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가격 1500억원의 간극을 좁힌 ‘언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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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M&A 가격 1500억원의 간극을 좁힌 ‘언아웃’ 매수·매도인 간 차이 해소…런던베이글뮤지엄 매각과 언아웃 조항

기사입력2025-10-01 11:00

강혜미 객원 기자 (hmk@star-law.kr) ㅣ다른기사보기

강혜미 법무법인 별 대표변호사

최근 ‘런던베이글뮤지엄’을 운영하는 엘비엠(이하 런던베이글)이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이하 JKL)에 2000억원대 규모로 매각되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매각 초기 매도인 측에서는 3000억원대를 희망하였고 최초 인수의향자는 3300억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JKL은 현실적 수준인 1500억원(EBITDA 4.5배)을 제시하며 협상에 나섰고, 최종적으로 2000억원대 중반, EBITDA 8배 수준에서 성사되었습니다.

본 거래에서 제가 주목한 부분은 ‘언아웃(Earn-out)’ 조항입니다. 최초 3000억원을 희망한 매도인 측과 보수적으로 1500억원 밸류를 제시한 매수인 간에 1500억원이라는 큰 가격 격차가 있었는데, 언아웃 조항이 이 간극을 좁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언아웃을 통해 가격을 조정하면서 인수 후 매도인의 지속적인 경영참여를 유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M&A 거래에 있어서 언아웃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언아웃 조항이란=언아웃 조항(Earn-out)은 M&A에서 매수인과 매도인 간의 기업가치 평가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거래 종결 후 일정 기간 동안 기업이 특정 조건을 달성하면 매도인에게 추가 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조항입니다. 이 구조는 매도자에게 미래 성과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매수자에게는 불확실한 미래 가치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어 거래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의 경우 인수 금액의 절반 이상은 올해 안에 지급하고, 나머지는 향후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조건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가격협상 전략=실제로 M&A 과정에서 협상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 가격에 관한 것입니다. 매도인과 매수인이 보는 관점 차이가 큰데, 특히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의 경우 기업의 미래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따라 기업의 가치는 크게 달라집니다. 매도인은 기업의 미래가치를 최대한 높게 평가받기를 원하고, 매수인은 기업의 미래 가치부분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합니다. 매도인이 원하는 기업가치와 매수인이 제시한 매매대금 사이에 차이가 현저한 경우에는 거래가 불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거래 성사를 위한 방안으로, M&A 시에는 미래가치를 보수적으로 보고 가격을 정한 뒤 M&A 후 회사 성과에 따라 추가로 매매대금을 지급하는 언아웃 조항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양측 모두에게 윈윈=매도인 입장에서는 당장은 기업가치를 양보하더라도 매각 이후 회사가 잘되면 추가 수익을 얻을 기회가 생깁니다. 즉시 상당한 현금을 받으면서도 추가 수익 기회를 갖게 되어 매도인이 계속 경영하는 경우 자신의 경영 능력에 자신이 있다면 매력적인 조건입니다.

M&A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미래가치를 보수적으로 보고 가격을 정한 뒤 M&A 후 회사 성과에 따라 추가로 매매대금을 지급하는 언아웃 조항을 활용하곤 한다. <이미지=클립아트코리라>

매수자 입장에서는 불확실한 미래의 성과가 실제 확인되는 시점에 성과에 따라 추가 매매대금을 지급하는 것이므로, 거래 당시 과대 평가로 인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추가 성과의 일부를 매도인에게 지급하는 것은 큰 부담이 아니고, 오히려 매도인이 매각 후에도 남아서 경영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동기부여 장치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런던베이글도 100% 매각한 뒤에도 기존 경영진인 강관구 대표이사가 그대로 회사를 이끌고, 브랜드 정체성을 상징하는 이효정 전 CBO도 고문으로 참여하도록 하였습니다. 창업자들의 경영 참여와 성과 창출을 유도하면서, 인수인 입장에서는 인수 후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언아웃 시 유의사항=언아웃 조항은 잘 활용하면 매도인과 매수인 간의 가격차이를 줄이고 인수 이후에도 시너지를 통해 회사를 성장시키고 그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는 성공적인 전략이 될 수 있는 반면, 잘못 활용하면 분쟁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의를 요합니다. 크래프톤은 2021년 미국 게임 개발사 ‘언노운월즈 엔터테인먼트(UWE)’를 인수할 당시 5억 달러의 매매대금을 지급하면서 2.5억 달러의 언아웃 조항을 두었는데, 최근 매도인 측은 크래프톤이 게임 출시를 미루고 경영진을 해고했다고 주장하며 언아웃 3448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러한 분쟁발생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계약서에 언아웃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언아웃을 지급하는 기준인데, 이는 회사의 특성을 고려하여 당사자들 간 합의로 정하게 되며, 일반적으로 세전영업이익(EBITDA), 매출, 이익 등 재무적인 성과를 기준으로 하거나 또는 주요한 거래의 성사, 인허가, 고객 수나 이용자 수 등 사업 성과에 연동하여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기준이 성취되는 과정에 관해서도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언아웃 기간은 보통 1~3년 정도로 정하는데, 위 기간 동안 대상회사를 어떻게 경영할지도 중요한 쟁점입니다. 매수인이 대상회사를 경영하는 경우 언아웃 지급 기준에 도달하지 않도록 보수적으로 운영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매도인 입장에서는 언아웃 지급 기준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해서 사전 동의를 얻도록 하거나, 매수인이 인위적으로 성과를 조작하거나 성과 달성을 방해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을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상적인 언아웃 구조는=가장 이상적인 구조는 매도인이 언아웃 기간동안 경영진으로 대상회사를 경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자문한 사례에서, 대부분 기존 매도인이 언아웃 기간동안 대표로 재직하는 것을 전제로, 그 재직 기간 동안 회사의 성과에 연동하여 언아웃을 지급받았습니다. 이 경우 인수인 입장에서도 기존 경영진이 남아서 성과를 내고, 기존 경영진은 성과에 따라 매매대금을 높게 받을 수 있어서 시너지가 극대화 되었고 양쪽 모두 만족하는 거래가 되었습니다. 런던베이글 사례에서도 매도인의 지속적인 경영참여를 전제로 언아웃 조항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회사들이 언아웃 조항을 적극 활용해 매도인과 매수인 간 가격에 관한 입장 차이를 좁히고 양측 모두가 만족하는 거래를 만들어가기를 기대합니다. 다만 성공적인 언아웃을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준비와 명확한 조건 설정, 그리고 인수 후 상호 신뢰에 기반한 성과 달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강혜미 법무법인 별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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