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본사와 가맹점간 분쟁이 ‘똑똑해진’ 점주 탓?

프린트

오피니언 ㅣ 칼럼 가맹본사와 가맹점간 분쟁이 ‘똑똑해진’ 점주 탓? 프랜차이즈 산업 미래위해 불공정 행위 용인해선 안된다

기사입력2016-11-09 18:5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요즘 가맹점주들이 아는 게 너무 많아졌다” 최근 열린 ‘가맹점 피해사례 발표 및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한 참석자가 한 발언이다. 가맹사업 본사와 가맹점간의 갈등이 증가하는 이유 중 한가지라는 것이다. 한 프랜차이즈 컨설턴트도 요즘 가맹점주들이 너무 똑똑하다고 말한다. 가맹본사와 가맹점주간 갈등의 원인이 똑똑해진 점주들 때문인가.

가맹본사와 가맹점주간의 갈등이 증가하며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가맹점 중에서도 외식업 비중이 특히 높은 우리나라는 각종 가맹점의 난립으로 경쟁이 심화됐고, 이는 가맹점의 수익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가맹본사의 불공정 행위로 인해 분쟁이 끊이질 않는다.

지난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접수된 가맹사업분야 분쟁조정 건수는 522건이며, 가맹점주협의회를 구성해 교섭을 요청하는 건수도 매년 늘고 있다. 집단적 교섭을 요청한 가맹점은 미니스톱, 크라운베이커리, 세븐일레븐, 더풋샵, 멕시카나, 허그맘, 아리따움, 미스터피자, 투더디퍼런트, 본죽, 피자헛, 365플러스, 바르다김선생, 설빙, 봉구스밥버거, 피자에땅, 뽕뜨락피자, 파리바게트, 브레인스쿨, 뚜레쥬르, 롯데리아, CU, GS 등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프랜차이즈들이다. 분쟁의 이유를 살펴보니 필수물품 과다구입 강요, 과도한 광고판촉비 전가, 단체교섭 거부, 가맹계약의 부당한 해지, 영업지역 비보호, 상생협약 미준수, 인테리어비용 폭리, 10년차 이후 계약해지 등이다. 소비자로서 눈살 찌푸려지고 프랜차이즈산업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지는 원인이다.

인터넷 모바일의 발달로 정보접근성이 높아졌고, 점주들 간의 정보교환이 활발해 본사의 불공정한 꼼수는 쉽게 드러난다. 하지만 앞서 지적한 분쟁의 원인들은 점주들에게 알려지면 분쟁이 되고, 알려지지 않으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성격의 문제들이 아니다. 점주들이 알건 모르건 본사에서 해서는 안되는 불공정한 행위이지 ‘똑똑해진’ 점주 탓이 아니라는 얘기다.

가맹본사와 가맹점은 상하관계가 아니다. 가맹점의 애로가 곧 가맹본사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상생관계다. 가맹본부는 점주들을 수익창출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윤리적인 경영을 통해 함께 성장해 갈 파트너로 인식해야 한다. 무엇보다 불공정한 영업방식을 용인하지 않는 법제도를 갖추는 것이 프랜차이즈산업의 미래를 위해서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