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관계 협력관계…팀장·팀원 생각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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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상하관계 협력관계…팀장·팀원 생각이 다르다 팀장은 ‘조직’ 팀원은 ‘개인’ 먼저…적정 업무분배·순화배치 필요

기사입력2016-12-23 13:54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아인스파트너와 함께하는 HR ⑬직장인의 기업만족도…조직과 일]인사전문컨설팅기업 아인스파트너가 2009년에서 2013년 사이 컨설팅을 진행한 기업의 직원 1만216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직원의 만족도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은 ‘상사’와 관련된 사항이었다. 직장내 팀장과 팀원의 관계는 업무지시·명령을 발동하고 이행하는 상하관계이기도 하지만, 기업의 목표와 성과를 함께 달성하기 위한 협력적 관계 성격도 있다. 또 업무수행 과정에서 늘 가까운 거리에 있어 흔히 ‘가족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이다. 그렇다면 상하관계이긴 하지만 협력적 관계 그리고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팀장과 팀원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인스파트너의 김종연 솔루션 프로듀서는 1188명의 팀장과 8689명의 팀원들의 응답을 분석해 ‘일’, ‘조직(부서 또는 팀)’, ‘상사’, ‘회사’ 각각에 대한 만족도와 중요도를 파악하고 비교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팀장과 팀원은 ‘동상이몽’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시각차가 드러났다.

팀장은 조직을 중시, 팀원은 개인을 중시

‘일을 하면서 언제 기쁨이나 즐거움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을 분석한 결과, ‘조직’과 ‘일’을 바라보는 팀장과 팀원의 시각차는 분명했다. 아래 그림의 세로축상에서 위로 갈수록 ‘조직성장의 가치’를 중시하는 것이고, 아래로 갈수록 ‘개인성장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가로축상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창조적이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중시하는 성향을 보이고, 왼쪽으로 갈수록 ‘기대에 부응해 자신의 일을 착실하게 완수하는 것’을 좋아한다.

팀장과 팀원의 일하는 방식과 지향 차이

<자료=아인스파트너>

이렇게 구분한 유형별 특성을 정리하면 A타입은 조직을 중시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좋아하는 ‘프로듀서’형, B타입은 조직을 중시하지만 사전에 계획하고 기대한 성과를 도출하는 것을 중시하는 ‘매니저’형, C타입은 개인이 자율적으로 창조적인 일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혁신가’형, D타입은 나에게 주어진 역할을 착실하게 완수하는 것을 좋아하는 ‘전문가’형이다.

설문 응답자를 이상 4가지 타입에 맞춰 분류한 결과 팀장들은 매니저형(48.7%), 팀원들은 전문가형(37.1%)이 가장 많았다. 또 팀장의 경우 조직을 중시하는 A·B타입이 전체의 73.2%를 차지하는데, 팀원들은 개인을 중시하는 C·D타입이 52.0%다. 정리하면, 팀장과 팀원 모두 주어진 일을 완벽하게 완수하는 ‘유지’ 성향은 강하지만, 팀장들은 조직의 힘으로 협력해서 완수하는 것을 중요시하고 팀원들은 협력보다는 자신의 페이스로 완수했을 때 만족을 느끼는 경우가 다소 높았다.

이에 대해 김종연 솔루션 프로듀서는 중기이코노미의 취재과정에서 “팀장은 부여된 역할이 구성원을 아울러서 에너지를 내는 쪽이기 때문에 조직성향이 강할 것이며, 팀원은 전체보다는 주어진 업무를 중심으로 조직생활이 이뤄지기 때문에 개인을 중요시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업무진행 과정에서 팀장들의 경우 업무진행시 문제가 생기면 팀원을 모집한다.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고자 한다. 반면 팀원들은 ‘다 모여봐’하는 순간 표정부터 떨떠름하다. 각자의 업무에서 발생한 문제는 각자가 해결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주어진 과제를 담당한 팀원이 혼자서 해내고, 이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기를 더 선호한다. 둘중 뭐가 더 낫다고 얘기할 수 없다. 그럼에도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팀장은 협력만을 강조하기 보다는 팀원이 어떤 방식의 일을 선호하는지 고려해 배분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은 설득력이 있다.

