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인듯 비대면인듯 일상에 접속한 가상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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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래 ㅣ HIT! 이 기술 대면인듯 비대면인듯 일상에 접속한 가상융합 AI·가상융합·휴먼이 만나다…대한민국 가상융합대전

기사입력2025-11-17 12:00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이번 대한민국 가상융합대전은 일상과 스며든 기술에 초점이 맞춰졌다. 사진은 플레이스비의 윤재석 이사가 도로명주소 교육 화면을 소개하는 모습 ©중기이코노미

“내년 1월에 출산 예정인데, 내가 사는 곳의 육아정책과 내가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을 찾아 줘.”

“지금 고속도로에 로드킬이 발생했다는 민원 전화가 왔어. 관련 안내사항을 바로 안내해 줘.”

자기가 필요한 데이터를 다운로드할 때, 각 포털사이트에 들어갈 필요 없이 얻고 싶은 자료에 대한 질문만 하면 산재해 있던 정보를 한곳으로 가져와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이는 시민에게만 편리한 기능은 아니다. 공무원은 방대한 분량의 데이터를 재빨리, 쉽게 찾아 시민에게 즉각적으로 응대할 수 있어 민원에 대한 고민을 해소할 수 있다.

2025 대한민국 가상융합대전에서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아이원 박명호 이사가 설명한 ‘스마트 행정’ 개념은 이처럼 공공기관과 시민의 거리를 더 좁히는 데 일조했다.

지난 12일부터 3일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가상융합대전은 AI, 메타버스, XR 등 가상융합 기술이 사람들의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던 자리였다. 중기이코노미가 현장을 찾아 가상융합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이끌고 있는 기술과 기업을 만나봤다.

AI와 가상융합이 만나 ‘공공·실습·치유’의 영역 ‘확장’

아이원의 데이터 기반 스마트 행정 데이터 통합 플랫폼은 말 그대로 산재해 있는 각종 데이터의 수집, 연계를 통해 ‘과학적 행정’을 추진하도록 돕는 서비스다.

아이원에서 11월 초, 남양주시에 개발해 공급한 플랫폼의 화면 ©중기이코노미

이 회사의 박명호 이사는 “각 공공기관과 협약을 맺고, 해당 기관에서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데이터를 넣어준다. 여기에는 교통현황부터 민원 키워드 분석, 공약사항, 부서별 업무 추진 현황 데이터를 시각화한 자료부터 위치정보 등 GIS, 지역 입지 등을 볼 수 있는 데이터 분석까지 알 수 있다”며, “이 자료들은 공무원도, 시민도 모두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이 알고 싶은 내용을 바로바로 알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공무원의 업무 효율성이 올라갔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다.

그는 “공무원들이 교대로 당직을 설 때, 한밤중에 갑자기 어떤 사고가 났다는 민원이 들어올 때가 있다. 예전에는 이럴 때마다 책자를 찾아 해당 민원인과 통화하면서 안내 사항을 얘기해줘야 했지만, 지금은 이 시스템 덕분에 민원 응대를 즉각적으로 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2022년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에 최초로 도입한 이후, 전라남도 함평군, 서울시 동작구와 성동구, 경기도 남양주시 등에 서비스하고 있는데, 이 시스템은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일반 사기업 공급도 바라보고 있다. 박 이사는 “향후 전국의 400개 공공기관에 플랫폼을 제공한 후, 사기업에 맞는 서비스로 고도화해 사업 영역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플레이스비의 도로명주소 교육 화면 ©중기이코노미

교육 분야에도 가상융합 기술은 유용하게 쓰인다. 특히, 안전 문제로 직접 현장 교육을 하기 어려운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플레이스비㈜는 현재 초등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도로명주소 교육을 좀 더 쉽고, 재미있게 교육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뵀다.

윤재석 이사는 “보통 기성세대들은 길을 찾을 때, ‘100m 직진 후,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세요’ 혹은 ‘광화문역에 내려 스타벅스 건물 방향으로 직진하면 됩니다’ 등과 같은 방법으로 길을 찾지만, 도로명주소 교육만 받으면 현재 서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가야 할지, 직진해야 할지 바로 판단할 수 있다”며, 도로명주소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시 말해, 도로명주소를 잘 알면 낯선 곳에 가더라도 방향 감각을 금방 찾아 목적지에 갈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교육이라도 ‘안전’이 동반돼야 한다.

