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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애프터마켓…대기업 제품만이 답일까
글로벌 판로개척에 나선 중소기업…국제 모빌리티 산업전
- 기사입력2025-10-31 11:30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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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품질인증부품협회 부스에 진열된 다양한 자동차 외장재 모습 ©중기이코노미“이번 전시회에 참여하면서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등 동남아시아, 중동, 남미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수많은 바이어가 우리 부스를 찾았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현대기아차 부품이에요. 그런데, ‘수출 규제’에 묶여 있어 우리 중소기업 제품들을 팔 수 있던 기회들을 많이 놓쳤습니다.”지난 10월22일부터 3일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 모빌리티 산업전(KOAA-GTT SHOW, Korea Auto Industry & Global TransporTech Show)에 참여한 (사)자동차품질인증부품협회 관계자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애프터마켓(After-market)이 활성화돼 있는 다른 나라와 달리, 이 시장에 대한 인식이 낮은 우리나라 소비자는 대기업 위주의 제품만이 ‘정품’이라며 신뢰하는 경향이 높고, 디자인보호법 때문에 글로벌 애프터마켓 진출도 막혀 있어 중소 제조업체의 성장이 더딘 편이라는 것이다.그런데도 모빌리티 부품을 제조하는 많은 중소기업은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 진출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중기이코노미가 현장을 찾아 이들의 얘기를 들어봤다.‘인증 마크’는 공인된 품질 보증 수표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에 있는 자동차품질인증부품협회는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에 판로를 열어주기 위해 탄생했다.협회 관계자는 “2018년 GM 대우 자동차 군산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협력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애프터마켓용 자동차 부품 생산 및 개발 쪽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며, “고품질의 국산 부품을 제공하는 동시에, 협회 내 조합을 통해 제품 공동 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자동차 애프터마켓의 국내 법적 용어는 자동차 품질인증 부품이다. 과거 대체 부품, 대체 인증 부품으로 불렸던 것에서 공식적으로 법제화한 이름이다. 이 인증은 OEM 제품과 동일하다는 뜻으로, 국내에서는 이 인증을 받지 않으면 제품을 팔 수 없다.해외의 애프터마켓은 이미 오래전부터 활성화돼 있다. 예를 들어, 캐나다의 경우 자동차 사고 시 ‘품질인증 부품’부터 쓸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심지어 ‘인증’에 대한 제약이 없어 중국, 대만의 제조업체들은 인증 절차를 밟지 않고도 판매하는 상황이다.
자동차품질인증부품협회가 인증한 국내 제조업체 제품에는 이렇게 품질 인증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중기이코노미반면, 우리나라는 대기업 위주의 시장과 정책 때문에 ‘정품’ 사용이 정답인 것처럼 인식돼 왔다. 올해 들어 정권이 바뀌면서 애프터시장 활성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특히, 전기차로 자동차 시장이 재편되면서 부속품이 사라지고 있는 지금, 외장품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업계의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품질인증부품협회 회원사만 보더라도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제조업체를 비롯해 금형 및 사출업체부터 유통업체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고 한다.자동차 품질인증 부품 시장이 활성화되면 중소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이익이다. ‘정말 잘 만든다’, ‘정교하다’, ‘중국보다 훨씬 낫다’는 해외 바이어의 평이 자자한 국내 중소 제조업체의 판로 확대가 가능해지고, 소비자는 같은 수준의 제품을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120만원이 넘는 외제차 범퍼의 가격이 품질인증 제품을 쓰면 60만원대로 뚝 떨어진다.이 관계자는 “출시한 지 5년 이상 된 현대, 기아차의 경우에는 품질인증 절차를 거쳐 내수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하는 등 그동안 국토교통부, 국회, 지자체 등을 설득해 많은 산업적인 규제를 풀었다”고 뿌듯해했다.문제는 수출 관련 규제가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애프터마켓이 완성차 업체들의 원활하지 않은 부품 수급 문제를 대체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중소기업도 충분히 역설계를 통해 도면 개발, 사출, 성형 등을 할 수 있는 기술력이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기술력도 있고, 법적인 기반도 거의 다 마련한 만큼, 수출 규제를 풀어 많은 중소기업의 숨통을 트이게 해주면 좋겠다”며, “해외에서는 부품 수급 문제 때문에 우리나라 중소 제조업체의 제품을 찾는데, 수출 규제로 인해 엎어진 계약만 여러 건”이라고 아쉬워했다.
