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기술탈취해 유사기술 특허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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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현대차, 기술탈취해 유사기술 특허 등록했다” 을지로위원회, 당국에 수사요청키로…현대차 “비제이씨 주장일 뿐”

기사입력2017-10-20 17:10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현대차 中企 기술탈취 논란 ③을지로위원회 보고서:현대차 기술탈취 결론]중기이코노미가 단독입수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최근 작성한 ‘현대차·경북대의 기술탈취 및 무단사용 사례’ 보고서는 “경북대와 현대차가 비제이씨의 기술을 탈취해 유사기술을 만들어 특허로 등록”했다고 결론냈다. 환경전문 중소기업인 ㈜비제이씨에 대한 ‘현대자동차의 VOC 저감 기술탈취’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기술탈취 인정…국정감사, 고발조치, 수사요청=이에따라 을지로위원회는 현대차의 기술탈취 책임을 묻기 위해 ▲2016년 국정감사에서 위증한 현대차 직원을 고발조치하고, ▲2017년 국정감사에서 경북대 책임자를 증인으로 채택하며, ▲기술탈취 및 미생물 절도를 이유로 당국에 수사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보고서에 적시된 기술탈취 과정을 보면, 현대차와 비제이씨는 2004년 4월부터 거래관계를 이어왔다. 그러던 중 현대차는 2013년 11월5일 경북대와 산학과제 계약을 위한 기안서류를 결재했고, 이후 11월8일부터 5개월동안 8차례에 걸쳐 비제이씨에 ‘VOC 저감 기술’ 자료를 요구했다. 비제이씨와 계약한 이래 단 한번도 기술자료를 요구하지 않았던 현대차가 관련기술에 대한 산학과제 확정 이후 계획적으로 기술탈취를 시도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 현대차 이 모 사원은 2013년 11월부터 3개월 사이 비제이씨가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미생물 3종, 총 6병을 절도해 경북대 연구팀으로 보냈다. 현대차는 절취한 미생물을 분석해 유사한 미생물을 찾도록 경북대 연구팀에게 지시했다.

이외 같은해 11월21일 현대차는 2억원이 소요되는 VOC 정화 테스트를 비제이씨에 요구했다. 이에 비제이씨는 VOC 정화 테스트 이후, 다음해인 2014년 2월7일 테스트 결과를 현대차에 제출했다.

<자료=을지로위원회/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석사논문과 특허 내용에 탈취기술 70% 가량 포함=또 보고서에 따르면, 미생물 절도 이후 현대차는 1년여의 기간동안 비제이씨로부터 받은 기술자료와 테스트 결과 등 핵심 기술자료를 경북대로 보내 유사기술로 가공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 이 모 사원은 석사논문을 작성했고, 현대차·경북대는 2015년 1월 비제이씨 특허기술과 유사한 기술을 개발해 공동특허를 출원했다. 이 모 사원의 석사논문과 유사기술 특허 내용에는 비제이씨로부터 탈취한 기술자료가 약 70%가량 포함돼 있다.

‘VOC 저감 기술탈취’ 의혹이 불거진 초기, 현대차는 ‘비제이씨 기술자료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비제이씨 미생물 3종을 절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비제이씨 직원으로부터 제공받았다”고 답변했다.

◇비제이씨 기술사용은 인정…미생물 절도 혐의는 부인=하지만 최근 재판과정에서 나온 경북대측의 진술, 유은혜 의원실에 전달한 경북대 작성 자료 등을 통해 현대차가 비제이씨 기술자료를 사용했다는 것이 밝혀진 이후 현대차의 입장이 바뀌었다. “법에서 정한 기술자료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비제이씨 기술자료를 사용했음을 인정한 것이다.

‘미생물을 비제이씨 직원으로부터 받았지만, 그 직원이 누구인지 기억을 하지 못한다’는 현대차 이 모 사원의 진술에 대해 보고서는 “비제이씨 직원중 미생물에 접근할 수 있는 직원은 사장과 기술자인 전무이사 뿐이며, 회사의 핵심인사이자 기술보호를 중시하는 두 사람이 현대차에 미생물을 전달할 이유가 없다”고 단정했다.

◇현대차, 비제이씨 기술탈취로 단가 64% 절감=현대차는 기술탈취로 단가 64%를 절감했다고 보고서는 판단했다. 반면 비제이씨는 현대차가 유사기술로 특허등록함으로써 15년이상 연구개발한 미생물 기술의 가치가 한순간에 없어졌다. 또 비제이씨는 2015년 4월 현대차의 계약해지 이후 22억원의 매출이 감소했으며, 2017년 6월 비제이씨가 현대차에 납품하던 나머지 화학제품 계약까지 모두 해지해 현재는 매출이 전무한 상태다.

한편 ‘현대차의 VOC 저감 기술탈취’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산업위에서 현대차 김동규 품질보증전무와 이 모 사원을 증인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김 전무는 “비제이씨가 악취제거 솔루션을 개발하지 못해 다른 업체와 협력해 개발했다”고 증언했다. 이와관련 보고서는 “현대차는 2016년 국정감사에서 김경수·유동수 의원의 모든 질문에 위증했으며, 최근 현대차와 경북대가 법원과 의원실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위증임이 확인”됐다고 적시했다.

◇“비제이씨 기술과 다르다”…미생물 절도 “비제이씨 주장”=미생물 절도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모 사원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기술탈취와 관련해서는 얘기할 것이 없고, 을지로위원회 보고서 내용에 대해서는 홍보팀에 물어보라”고 답했다.

현대차 홍보팀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비제이씨에서 기술탈취를 당했다고 말하는 기술과 현대차와 경북대가 산학과제를 수행한 기술은 다른 것”이라며 “울산공장에서 발생한 악취로 민원이 들어와 비제이씨에 악취를 없애기 위해 의뢰했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현대차로서는 산학과제를 통해서라도 악취를 잡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비제이씨의 주장이 여러 언론사를 통해 나오는데, 객관적 조사기관에서 결론을 내려줘야 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공정위가 현대차에 대해 무혐의 판정을 내린 것을 받아들인다”며 “현대차 직원의 미생물 샘플 탈취도 비제이씨의 주장일 뿐, 비제이씨의 납품중단은 계약종료후 경쟁입찰을 통한 정당한 절차다. 현대차가 비제이씨를 배제하려고 했다면 경쟁입찰부터 참여하지 못하도록 했겠지만, 비제이씨도 입찰에 참여했고, 부당했다면 공정위의 제재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