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개선에도 한계기업↑…업종 상황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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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실적개선에도 한계기업↑…업종 상황 제각각 취약업종 지원부터 사업재편까지 맞춤대응 나서야

기사입력2025-09-27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특히, 2024년중 전반적인 기업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한계기업의 비중이 상승한 점 등에 비추어 최근의 한계기업 증가는 경기 요인뿐 아니라 구조적 요인 등에도 기인하는 바가 큰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한국은행이 펴낸 ‘금융안정 상황(2025년 9월)’ 보고서에 실린 ‘한계기업 현황 및 특징’ 자료는 최근 한계기업 상황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짚고 있다. 2010년부터 지난해 사이 기업실적이 등락을 거듭했음에도 한계기업은 지속 증가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비금융법인 외감기업 2만8751개 중에서 영업이익이 총이자비용에 미치지 못해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을 밑돈 기업의 비중은 17.1%로, 1년새 0.7%p 상승했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계기업들의 한계상태 지속기간 역시 길어져, 한계상태가 3년 이상인 기업의 비중이 2023년

36.5%에서 2024년 44.8%로 상승했다. 반대로 1년전 한계기업 중 정상상태로 회복된 기업의 비중은 2023년 16.3%에서 2024년 12.8%로 하락했다. 한계기업으로 한번 진입한 기업들의 회복도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계기업에 대한 대응이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의 경우 한계기업 비중이 39.4%로 가장 높았고, 숙박음식(28.8%)이 뒤를 이었다.

그런데 건설 및 부동산 업종의 경우 기업수 기준으로는 한계기업 비중이 상승했으나, 이들 업종의 한계기업에 대한 신용공여액(증권담보대출 등) 규모는 감소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지방 부동산경기 부진 지속 등으로 관련 여신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강화됐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반대로 글로벌 공급과잉 이슈 등이 부각되고 있는 석유화학 및 전기전자 업종 등에서는 신용공여액 상승이 두드러졌다.

이처럼 한계기업 비중이 기업실적의 등락 등에도 불구하고 장기간에 걸쳐 증가 흐름을 이어가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니, 리스크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금융기관이 고위험 한계기업 및 공급과잉 이슈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 취약업종 한계기업에 대한 익스포저가 확대되고 있는 점 등에 유의해 기업신용 리스크를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부동산 등 기존의 한계기업 과다 업종에 대해 구조조정 노력을 지속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건설업 업황이 회복된다면 부동산업의 한계기업 비중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으나, 단시일 내에 업황이 회복될 지도 의문이고 부동산PF 버블을 다시 키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금융권 전반의 리스크를 생각하더라도 합리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한 분야다.

대외여건의 영향을 받고 있는 업종에 대해서는 과감한 지원책이 산업 전반의 경쟁력 제고와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정부가 이미 석유화학 산업에 대해 사업재편 방안을 발표했는데, 단기적으로는 설비감축을 성공하고, 중장기적으로는 M&A와 친환경제품으로의 전환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가 지적했듯이 한계기업에 대한 업종별로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리스크부터 일자리까지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칠 사안이니만큼 정부가 중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신중한 대응책을 마련해, 실효성있게 실행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