팀원들은 자신의 능력을 개발해 줄 수 있는 업무를 하기를 원하는데,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느낄 경우 일에 대한 적응도도 낮아진다.<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김 프로듀서는 “업무배분도 중요하지만,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일을 던져놓고 결과만 확인하는 팀장들도 많다”며 “일이 진행되는 도중에도 팀원 개개인의 속내를 관찰하고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능력을 개발하고 싶은 팀원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느껴

회사에 몸담은 기간이 길면 그만큼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도 볼 수 있다. 특히 팀장들의 경우 조직내에서 인정을 받아 지금의 위치에 올랐을 것이다. 또 팀장의 자리에서 조직을 운영하며 회사의 방침이나 의사결정의 의도와 목적을 이해하고, 이 과정이 축적되면서 경영층과 유사한 시각과 사고로 판단을 한다. 경영층과 유사해지니 회사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반면 팀원은 아직 조직에서의 인정과 경영층과의 유사성을 쌓을 시간이 부족하다. 팀장들은 현재 회사를 통해 어느 정도 자기계발을 이룬 반면 팀원들은 이제 막 이뤄나가는 입장이다.

일의 적응도에 관한 팀장과 팀원의 만족도

<자료=아인스파트너>

이 차이는 일에 대한 적응도로 나타난다. 일에 대한 적응도는 ‘지금의 일이 나에게 적합한지’, ‘지금의 일이 나답게 만들어 주는지’, ‘일을 통해 나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 가지 항목에서 팀장은 5점 만점 기준 평균 3.75점이지만 팀원은 3.37점으로 낮다. 특히 팀원들은 ‘지금 주어진 일이 나답게 만들어 주는지’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보였다. 한편 일에 대한 매너리즘은 오히려 팀원이 팀장보다 높은 수치가 나왔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혼자서 일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주어진 일과 내가 진행하고자 하는 방향성간 괴리가 존재하는 셈이다.

김 프로듀서는 “팀장의 자리는 당연히 가장 일을 잘하는 사람을 위주로 배치한다”며 “일을 통해서 능력을 키우고 검증을 받았기 때문에 팀장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 또 그만큼 다른 사람보다 일에 대한 적응이 높다고도 볼 수 있다. 반면 팀원은 일을 통해서 뭔가 이뤄내기에는 경험과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팀원들은 ‘성장이나 능력개발을 고려한 직무이동·배치’를 중요시 했다. 그럼에도 기업내 직무이동·배치가 팀원들이 기대하는 만큼 성장과 능력을 고려해 이뤄지지는 않았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능률적으로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 ‘서로 성장하려고 노력하는 조직’, ‘성장을 고려해 업무를 분배하는 상사’와 같은 요소들에 대한 만족도가 5점 만점에 3점 이상인 반면, ‘성장이나 능력개발을 고려한 이동·배치’는 2.97의 만족도를 보였다. 팀원들은 나에게 주어진 업무가 나를 성장시키고 능력개발을 위한 일이길 바라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고 그러다보니 일에 대한 적응도 쉽지 않다.

팀원이 지금의 일을 통해서 자기다움을 찾지 못하고,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중 상당부분은 잘못된 이동·배치일 확률이 높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러나 요즘 같은 취업난 속에서 원하는 일을 선택해서 간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문제는 취업을 한 회사 또는 상사가 시간과 기회를 충분하게 주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팀원들로서는 자신이 바라는 바와 주어진 업무가 미스매치될 때 퇴사라는 극단적 방법을 취하기도 한다. 팀장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팀원들에게 적정하게 업무분배를 해야 하지만, 회사 차원에서도 순환배치제도와 같은 인사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