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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쇼크’ 공작기계 허리부실…재기가능 의문
中·日·獨 사이 낀 넛크래커…FTA에 기술력 부족한 영세기업 도태
- 기사입력2016-11-22 09:04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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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의 알짜 사업부문인 공작기계가 지난 3월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팔렸다. 고강도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20대 신입사원에게도 희망퇴직을 권유했다가 비난의 화살을 받기도 했다. 구조조정의 원인은 실적 부진이다.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내기도 어려울 만큼 재정난에 허덕이다 결국 공작기계부문 매각을 결정했다.MBK가 사들인 공작기계 사업부문은 ‘두산공작기계’라는 새 이름으로 지난 5월 출범했다. 두산의 품은 떠났지만 로열티를 지불하고 두산 상표는 계속해서 쓰기로 했다. 두산공작기계는 지난 9월 세계 최대 공작기계 전시회인 ‘IMT2016’에 참가해 21대의 공작기계를 선보이는 등 재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공작기계는 제조업의 기초가 되는 핵심 산업이다. 자동차, 전기전자, 조선, 금형 제품을 만드는 기계가 바로 공작기계다. 이른바 ‘기계를 만드는 기계’다.
국내 1위 공작기계 제조사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초 공작기계 부문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자료=두산공작기계 홈페이지 화면 캡처>국내 공작기계 시장은 99:1의 빈익빈 부익부 구조다. 통계청 전국사업체조사를 보면 국내 공작기계 사업체는 2014년 기준 총 4730개로, 이중 98%가 상시근로자 50인 미만인 소기업이다. 50~300명 사이인 중기업은 73개, 300인 이상 대기업은 3개다. 옛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위아, 화천기계다. 사업체 숫자로 보면 대기업은 0.06%에 불과하지만, 전체 매출의 90% 이상은 빅3 기업이 점유하고 있다.우리기업은 기술력 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발행한 ‘중소기업 전략기술로드맵’ 2016년판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주요 4개국(한국 일본 미국 유럽)에 출원된 공작기계 관련 특허는 총 6486건인데, 이중 52%는 일본이 출원한 것이었다. 한국 특허의 출원 점유율은 17%, 유럽 16%, 미국 15% 순이었다.한국 특허의 점유율은 높아지고 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출원된 주요 4개국 특허 가운데 일본의 점유율은 40%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한국은 25%, 미국은 20%까지 올랐고 유럽은 15%로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로드맵은 “공작기계 분야는 일본이 기술 선도를 이끌고 있으나 최근 한국이 빠른 속도로 기술수준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래픽=이혜원 기자> ©중기이코노미국내 공작기계 R&D는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2004년부터 2015년 6월까지 국내에 출원된 공작기계 관련 특허의 51%(393건)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출원이었다. 현대위아 137건, 현대제철 30건, 현대중공업 36건, 현대자동차 30건, 포스코 25건순이었다.허리 역할을 할 중견기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드맵은 “공작기계 산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이분화 돼 있는데다 기업 간 유기적인 협력관계도 부족하다. 핵심기술을 보유한 중견기업이 없다는 것도 문제”라며 “산업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중장기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한국은 일본·독일 선진시장과 중국 신흥시장 사이에 낀 넛크래커 신세다. 세계 공작기계 시장의 30%는 중국이 점유하고 있다. 점유율 1위다. 중국 공작기계 시장은 2014년 443억달러에서 연평균 14%씩 성장해 2018년에는 약 1000억달러(약 11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로드맵은 전망했다. 국내 공작기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3조7000억원으로, 로드맵은 연평균 9.5%씩 성장해 2018년에는 17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선진시장에선 일본의 모리 세이키와 독일의 DMG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업체 간 제휴를 맺고 시스템을 패키지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세계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FTA 등 자유무역 기조도 대기업의 경우에 해외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으나, 국내 영세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메이커의 국내 시장 진입이 빨라지면서 기술수준이 취약한 국내기업은 하나 둘 도태되는 실정이다.<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