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모두,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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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소상공인 모두,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어렵게 모인 힘, ‘갑중의 갑’에게 칼끝을 겨눠야

기사입력2018-07-18 20:43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연일 폭염 특보다. 올해 폭염은 예년보다 길어질 것이라고 한다. 대낮에 거리를 걷다보면 숨쉬기 힘들만큼의 열기가 느껴진다. 그러나 지금 한반도에서 폭염보다 뜨거운 것은 최저임금을 둘러싼 갈등이다.

2019년 최저임금은 8350원. 내년이면 사용자가 노동자 1인당 월 17만원, 연간 205만원 인건비를 더 부담해야한다.

하청업체 대표는 원청 눈치 보느라 납품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 납품단가가 몇년째 제자리라고 하소연한다. 월평균 소득이 230만원인 가맹점주는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최저임금보다 못한 수익으로 가족을 먹여살려야 한다며 아우성이다.

숨이 막힐만 하다. 그동안 목이 터져라 외쳤던 카드수수료 인하, 가맹사업법 개정, 상가임차인 보호문제는 진척이 없는데 최저임금만 2년 연속 두자릿수 올랐다. 울고 싶은데 뺨 때린 격이라는 얘기가 맞다.

소상공인, 더이상 몰릴 곳이 없다. 소상공인 모두가 힘을 모아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 최저임금 모라토리엄’을 선포했다. 전국편의점주협의회는 유보하긴 했지만, 동맹휴업까지 선언했다.

아쉬움이 있다. 낱알같이 미약한 소상공인의 힘을 조직해 전진해야 할 방향은 어딘가. 전국편의점주협의회 회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가장 큰 문제는 2년동안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 인상률”이라며 “최소한 가맹본사하고 건물주는 저희가 동의하고 사인을 한 것이지만, 최저임금은 저희가 동의하고 사인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순간 갸우뚱하다. ‘갑중의 갑’ 가맹본사와 건물주에게 해준 동의를, 자신의 가게를 지키는 알바의 최저임금에는 왜, 해줄 수 없는걸까. 차라리 싸워야할 가맹본부가 너무 크고 무섭다고, 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고 고백해야 했다. 건물주보다는 최저임금위원회를 압박해 최저임금 인상을 막는 편이 훨씬 손쉽다는게 솔직한 마음 아닐까.

이번 최저임금 갈등과 함께 소상공인을 고통스럽게 했던 많은 문제들이 다시한번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왕에 모은 힘, 왜곡된 산업생태계를 바로잡기 위해 소상공인 스스로 목소리를 내야한다. 매출이 늘어도 적정한 수익을 가져갈 수 없는 가맹산업 배분구조를 바꾼다면, 최저임금 1만원도 줄 수 있다고 그들 스스로 얘기했다. 그렇다면 조직된 소상공인 손에 든 칼끝은 가맹본사를 향해야 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과 관련, 소상공인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와 실증적인 데이터가 없다는 이유로 최저임금위원회가 이를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구체적인 통계와 방안은 국가가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정부는 법정단체 소상공인연합회 설립을 인가했다.

소상공인 육성을 위한 정책·조사·연구 사업은 소상공인연합회의 목적사업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가장 전문적이고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돈과 인력이 없어 조사·연구를 수행하지 못했고, 정책개발을 못했다는건 핑계다. 저임금노동자와 싸우기에 앞서 정부에게 돈과 인력을 달라고 ‘떼’라도 써야했다. 그런데 10년가까운 보수정권내내 뭐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