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임금체불 사업주, 밀린만큼 부가금 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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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상습 임금체불 사업주, 밀린만큼 부가금 물린다 체불임금 1조 육박…지연이자 지급 대상 확대 등 처벌 강화

기사입력2016-09-07 00:00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정부가 상습적인 임금체불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 제때 임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강력하게 제재하겠다는 신호를 줘, 사업주의 임금체불을 예방하겠다는 구상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임금체불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분을 받는다. 그러나 법률상의 양형 기준일뿐 기소 후 법원 판결에서는 벌금 수백만원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처벌이 미약하니 일부 사업주들은 벌금을 내고 만다는 심보로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하는 실정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상습적인 체불임금 사업주에 부가금을 청구할 수 있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임금체불을 당한 근로자가 체불액과 동일한 금액의 부가금 지급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체불임금이 1000만원이라면 2000만원을 청구할 수 있다.

<그래픽=이혜원 기자> ©중기이코노미

모든 체불사업주에게 부가금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밀린 임금이 4개월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상습적인’ 체불을 대상으로 한다.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 현원규 주무관은 6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임금체불을 예방하고 근로자가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법”이라며 “지난 19대 국회 때 발의했으나 임기만료로 폐기된 법을 다시 추진한다. 올 하반기 중 정부 발의나 의원 발의로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 법률안에는 체불임금에 대한 지연이자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업주가 퇴직한 근로자에게 14일 이내에 임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늦게 주는만큼의 지연이자를 내야 하는데, 이를 재직자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지연이자는 연 20%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할 방침이다.

근로기준법을 바꿔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라는 처벌 수준이 미약하자는 지적이다. 현 주무관은 “2000만원 이하로 규정돼 있어도 실제 부과되는 벌금 액수는 크지 않다. 법률에서 액수를 올려도 실제 판결에 적용되지 않는 이상 큰 효과가 없을 수 있다”면서 “임금체불에 대한 부가금 부과, 지연이자 등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는 방법이 예방효과가 더 클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금체불 사업장 명단

취업포털 체불사업주 알림

상습적인 임금체불 사업주 명단을 매년 공개하고 있다.<자료=고용노동부, 알바천국 홈페이지 화면 캡처>

체불사업주 명단 공개도 제재 방안 중 하나다. 2013년 9월부터 실시해 지금까지 사업주 933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공개하는 내용은 체불사업주 이름과 나이, 집주소, 사업장 이름과 주소, 체불액이다. 공개 대상은 공개기준일인 매년 8월31일로부터 최근 3년 이내에 임금을 체불해 2회 이상 유죄가 확정된 사업주 중, 최근 1년 체불 총액이 3000만원 이상인 사업주다. 체불사업주 명단은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관보, 지방고용노동관서 게시판에 공개한다. 최근에는 취업포털에서도 체불사업주 명단을 걸어놓고 구직자들에게 주의를 주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8월말 기준 체불근로자는 21만4000명, 체불임금은 총 9471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견줘 10.9%(932억원)가 늘었다. 체불임금은 근로자가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한 경우만 통계에 잡힌다. 학습지교사, 골프장 경기보조원, 보험설계사,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 근로자까지 합하면 체불임금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추산된다.

일시적인 경영난으로 불가피하게 임금을 주지 못하고 있는 사업주는 정부로부터 융자를 받을 수 있다. 체불청산 의지가 있는 사업주에게 저리로 체불임금 청산을 지원하는 제도가 있다. 사업주가 체불임금의 절반을 지급하면 나머지 절반은 정부에서 빌려준다. 대출 금액은 최고 5000만원이며 근로자 1인당 600만원 한도로 담보가 있을 경우 이율은 연 2.7%, 신용보증일 경우 4.2%다. 지방고용노동관서에서 신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