강원이모빌리티산업협회 부스에 전시된 자동차 부품 ©중기이코노미업체간 협력체계 구축…수출전략 모색해외 판로 확대를 위해 지역의 자동차 부품업체가 서로 협력하는 사례도 있다. 강원이모빌리티산업협회는 모빌리티 관련 산업 생태계 분석을 통해 R&D 역량을 강화하고, 신사업 모델 개발 지원을 통해 해외 시장을 넓혀 나가고 있다.강원이모빌리티산업협회 정석한 전무는 “강원도에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조양, 제동, 현가장치(Suspension) 등을 개발하는 업체들이 몰려 있다”며, “여기에 초소형 전기차, 전기 화물차 등 완성차 회사부터 골프 카트, 배송 드론, 스쿠터, 전기 오토바이 등 다양한 완성 아이템들이 포진해 있고, 품질의 우수성 또한 인정받고 있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이어 “완성 아이템뿐만 아니라, 우리가 개발해 납품하고 있는 부품들을 소개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 우리의 모듈(module)을 소개하면서 R&D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현재 이 협회는 철원, 인제, 강릉, 횡성, 원주, 영월을 거점으로 삼고, ▲플라즈마를 활용한 고기능성 복합 나노소재 활용 ▲특수목적형 차량 튜닝 시제품 설계·제작·시험·평가 지원센터 구축 ▲세라믹 소재 및 관련 산업 구축 ▲e모빌리티 연구·실증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기업의 전동화 등 혁신전환지원센터 ▲드론 전용 성능 시험장 같은 실증 거점 구축 등 미래 모빌리티 중심의 스마트 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정 전무는 “현재 회원사들 상당수는 대기업 1차 협력사에 납품하거나 직접 멕시코, 폴란드 쪽에 수출하고 있다”며, “향후, 바이어가 필요한 아이템들을 개발해 납품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신사업 아이템들을 계속 발굴해 사업화 발판을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동성과 동성의 대만 협력업체 제품들 ©중기이코노미기업의 오랜 기술 노하우를 통해 해외 기업과 직접 손잡고 판로를 개척한 곳도 있다.고무 제조업체인 동성(DONGSUNG) 안정승 책임은 “우리는 1959년부터 자동차에 들어가는 고무 부품을 제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자동차에는 다양한 부속품이 들어가지만, 그중에서도 고무의 역할은 부품과 부품의 완충 작용을 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일례로, 자동차 하체에 연결된 파이프들이 차체에 부딪히면 진동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자동차 성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런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된다.따라서 자동차 고무 부품은 특성상 파이프 등 철물로 된 부품과 연결되기 때문에 공통의 고객사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동성은 글로벌 시장에서 판로를 확보하고, 경쟁력을 가져가기 위해 대만의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함께 판매하고 있다.안정승 책임은 “세계 시장에 제품을 판매할 때 우리 고무 부품과 파트너십을 맺은 대만의 주물 업체 제품을 함께 판매한다. 또, 상대방의 부품을 필요로 하는 고객사가 있을 때 연결해 주는 다리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도아 관계자가 에어컨 컴프레셔를 보여주며 부품들이 서로 어떻게 부딪치는지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윤활 성분은 사라지고, 부품은 쉽게 긁히고 녹이 슬기도 한다.
도아의 윤활 코팅 기술은 산업 전반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자동차의 부품이 서로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윤활 성분은 필수다. 정기적으로 윤활유를 첨가해야 부품을 오래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의 한 중소 제조업체가 자동차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윤활유를 첨가할 필요가 없는 솔루션을 내놔 많은 관람객의 관심을 받았다.윤활 코팅제 전문 공급업체인 ㈜도아(DOAH) 품질관리팀 관계자는 “부품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서로 부딪히며 여기저기 긁히기 마련”이라며, “이런 마찰과 마모 작용을 방지하는 데 필요한 것이 윤활유다. 하지만, 윤활유가 부족해 부품이 부식되면 고팅제는 쉽게 박리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부품의 표면이 마모되면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치수 공차가 벗어나거나 정밀도가 떨어지고, 그로 인해 제품 품질, 조립 호환성, 공정 신뢰성에도 영향을 준다. 또한, 금속 간 접촉면에서 스코어링, 피팅과 같은 현상이 발생해 장비 수명 단축, 유지보수 등 예기치 않은 비용의 원이이 되기도 한다. 이때는 해당 부품을 통째로 바꿔줘야만 한다그는 “우리는 오일 형태의 코팅액을 도포한 후, 건조를 거쳐 코팅한다. 즉, 보충이나 교환이 필요 없고 부품이 폐기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자동차의 경우에는 최소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도아의 이 기술은 차량용 컴프레셔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오토바이 제조사, 산업용 컴프레셔 제조업체 등 냉매 순환 장치를 제조하는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