윤 이사는 “초등학생들에게 보급된 태블릿 PC에 앱을 다운받으면 도로명을 만들어가면서 체험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 콘텐츠를 개발했다”며, “행안부에서 해외 원조 프로그램의 하나로 우리 주소체계에 관심 있어 하는 몽골,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 제공하게 되면, 우리 기술이 해외에도 나갈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외에도 대학 실습에도 메타버스 콘텐츠는 활용된다. 그는 “건축 현장, 반도체 공정 등 대학에서 하는 실습을 모두 현장에서 할 수는 없다. 이때, 전문가들을 초빙해 교수 과정을 만들어 제공할 수 있다”며 “VR과 웹으로 보급할 수 있어 VR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도 교육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국클라우드의 플랫폼을 통해 내담자와 상담사가 대화하는 장면. 이 앱은 상담소, 심리 측정 센터, 치유 월드, 아카데미아, 바람의 산책로 등 전문 상담부터 커뮤니티 활동 공간, 힐링 공간 등을 선사한다. ©중기이코노미

정신 건강 관리도 가상융합과 AI의 결합으로 한층 고도화된다. 특히, 개인화가 뚜렷해지는 사회 흐름에 따라, 이런 플랫폼이 오히려 대면 상담보다 좀 더 편하고, 안락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한국클라우드에서 개발한 유마인드 앱을 들고 나온 김재욱 전무는 “얼굴을 노출하지 않고 메타버스 상에서 전문 상담사를 만나 실제와 똑같은 상담을 받을 수 있다”며, “상담사가 내담자에 맞춰 치유까지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앱”이라고 소개했다.

실명과 얼굴을 노출하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솔직한 상담이 가능하고, 이를 기반으로 내담자의 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가상융합 기술력 때문이다. 상담할 때는 내담자의 얼굴이 공개되지 않지만, AI 카메라가 실제 내담자의 얼굴을 촬영해 시선, 근육, 음성, 몸짓 등 감정 분석을 마친 후, 현재 내담자의 심리를 데이터로 분석해 상담사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현재 이 서비스는 직원 복지 차원에서 상담 케어를 하는 기업체와 소방서, 경찰서 등 직원의 심리적인 이슈가 있는 공공기관에서 많이 찾고 있다고 한다.

실사와 비슷한 캐릭터로 ‘에듀·엔터 업계’에도 빠르게 확산

빈 한글문서에 자기가 원하는 글과 표를 그려놓고, 색깔도 쉽게 칠할 수 있듯이, 이제는 코딩 교육도 빈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쉽게 따라 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디캐릭 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코딩 교육을 체험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디캐릭 김대수 선임매니저는 “학생들이 이 메타버스 공간에 들어오면 꾸미고 싶은 공간을 3D 모델로 만들고, 움직이는 생명체를 생성해 서로 연결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그가 빈 화면에서 내장돼 있는 우주 공간을 가져오자 우주 환경이 만들어졌고, 남자아이 캐릭터를 드래그하자 우주에 남자아이가 서 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후, 박수치는 애니메이션을 코딩하자 금세 우주에서 캐릭터가 박수를 치는 모습이 생성됐다.

즉, 이 회사의 목표는 코딩의 전체적인 맥락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요즘에는 초등학교뿐만 아니라 유치원에서도 로봇을 활용해 코딩 교육을 하는데, 우리는 이 나이대의 아이 교육에 집중했다”며, “50가지 넘는 템플릿을 활용해 3D 메타버스 공간에서 꾸미는 것도 배우고, 다양한 직업 체험 프로그램도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전국에 열 군데 넘는 지사가 각 지역 교육기관과 연계하거나 방과 후 수업, 늘봄학교 등과 협업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맥스(Max), 마야(Maya) 같은 전문 3D 모델링·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3D 캐릭터를 쉽게 제작할 수 있는 툴을 선보인 회사도 있다.

㈜다우데이타 마케팅기획팀 조현진 프로는 “맥스, 마야 같은 프로그램은 비전공자이거나, 기능에 익숙하지 않으면 다루기 쉽지 않다”며, “우리는 좀 더 쉽고, 간편하게 3D 캐릭터를 제작할 방법을 고민하다 대만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을 한국에 들여왔다”고 했다.

특히, 실사에 가까운 캐릭터를 쉽게 만들 수 있어 영화나 드라마 제작사, 게임 회사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현장에 세워진 3D 캐릭터 제작 툴 제작 과정을 살펴보면, 실제 인물 사진을 넣은 후, 동작이나 모션을 입히자 금세 3D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는 장면을 추출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AI 챗봇과 3D 캐릭터가 통합된 AI 어시스턴트가 개발돼 웹, 모바일, 키오스크 등과 연동해 서비스 산업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실시간 표정, 시선, 립싱크와 감정 인식, 사용자 맞춤 반응에 특화해 국내 대기업, 공공기관 등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곳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