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주 관여활동 ‘준수 선언단계’ 머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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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포토·인포그래픽 국민연금 주주 관여활동 ‘준수 선언단계’ 머물러 김남근 의원 “공적 자산운용기관으로 실질적 수탁자 책임 강화해야”

기사입력2025-10-21 11:52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국민연금의 수탁자 책임 활동이 제도 도입 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소극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남근 의원은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의 수탁자 책임 활동은 여전히 ‘준수 선언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제도의 외형은 갖추었으나 실질적 관여력과 국민 신뢰는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국민연금기금은 총 120개 기업에 대해 중점관리사안 관련 주주 관여활동을 실시했다. 2024년 말 기준 관여활동 대상 기업은 40개로, 이는 국민연금이 투자한 1173개 상장기업 대비 약 3.4%, 5% 이상 지분 보유기업 265개 대비 15.1%에 불과했다. 같은 해 의결권 행사(756회 기준)와 비교해도 약 5.2% 수준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관여활동 대상이 제한적인 이유는 현행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대한 지침’이 중점관리사안을 기금 지분율 5% 또는 보유비중 1% 이상 기업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점관리사안은 배당정책, 임원 보수한도, 법령 위반 우려, 지속적 반대의결 사안, 기후변화·산업안전 관련 리스크 등 6개 항목에 한정돼 있다.

특히 국내에서 문제로 지적되는 정책보유주식, 자사주를 통한 지배구조 왜곡, 모·자회사 이중상장 등은 중점관리 항목에서 제외돼 있다.

2020~2024년 120개 관여기업 중 공개중점관리기업은 단 2곳, 비공개중점관리기업은 29곳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관여활동이 비공개로 진행되고, 절차도 1년 이상 소요돼 기업별 관여 내역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국민연금의 경영참여형 주주활동도 사실상 전무하다. 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상 단기매매차익 환수 등 법률적 제약으로 인해 적극적인 경영참여형 활동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또한 기관투자자 간 협력적 관여활동 역시 유명무실하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활동에 관한 지침’은 국내외 기관투자자와 협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는 공동보유자 간 대량보유 보고의무 등 법적 리스크가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은 2017년 스튜어드십코드 1차 개정 시 협력적 관여활동 원칙을 추가했고, 2025년 6월 발표된 3차 개정안에서는 이를 주요 과제로 명시했다. 영국 역시 2010년 제정 당시부터 협력적 관여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김남근 의원은 “국민연금은 국민자산의 공적 운용자로서 자본시장 신뢰 회복의 중심축이 되어야 한다”며 “국민연금과 위탁운용사의 스튜어드십코드 이행 점검 및 평가 제도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스튜어드십코드 개정작업과 이행점검 강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범위와 적용 대상을 다시 점검하고, 제도 개선을 통해 이행점검 방안도 함께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또한 “현행 스튜어드십코드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본 등 해외 성공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은 2014년부터 기업 거버넌스 개혁을 본격 추진하며, 상장유지 조건 강화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통해 자본시장 신뢰를 회복했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