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과 다르다? 문제는 중국과 실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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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중국 “신흥국과 다르다? 문제는 중국과 실물경제” 중국+‘F14 신흥국’ 수출비중 선진국보다 높아…낙관론 금물

기사입력2014-02-12 11:18

김창훈 기자 (ckim2014@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연초부터 신흥국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요동치는 가운데 한국 경제는 이들 국가와의 ‘차별화’ 논리에 기대지 말고 ‘동조화’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연구위원과 최문박 선임연구원은 11일 ‘신흥국 금융 불안, 금융경로보다 실물경로가 더 위협적’ 제하의 보고서를 내고, 최근 우리나라 금융변수들은 취약 신흥국들과 비교해 차별화보다 동조화에 가깝다고 해석했다.

지난해 12월18일부터 올해 2월3일까지 ‘F14 신흥국’(금융위기 등에 취약한 14개국)과 우리나라는 환율(F14 5.5%, 한국 2.5%) 하락, 주가(2.3%, 2.3%) 하락, CDS프리미엄(78.2bp, 17.6bp) 상승 등 동조화 경향이 강했다는 것이다.

조 연구위원은 특히 “미국연방준비위원회(Fed)가 신흥국의 위기상황보다는 미국 경기회복 속도를 중시하는 ‘마이웨이’식 출구전략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제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될수록 한국이 신흥국들과 동일하게 취급될 확률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림자 금융’…중국 경제, 어디로 가시나이까?

중국 ‘그림자 금융’ 규제 과정의 반복되는 자금경색 조짐

<자료=LG경제연구원/Datastream>

인도네시아 경제상황이 급격히 악화된 원인의 하나로 중국에 대한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다는 것을 지적하며, 신흥국과 중국의 경제를 연장선에 놓은 시각도 주목된다. 러시아, 칠레, 베네수엘라 등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들이 취약국으로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 경기가 둔화되면 원자재 국제수요가 줄어 가격이 하락하고, 주요 수출국이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조 연구위원은 그 기저에 중국 ‘그림자 금융’의 부실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림자 금융 파동이 여전히 진행중이라며 “심지어 관련 규제가 강화된 지난해 4분기 이후에도 증가세가 지속돼 현재 약 23조 위안, 중국 GDP의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그림자 금융 축소 우려는 부동산 경기, 지방정부 투자, 한계기업 구조조정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림자 금융 부실화 우려와 중국 내 자금 경색의 연관성을 언급한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기에 미국 출구전략과 신흥국 불안이 맞물려 중국내 금융불안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른쪽 그림에서 보이는 지난해 6월과 12월, 올 1월의 금리 급등이 그 예다.

취약국+중국 수출비중 40.5%…선진국 전체보다 많아

우리나라의 지역별 수출 비중(단위: %)

2013년 기준<자료=LG경제연구원/IMF·무역협회>

이 보고서는 F14 위기에 중국의 금융불안 및 경기악화가 가세할 경우를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았다. 금융불안이 ‘일부’ 취약국을 넘어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되기 때문이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 경제는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아 충격의 강도가 더 클 수 있다.

우리나라의 수출비중은 그 단적인 예다. 2013년 F14 신흥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14.4%,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26.1%로서, 이들을 합산한 40.5%는 선진국 전체에 대한 수출보다도 많다.

이에 따라 조 연구위원은 F14 및 중국에 의해 촉발될 수 있는 금융위기는 우리나라 금융변수뿐 아니라 실물경기 변수까지 동조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국의 수입수요 둔화 및 이로 인한 세계경기 전반의 위축이 한국의 수출을 둔화시키고 경기까지 둔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금융경로보다 실물경로를 통한 충격 전이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취약 신흥국들과의 차별화 가능성 낙관보다 동조화 리스크를 염두에 두고 ▲거시건전성 제고 및 금융시장 체질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