등 33개국의 5개년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는 AI 연구 논문 수, 스타트업 투자 규모, 기업의 AI 활용도, 생성형 AI 시장 규모를 종속 변수로 삼았고, 자국 검색엔진 점유율, 앱마켓 내 자국 앱 비중 등을 독립 변수로 두었다.
분석 결과는 명확했다. 자국 플랫폼 경쟁력이 높을수록 AI 연구와 투자가 활발하고, 기업의 AI 활용과 생성형 AI 시장 성장에도 긍정적 효과를 보였다. 곽 교수는 “아직 탐색적 연구 단계라 결론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실증적으로 의미 있는 단서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24일 'AI강국, 왜 자국 플랫폼이 필요한가'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실제로 미국은 구글, 중국은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일본은 라인과 야후재팬, 한국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 자국 플랫폼을 중심으로 AI 기술 개발과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반면 자국 플랫폼이 없는 많은 국가들은 글로벌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갖기 어렵다.
한국, 플랫폼 경쟁력 강해…규제보다 전략적 지원 필요
곽 교수는 “2024년 기준 자국 검색엔진을 보유한 국가는 전 세계 7개국에 불과하다”며 “한국은 미국·중국·러시아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또 모바일 앱 시장에서도 한국은 세계 3위 수준을 기록해 자국 플랫폼 경쟁력이 여전히 강한 국가임을 보여줬다.
네이버는 한국어 데이터에 특화된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였고, 카카오는 메신저 기반 생태계를 활용해 금융·모빌리티·콘텐츠 서비스로 확장하며 AI 접목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사례는 곽 교수가 지적한 “자국 플랫폼이 AI 경쟁력의 토대가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곽 교수는 “한국은 아직 자국 플랫폼 경쟁력이 높은 몇 안 되는 나라”라며 “플랫폼을 무조건 규제하기보다 규제영향평가를 거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국 플랫폼의 경쟁 우위가 어디서 비롯됐는지를 학문적으로 규명하고, 기업들이 이를 전략적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가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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