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개발협력 ‘비즈니스 연계형 ODA’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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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스타트업·TIPS 국제개발협력 ‘비즈니스 연계형 ODA’로 진화 민관협력형 개발협력 모델 ‘CTS’ Seed 0 프로그램 새 도전 무대

기사입력2025-11-14 17: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개발도상국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CTS(Creative Technology Solution) 프로그램이 스타트업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방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배아현 코이카(KOICA) 기업협력사업팀 대리는 최근 코이카와 임팩트 액셀러레이터 MYSC,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가 공동 개최한 ‘KOICA CTS Seed 0 창업초기기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설명회’에서 “국제개발협력에서 민간기업의 역할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과거 단순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 중심에서 출발한 민관협력은 CSV(공유가치창출) 단계를 거쳐, 이제는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개발협력과 연계되는 ‘비즈니스 연계형 ODA’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이카와 임팩트 액셀러레이터 MYSC,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는 10일 ‘KOICA CTS Seed 0 창업초기기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설명회’를 공동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코이카는 이러한 민관협력형 개발협력의 대표 사업으로 ‘CTS 혁신적 개발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CTS는 KOICA의 대표 혁신 프로그램으로, 스타트업의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협력 현장에 적용해 기존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문제에 대한 새로운 솔루션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

CTS 프로그램은 2017년부터 시행돼 지금까지 100개가 넘는 기업이 참여했다. 이들 중 일부는 Seed 0에서 출발해 Seed 1, 2 단계를 거쳐 본사업으로 진출했으며, 프로그램 이후 수출 계약체결, 후속 투자유치 등 다양한 성과를 냈다.

스타트업 혁신으로 해결하는 개도국 사회문제

배 대리는 최근 CTS 프로그램이 실제로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과 개발도상국 문제 해결에 의미있는 역할을 한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소재업체 Nanu는 베트남에서 플라스틱과 농업 부산물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친환경 펄프 몰드 용기를 개발했다. 농업 부산물을 원료로 사용하고 자체 코팅기술을 더해 내수성과 내열성을 갖춘 펄프 제품을 만드는 이 솔루션은 ‘사용 후 버려지는 플라스틱’과 ‘농업 부산물’이라는 이중 문제를 동시에 겨냥했다. 베트남 현지 적용 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 62만톤까지 줄일 수 있다는 잠정 추정도 제시됐다.

리플렛(Reflet)은 인도네시아의 상수도 누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자원 관리시스템을 개발한 기업이다. 리플렛은 2020년 Seed 0 프로그램에 참여해 시제품을 제작하고, 인도네시아 현지 3700가구를 대상으로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 이후 CES 혁신상 후보로 선정되는 등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스마트축산 플랫폼 기업 Trackfarm은 베트남 돼지 사육농장의 환경조건과 건강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AI 기반 솔루션을 제공했다. 이는 농가의 노동력 부족과 질병 발생률 증가라는 구조적 문제를 ICT 기술로 보완한 사례다.

농업 분야의 머시은(Mercien)은 케냐의 영세 농민이 겪는 저소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지 작물재배 기술을 도입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모델을 구축했다. 머시은은 2022년 CTS Seed 1에 선정된 후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했으며, 내년부터는 Seed 2 단계에서 생산량 확대 및 기술 확산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배 대리는 “CTS는 단순한 공공지원이 아니라 기업의 ‘글로벌 진출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며 “특히 Seed 0 과정을 거친 기업은 개발협력 이해도가 높아 이후 단계 사업에서 경쟁력이 더욱 높다”고 말했다.

Seed0 프로그램, 개발협력 역량 강화의 출발점

코이카는 혁신적인 CTS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Seed 0 단계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참여 기업을 이달 24일까지 모집한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CTS는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춰 Seed 0 → Seed 1 → Seed 2 → 본사업(Scale-up) 형태로 단계별 지원이 이뤄진다. 이번 Seed 0 단계는 CTS 사업의 초기단계로, 참여기업은 ▲교육 ▲보건 ▲농촌개발 ▲물 ▲도시 ▲디지털 ▲에너지 ▲기후행동 ▲인도적 지원 등 10대 분야 중 하나를 선택해 KOICA 사무소가 설치된 43개 개발도상국에서 사업화를 추진할 수 있다.

배 대리는 “특히 Seed 0 프로그램은 CTS의 출발점으로, 단순한 자금 지원보다는 현지 시장조사, 문제 분석, 사업 기획 등 기업의 개발협력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선발기업에 교육·멘토링·연계 등 3개월 집중 지원

선발된 기업은 2025년 12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약 3개월간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이 기간 동안 ▲국제개발협력 및 현지 협업 강의 ▲CTS 제안서 및 비즈니스 모델 교육 ▲지식재산권·법률·IR 컨설팅 ▲현지 액셀러레이터(AC) 연계 ▲전문 멘토링 등이 제공된다.

특히 우수팀(최대 5팀)에는 현지조사 및 관계기관 MOU 체결 기회, 차기 ‘CTS Seed 1’ 공모 서면심사 가산점 등 후속 지원이 주어진다.

참가 자격은 사업자등록 후 7년 이내의 창업기업 또는 예비창업자, 사회적기업으로, 이행보증보험 증권 발행이 가능한 기업이어야 한다. 단, 자산총액 120억 원 이상 기업이나 학계·연구기관의 단독 지원은 불가능하다.

서류 심사에서는 개발도상국의 문제 인식과 SDG 연계성, 솔루션의 차별성, 팀 역량, 현지 적합성, 지속가능성 등이 평가된다. 또한 코이카 공모전 수상 이력, 공공데이터 경진대회 수상 경력, 신용보증기금 스타트업 매칭 프로그램 참여 이력 등에는 가산점이 부여된다. 평가 항목은 ▲문제분석 및 해결방식의 적절성(30점) ▲솔루션 혁신성(30점) ▲사업계획의 적정성(25점) ▲현지 지속가능성(15점)으로 구성된다.

배 대리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위해서는 정부와 국제기구뿐 아니라 민간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며 “코이카는 앞으로도 혁신 스타트업과 함께 개발도상국의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한국 기업의 글로벌 진출 기회를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CTS Seed 0 프로그램이 창업 초기 기업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무대이자 글로벌 임팩트를 만드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