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덮친 ‘사드 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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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수출기업 덮친 ‘사드 포비아’ 품질 경쟁력 강화·FTA활용 등 대응방안 마련해야

기사입력2016-07-15 17:2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사드 방어범위<자료=국방부>

브렉시트로 인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사드(THAAD)로 인해 또 한번 국제정세가 어수선하다. 북·중·러 3자 체제를 공고히 해 신냉전 시대로 역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가 하면, 중국의 무역보복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내는 ‘사드 포비아’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사드는 포물선으로 날아오다 목표물을 향해 낙하하는 단계(종말단계)의 적 탄도미사일을 고도 40~150km에서 요격하는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다. 국방부는 현재 한반도 미사일 방어를 담당하고 있는 한미 패트리어트 체제보다 사드 체제가 훨씬 더 넓은 지역을 방어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에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이 크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중국 언론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는 한반도의 안보 수요를 훨씬 초월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안보 위협을 구실로 다른 나라의 정당한 안보이익을 위협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러시아는 유사시 한국내 사드부대 타격까지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북·중·러 3자 체제가 공고히 되면서 다시금 신 냉전시대로 역행하는 사태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주변 국가 간 분쟁 사례

<자료=현대경제연구원>

경제분야에서도 위기징후가 보인다. 우리 경제는 對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아 사드 배치는 향후 한중 간 통상 마찰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실제 지난 8일 정부가 사드배치를 최종확정한다고 발표한 이후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 등 중국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 중인 소비재 업체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과 무역중인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사드 포비아라 할 만큼 중국의 무역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그동안 중국이 주변국가와 분쟁이 있을 때마다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통관절차나 인증제도 등 비관세 장벽을 강화해 온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산업별 對 세계 통관거부 현황

단위: 건수<자료=현대경제연구원>

중국은 지난 2001년 일본이 중국산 대파·표고버섯 등 품목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한데 대한 무역보복으로 일본산 자동차·핸드폰 등에 대한 특별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또 일본·베트남·필리핀과의 영토분쟁 때에도 특정 품목에 대한 수출 중단 뿐 아니라 상대국 관광을 제한하는 조치도 내렸다. 우리나라도 2000년 중국산 마늘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로 중국의 무역보복 조치를 경험한 바 있다.

중국의 보호무역은 주로 위생 및 검역(SPS)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농·축·수산물과 전기·전자부문에 대해 비관세장벽을 높이고 통관을 거부하고 있는 양상이어서 수출기업의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현대경제연구원 한재진 연구위원은 최근 ‘중국의 對한국 보호무역 현황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사드 배치로 한중간 통상마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가 제시한 대응방안은 ▲중국기준에 맞는 對중국 수출품목의 품질 경쟁력 강화 ▲한중 FTA를 적극 활용해 중국의 對한국 보호무역 조치에 대한 중장기적 대응책 마련 ▲중국의 무역정책 및 관련 법제도의 사전 검토와 현지 기업과의 네트워크·파트너십 강화 등 보호무역 피해 최소화 ▲중국 내 혐한 분위기 조성과 중국인의 국내 관광 감소 가능성에 대한 대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