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동량…트럼프 관세 발표전 ↑ 발표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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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세계 물동량…트럼프 관세 발표전 ↑ 발표후 ↓ 반도체·의약품 관세 대비 재고 관리 필요

기사입력2025-10-03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발표나 시행 이전 세계 물동량이 급증하고, 발표 이후 감소하는 현상이 반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예상되는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등에 대비해 재고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펴낸 ‘미 관세 정책 이후 세계 수출 물동량 변화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미국은 총 16차례 관세 정책을 발표했다. 실제 관세 시행 건수는 총 11건이었다.

보고서는 이같은 관세정책의 발표와 시행이 미국의 10대 수입대상국 중 한국과 중국, 독일, 일본, 베트남 등 총 8개국의 수출 물동량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분석결과 세계 수출 물동량은 미국의 관세 정책 발표 후 1주차에 25.9% 증가하고, 관세 시행 후 1주차에 20.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미국 대선 후보 유세 기간 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한 경우 역시 물동량에 영향을 미쳤다.

보고서는 “관세 발표 후 1주일 이내로 즉시 출하가 가능한 물량은 대부분 재고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했다.

관세발표와 달리 실제 관세가 시행될 때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관세 시행 직후 1주일간 수출 물동량은 평소보다 20.8% 감소한 것이다.

보고서는 “관세 발표 후 수출 물동량 증가폭이 관세 시행 후 물동량 감소폭을 상회(5.1%p)”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2기 관세, 주기 짧아 재고 외 대응여력 크지 않아”

보고서는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이 발표되거나 시행될 때마다 세계 수출 물동량에 일시적인 등락을 촉발했으며, 대부분 발표·시행 시점 1주차에 유의미한 움직임이 나타난 것으로 평가했다.

시기별로 보면, 고율 관세를 예고한 트럼프 후보의 당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세계 수출 물량은 크게 위축됐다. 이후 미국의 수입 물량은 1월 트럼프 취임 직전인 12월 중 가장 크게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트럼프 취임 전까지 관세 회피를 위해 재고 중심으로 수입 물량이 대량 유입된 결과로 해석했다.

세계 수출 물동량은 미국의 관세 정책 발표 후 1주차에 25.9% 증가하고, 관세 시행 후 1주차에 20.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올해 2~3월 중에는 대중국 10% 추가관세 즉시 시행과 캐나다·멕시코 25% 관세 발표 및 유예 결정 등 엇갈린 조치가 연달아 나오면서 불확실성이 고조됐다. 3월에는 철강·알루미늄 25% 품목 관세가 시행되면서 세계 수출 물량의 증가세가 2월보다 둔화됐다.

4월에는 보편관세와 자동차 및 부품 관세, 철강·알루미늄 관세 확대 등이 이뤄졌다. 그 결과 4~6월 미국의 대세계 수입 증가율은 2% 미만으로 크게 축소됐다. 미국의 4월 상호관세 발표 후 세계 수출 물량은 증가세가 확대됐지만 미국의 대세계 수입 증가율은 빠르게 감소해 상반된 양상이 나타났는데, 보고서는 “이는 세계 수출이 미국 외 시장으로 상대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이같은 추이를 놓고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은 관세 정책의 변동성이 크고 발표부터 시행까지 주기가 짧아 재고 외 대응 여력은 크지 않다”고 짚었다. 실제로 대중국 관세의 경우 취임 직후 즉시 10%가 부과되기도 했으며,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제외하면 발표부터 시행까지 대부분 길어도 한 달 남짓에 불과했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수출용 제품은 발주·생산·선적까지 약 2개월 내외가 소요되는데, 미국의 관세는 발표부터 시행까지 주기가 짧고 내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기업은 재고분을 활용해 즉시 대응 중인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이로부터 향후 추가될 수 있는 다른 관세조치에 대한 대응책을 도출했다. “향후 반도체, 의약품 등 조사 품목에 대한 관세가 현실화 될 경우, 단기적으로 수출 선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재고 관리 및 안정적으로 생산용 원·부자재 공급망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에는 품목·산업 리드타임을 고려해 완충 재고를 운용하고, 환율·운임 급등에 대비해 보험·헤지 등 리스크 관리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에는 관세 동향 상시 모니터링 및 핵심 정보의 신속한 제공을 통해 기업의 선제적 대응을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