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음성인식도 자체기술 아닌데 ‘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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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래 ㅣ HIT! 이 기술 인공지능 음성인식도 자체기술 아닌데 ‘요란’ “외부 서비스와 연계할 생태계 없고 기술수준도 낮아” 준비 부족

기사입력2016-07-21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아마존의 인공지능 음성인식 알렉사를 활용할 수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 ‘Echo Dot’. <자료=아마존>

알파고 이후 인공지능(AI )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정부도 나서 AI 산업 육성을 위해 5년 동안 1조원을 투입한다는 내용의 ‘2017년도 정부 R&D 투자 방향 및 기준(안)’도 지난 3월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민간기업들이 설립하는 인공지능연구소의 연구개발 비용으로 올해만 300억원을 지원하고, 인공지능연구소 설립에는 삼성과 LG, SK텔레콤 등 6개 업체가 참여한다.

언론과 정부 그리고 기업 모두가 인공지능을 말하지만 요란할 뿐, 우리나라 산업계에서 아직 준비가 안 된 분야라는 따끔한 지적이 나왔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20일 주최한 ‘신기술 트렌드와 주요산업동향 전망 세미나’에서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은 “인공지능과 결합한 로봇이 일상생활·서비스 산업 등에 적용되는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이 거의 없고 대기업의 개술개발 수준도 낮다”고 평가했다.

류 소장은 이미 로봇과 인공지능을 일상생활에서 실현하고 있는 미국의 사례를 들었다. 미국의 인터넷 종합쇼핑몰 아마존이 내놓은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술 ‘알렉사’를 활용하면 음악감상, 뉴스 등의 정보를 제공받고 물건을 주문하거나 스마트홈을 제어할 수 있다. 아마존은 알렉사를 활용해 피자주문이나 우버 호출까지 가능한 음성인식 블루투스 스피커 ‘Echo’와 ‘Echo Dot’을 출시했다.

미국의 로봇 제조사 ‘사비오크’는 호텔에서 투숙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리어 로롯‘Relay’를 상용화해 공급하고 있다. <사진=신기술트렌및 주요산업동향 전망 세미나 자료집>

아마존이 제공하는 알렉사 활용영상에 따르면 사용자는 알렉사의 모닝콜로 눈을 뜬다. 사용자가 알렉사를 부르고 명령어를 말하면 알렉사는 사용자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주고, 오늘의 날씨나 스케줄을 일러준다. 집안 곳곳에 Echo Dot을 놓아두는 것만으로 실시간으로 알렉스를 호출하고, 알렉스에게 명령도 할 수 있다. 생활용품을 주문하거나, 외출 준비를 하며 집안의 조명과 전기 시스템을 말로 제어할 수 있다. 약속장소를 찾아주고 약속장소까지 이동할 우버도 알렉사에게 말로 부탁하면 호출해준다.

미국의 로봇 제조사 ‘사비오크’는 호텔에서 투숙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리어 로봇 ‘Relay’를 상용화했다. Relay는 투숙객이 요청하면 수건과 치약, 커피 등을 투숙객에게 가져다 준다. 현재 1만3000여대가 넘는 Relay가 호텔에서 활동하고 있다.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인공지능 컴퓨터 ‘쟈비스’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 가정과 호텔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류 소장은 “이같은 서비스를 한국에 적용하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무엇보다 한국어를 자연어로 처리하는 기술을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난관”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스마트홈이나 스마트TV에 적용한 음성인식 기술도 자체 기술이 아닌 미국의 음성인식 기술기업 ‘뉘앙스’의 것이란 설명이다. 또 인공지능 음성인식을 우버나 지역 상권 등 외부의 서비스와 연동해야 하는데 이러한 생태계도 아직 조성하지 못했다. 또 인공지능 기술 자체도 뒤떨어져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20일 주최한 ‘신기술 트렌드와 주요산업동향 전망 세미나’에서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은 ‘신기술 트렌드 및 시사점’을 강연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그러나 류 소장은 인공지능이 기업의 비즈니스를 개선하고 생산성에 기여함으로써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이며, 2024년에는 시장규모가 11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그는 인공지능이 광고, 투자, 미디어, 제조, 오일·가스 산업에서 활발히 쓰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전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스타트업들이 앞다퉈 생겨나고 있다. 기술의 전반적인 부분은 대기업이 개발하고 특정 기술은 스타트업이 개발하는 구도가 많다. 구글이 스타트업 딥마인드를 인수한 것과 같이 대기업과 스타트업 사이의 인수합병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류 소장의 설명이다.

IBM은 현 시점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고 어플리케이션 개발이 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 Watson을 보유하고 있으며 구글과 페이스북, 야후, 바이두, 삼성전자 등 업체와 기관에서 인공지능 플랫폼을 계속 출시하고 있다. 류 소장은 “인공지능 플랫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개발자와 친화적인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개발자들과 유대관계가 높은 IBM이나 구글의 인공지능 플랫폼이 시장에서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류 소장은 “인공지능분야에 진출하는 기업은 어떤 플랫폼을 구축할 것인가 혹은 어떤 플랫폼에 참여할 것인가를 우선 판단해야 하며 해당 분야의 킬러앱을 발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