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해진 디스플레이, 車 앞유리를 계기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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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래 ㅣ 기술로드맵 투명해진 디스플레이, 車 앞유리를 계기판으로 국내 연구진 투명 반도체 개발…소재 국산화 가능성도 높아져

기사입력2016-12-12 00:00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자동차 앞유리를 계기판으로 활용한 LG디스플레이의 투명 디스플레이. ©중기이코노미

자동차 앞유리에 현재 속도와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 현재 시각이 뜬다.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라 이미 국내기업이 개발을 마친 결과물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17일 열린 ‘대한민국 산업기술 R&D 대전’에서 이같은 기술을 적용한 55인치 OLED 투명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미래산업 선도기술로 정한 국책과제다.

투명 디스플레이란 평상시에는 유리처럼 투명한 상태로 있다가 필요할때 화면을 출력할 수 있는 장치다. 일반 디스플레이와 구분짓는 기준은 투과도다. 2011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투명 디스플레이를 개발했을 당시엔 투과도가 10%대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100%에 근접해 가고 있다. 투과도가 100%에 가까울수록 투명하다. 투명 디스플레이는 자동차 앞유리에 적용해 계기판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건축물에 적용하면 광고매체로 쓸 수도 있다.

투명 디스플레이는 아직 국제표준이 정립되지 않은 초기 단계다. 연구개발 성과에 따라 한국이 세계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는 분야다. 실제로 국내 대기업들은 전세계 투명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투명 디스플레이 양산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55인치 투명 OLED, 거울식 OLED 패널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2014년 LG디스플레이는 투명하면서도 휘어지는, 플렉서블 투명 디스플레이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자동차 앞유리에 적용한 바로 그 제품이다.

<그래픽=이혜원 기자> ©중기이코노미

◇국내 대기업 세계시장 주도…소재 국산화 가능성도 높아져=투명 디스플레이의 가장 큰 수요 시장은 미국이다.

중소기업청이 발행한 중소기업 전략기술로드맵(2016~2018)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주요 4개국(미국·유럽·일본·한국)에 출원된 투명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는 7400건, 이중 59%가 미국에서 출원됐다. 한국은 21%, 유럽과 일본은 각각 10%였다. 미국에서 투명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출원한 기업은 삼성디스플레이(383건)이며, 삼성전자(200건)가 그 다음이었다.

국내시장도 삼성과 LG의 각축장이다.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한 기업은 삼성전자(140건)다. LG전자는 132건, LG디스플레이 78건, 삼성디스플레이 62건, 삼성전기 24건, LG이노텍이 23건으로 뒤를 이었다.

투명 디스플레이 시장은 국내외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로드맵에 따르면 세계 투명 디스플레이 시장규모는 2014년 기준 7억6900만달러, 연평균 188.7%씩 성장해 2018년에는 397억4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같은 기간 한국시장 규모는 191억원에서 11조8511억원까지 뛸 것으로 예측됐다. 연평균 예상 성장률은 436.9%에 이른다.

투명 디스플레이 응용분야에선 한국이 세계 최고지만 소재부문에선 취약하다. 원천소재에 대한 특허는 미국과 일본에서 주로 가지고 있다. 기판재료, 광학필름재료, 발광재료 등 핵심재료도 해외에서 공급받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투명 반도체 기술은 소재 국산화에도 청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6일 광주과학기술원 이광희 교수 연구진은 투과도가 100%에 가까운 그물망 구조의 반도체 재료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전자장치는 실리콘 반도체를 쓰는데, 실리콘은 딱딱하고 불투명해 투명한 전자장치를 만드는데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연구진은 “이 기술은 쉬운 용액공정으로 고성능 유기물 반도체를 제작할 수 있게 한다”며 “자유자재로 휘어지고 투명한 디스플레이의 전자기기를 개발하는데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