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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이사 임무해태 외 ‘경영판단의 법칙’도 고려
회사에 손해입힌 경우 이사가 책임을 지는 경우는?
- 기사입력2015-02-26 00:00
이영철 객원 기자 (lawlyc@naver.com)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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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는 법인이고 그 법인과 관련되는 채무나 기타 책임은 모두 주식회사가 지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이사는 주식회사의 기관일 뿐이기 때문에, 주식회사의 채무나 책임을 떠안는 경우는 원칙적으로는 없다.
법무법인 ‘주원’ 이영철 변호사그러나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해태한 때 즉 게을리 한 때에는 회사에 대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게 된다(상법 제399조). 법령 또는 정관을 위반하거나 임무를 게을리 한 이사가 여러 명일 경우 해당 이사들은 연대해 회사에 대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또한 이사가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임무를 게을리 한 때 해당 이사는 제3자에 대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상법 제401조). 이때도 임무를 게을리 한 이사가 여러 명일 경우 그 여러 명의 이사가 연대해 제3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된다.
우선 이사가 회사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경우를 구체적으로 보기로 한다.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된 행위를 한 경우 이사가 회사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된다. 이 때 이사는 법령 또는 정관의 내용을 알고 있거나, 모르더라도 과실로 모르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실제 해당 이사가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배된 행위를 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사가 임무를 게을리 한 경우라고 하는 것은 어떤 행위를 구체적으로 하는 경우, 즉 작위에 의한 업무집행을 게을리 한 경우 뿐만 아니라 회사에 손해를 가하지 않아야 할 부작위의무 또는 손해를 방지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게을리 함으로써 회사에 손해를 일으킨 경우를 포함한다. 이와 같은 경우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이 바로 경영판단의 법칙이다. 이사의 업무집행이 있은 다음 사후적으로 살펴보니 그 임무를 게을리 한 것으로 판단되더라도, 이사의 업무집행 당시 그 이사가 그 업무를 해결하기 위한 필요 정보들을 충분히 확보하고, 이에 기초해 신중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거쳐 회사의 최대이익을 위해 신의성실에 따라 의사결정을 했다면, 이는 임무를 게을리 했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표적인 케이스로 거론되는 것이 삼성전자의 이천전기에 대한 투자 건이다. 삼성전자는 중전기사업 진출을 계획하면서, 이천전기 주식을 80% 넘게 매수하는 등 2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그러나 이천전기는 인수 당시부터 재무구조가 열악했으며, IMF가 겹쳐 결국 도산지경에 이르렀고, 삼성전자는 매수 또는 인수한 이천전기의 전 주식을 95억원에 매각함으로써 1900여억원의 손실을 입게 됐다. 이에 참여연대가 규합한 삼성전자의 소수주주들은 삼성전자의 임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대표소송을 제기했다.
이사는 주식회사의 기관일 뿐이기 때문에 주식회사의 채무나 책임을 떠안는 경우는 원칙적으로는 없다. 그러나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해태한 때 즉 게을리 한 때에는 회사에 대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게 된다. ©비자트이 소송에서 대법원은 ▲삼성전자의 경영진이 이천전기를 인수하기 1년 전부터 중전기사업 참여의 필요성, 재무구조개선방안, 손익전망 등을 검토했고 ▲인수가격 결정을 위해 수차례 협상과정을 거쳐 중전기사업에 참여할 필요성이 있고 ▲신규법인 설립보다는 기존업체인 이천전기 인수가 유리하며 ▲유상증자 및 단기차입금의 장기저리자금으로의 전환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면 조만간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이사들의 위 인수결정이 당시 상황에서 경영판단의 재량권 범위를 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음으로 이사가 제3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경우를 좀 더 자세하게 보기로 한다. 임무를 게을리 한 경우는 이사가 회사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경우와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여기서 임무를 게을리 한 것이 제3자의 손해에 직접적으로 연결된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같은 임무를 해태한 이사의 행위에 대하여 중과실로 감시의무를 게을리 한 경우도 포함된다.
이 경우 가장 논란이 많은 것은 주주가 입은 간접손해도 제3자의 손해로 볼 것인가이다. 예를 들어 이사가 고의 또는 중과실로 임무를 게을리 했고, 이로 인해 회사의 재산이 감소함으로써 회사가 손해를 입고 결과적으로 그 회사 주주들의 경제적 이익이 침해되는 손해가 바로 주주의 간접손해다. 그런데 판례는 주주가 입은 간접손해를 여기에 포함시킨다면 주주가 회사채권자에 우선해 변제를 받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이를 포함시켜서는 안된다고 본다.
한편 1998년 개정상법은 ▲이사가 아니더라도 지배주주와 같이 회사에 대한 영향력이 있는 자가 이를 이용해 이사에게 업무집행을 지시한 경우 ▲이사가 아니면서 이사의 이름으로 직접 업무집행을 한 경우 ▲이사가 아니면서 회장, 명예회장,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이사 등의 명칭을 사용해 회사의 업무를 집행한 자는 위 이사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및 이사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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