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심판-양도협상 병행 ‘상표브로커’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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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취소심판-양도협상 병행 ‘상표브로커’ 압박 지식재산보호協, 상표권분쟁 예방·대응 ‘K-브랜드 보호 컨설팅’

기사입력2015-07-30 00:00

윤주희 기자 (jooheey15@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이주웅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 분쟁지원팀장이 중국 내 상표권 분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2010년에 설립된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A사는 배우 B와 전속모델 계약을 체결하고 2012년 1월부터 공중파와 케이블TV, 극장 등에서 B를 주인공으로 한 CF를 방영했다. 이후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아진 A사는 가맹점과 직영점이 200여개로 늘어나는 등 승승장구하게 됐고, 곧 중국시장 진출을 검토하게 됐다. 그러나 이 회사의 계획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중국에 A의 브랜드가 이미 상표등록돼 있었기 때문이다.

A사의 상표를 등록한 이는 중국인 C였다. 그는 인터넷에서 B가 등장하는 광고를 본 뒤 한국의 A사에 대해 알게 됐고, 곧 이 회사의 상표를 출원해 등록까지 받았다. C는 A사의 상표를 출원하던 날, 한국과 미국 등 다른 외국기업의 상표와 서비스표 55건도 함께 출원했다. 타인의 상표를 먼저 등록한 뒤 업체에 합의금을 요구하는 ‘상표브로커’였던 것이다.

A사는 곧 C와 접촉했다. 안정적인 시장 진출을 위해선 서둘러 상표권을 찾아와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C는 상표권 양도 조건으로 거액의 돈을 요구했다. 상표권 분쟁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A사는 그 길로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에 상표권 분쟁 대응 컨설팅을 신청해 도움을 요청했다.

협회는 A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상표권을 되찾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그 결과, ‘상표등록 취소심판과 양도협상을 병행하되 철저히 별개로 진행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는 서로 다른 특허법인과 법무법인을 고용해 한쪽엔 취소심판을, 다른 쪽엔 양도협상을 맡겨 정보노출을 최소화하면서 상대방에게 양자가 경쟁하는 듯 한 구도를 보여주는 게 목적이었다. C에게 양도협상이 순조롭지 않을 경우 A사가 취소심판에 집중할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줘, 상표권 이전에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한 것이다.

실제로 C는 A사의 이런 전략에 압박을 느꼈다. 협상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낮은 가격으로 상표권을 내논 것이다. 덕분에 A사는 예상보다 빨리 상표권 분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또한 별다른 손실 없이 원하던 시점에 중국 진출도 이룰 수 있었다.

지식재산권 분쟁 컨설팅 사업추진도

<자료=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

이처럼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를 이용하면 중국 상표브로커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8일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가 주최한 중소기업 지식재산권 보호 및 성장지원을 위한 상담회에서 이주웅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 분쟁지원팀장은 “최근 중국에선 인터넷 등을 통해 실제 사용되고 있는 한국 상표들을 조사한 뒤 이를 선점하는 상표브로커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중국시장에 진입하려는 기업들은 보호협회의 지원사업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자사의 상표권을 보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여기서 이 팀장이 언급한 협회의 지원사업은 K-브랜드 보호 컨설팅 지원사업을 말한다. 이 사업은 중국, 베트남, 태국 등 아세안(ASEAN) 지역에 진출했거나 진출 예정인 중소·중견기업의 상표권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고 침해를 구제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지원내용은 크게 상표권 분쟁 예방과 대응 두 가지로 나뉜다. 분쟁 예방은 국내 상표의 현지화 네이밍 컨설팅, 해외 경쟁사 상표분석 등에 필요한 소요비용 일부를 지원한다. 지원금액 한도는 기업당 500만원으로, 중소기업은 소요비용의 70%까지, 중견기업은 5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이 팀장은 “국내 유명 커피전문점인 카페베네는 중국 진출 당시 ‘Caffe Bene’라는 영문명 대신 이와 비슷한 ‘카페이페이니’라는 중문명을 상표로 등록했다”며 “이는 ‘당신과 함께 커피를 마신다’는 뜻으로, 표의문자인 중국어의 음과 뜻을 모두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중국에 상표를 출원할 땐 기존 브랜드를 단순히 현지어로 번역하는 차원을 넘어서 중국인에게 통하는 중국어 브랜드를 새롭게 창작해 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현지화 네이밍 컨설팅을 이용하면 이런 부분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K-브랜드 보호 컨설팅 사업 내용

<자료=특허청>

분쟁 대응은 해외 무단 선등록 상표에 대한 이의신청, 취소, 무효, 회수(협상)에 들어가는 소요비용 일부를 지원한다. 지원금액은 1500만원 한도이며 중소기업은 소요비용의 70%까지, 중견기업은 5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이 팀장은 “브로커에게 상표권을 빼앗겼을 땐 되도록 빨리 이를 회수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며 “분쟁 대응 컨설팅을 이용하면 다양한 분쟁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전략을 수립하기 때문에 상대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K-브랜드 보호 컨설팅 지원사업의 참여를 원하는 기업은 협회 국제지재권분쟁정보포털(www.ip-navi.or.kr)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된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문의사항은 특허청 산업재산보호지원과(042-481-5992) 또는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02-2183-5871~8)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