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시장 90% 장악한 韓中日 주도권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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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배터리시장 90% 장악한 韓中日 주도권 싸움 배터리 가격 하락, 완성차업체 자체 생산 등 글로벌 경쟁 치열

기사입력2020-08-31 12:5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친환경차 보급 확대정책으로 배터리시장이 주목을 받는다. 이차전지는 제2의 반도체로도 불리며 미래 먹거리로 부상했다. 전세계 생산량의 90% 이상을 생산하는 한·중·일 간 주도권 다툼도 치열하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행한 ‘한·중·일 배터리 삼국지와 우리의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중·일은 배터리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글로벌 생산량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으며, 3국간 초기 주도권 다툼이 심화되고 있다. 또 배터리시장은 여전히 초기 성장산업인 만큼 향후 다양한 변수가 배터리시장 성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배터리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엔진역할을 하며, 전기차 원가의 약 40%를 차지한다. 기술력 있는 배터리의 안정적인 공급이 전기차 경쟁력을 좌우해, 완성차업체들은 우수한 배터리 공급처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세계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717만대로 전년대비 40.3% 증가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시장 규모도 2016년 150억달러에서 지난해 388억달러로 2배이상 늘었다. 2022년 이후 미국·중국·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수요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2026년 배터리시장은 2016년대비 526% 증가한 939억4000만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우리 기업의 세계 배터리시장 점유율은 34.5%

우리나라의 배터리 수출 역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12.8%로 급격히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우리기업의 세계 배터리시장 점유율은 34.5%, 경쟁국인 중국(32.9%)이나 일본(26.4%)보다 앞섰다.

전통적 제조업에서는 일본이 신기술 개발(First Mover)로 시장을 개척하면, 한국이 빠르게 추격(Fast Follower)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했고, 중국이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최대 제조국(Mass Producer)이 됐다. 그러나 배터리산업을 포함 신산업에서는 투자 불확실성(기업), 보조금 정책(정부), 통상 이슈(국제 관계) 등 여러 요인으로 3국의 경쟁구도가 시시각각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일본은 전기차 배터리 원천기술을 확보한 이후, 투자 불확실성 회피를 위해 안정적인 확장을 추구했다. 결국 적극적인 투자시기를 놓쳐 한국과 중국이 기술력을 확보할 시간을 내어준 상황이다. 중국은 보조금 정책으로 내수시장을 확보한 후, 점차 보조금을 줄이면서 기술력 확보 여부에 따라 자국 기업의 옥석을 가리는 한편, 유럽진출 등 시장 다변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 한국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국내외 대량 생산시설과 기술력을 확충했으며, 미·중간 갈등상황 하에서 미국, 중국, 유럽 등 다양한 수요처를 선점해가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가격하락, 완성차업체 자체생산…글로벌 경쟁 촉진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배터리시장에 글로벌 경쟁을 촉진시키는 몇 가지 큰 변화가 나타났다. 첫째, 배터리 성능개선 및 가격하락이다. 배터리기술이 향상되면서 에너지 밀도 및 주행거리가 증가됐으며, 생산공정의 효율화 및 규모의 경제를 이뤘다. 배터리 단가는 2010년 대비 84.4% 하락한 1kWh당 156달러 수준이다. 1~2년 내 내연기관 유지비용 수준인 100달러까지 떨어진다.

둘째, 글로벌 합종연횡 및 생산 현지화 확대다. 배터리업체들은 투자리스크 분산을 위해 수요처인 완성차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한편, 중국·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하면서 경쟁수위를 한 단계 끌어 올렸다.

셋째, 완성차업체가 배터리 자체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완성차업체들이 배터리 수직계열화를 통해 배터리시장에 발을 들이면서 향후 경쟁구도가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현재는 배터리 제조사가 전기차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향후 완성차업체의 배터리 개발수준에 따라 판도가 바뀔 수 있다.

글로벌 배터리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해결할 과제는

보고서는 우리기업이 글로벌 배터리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를 5가지 측면에서 바라봤다.

◇기술수준 향상=기존 배터리 성능 향상을 위한 첨가제 활용과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이 시급하다. 한·중·일 3국 간의 기술격차가 박빙인 미(微)격차 시대에 접어든 만큼 확실한 미래기술을 선점하는 것이 최우선 전략이 돼야한다.

◇시장점유율 확대=생산량과 시장점유율에서 한국의 뒤를 바짝 쫓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수요 변화요인에 주목하면서 해외시장 다변화 노력을 지속해야한다.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에 대비해 미국, 유럽 지역의 신규 수요도 적극 발굴해야한다.

◇안정적 원자재 공급=공급이 불안정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원재료의 해외 공급처를 확보하고 장기계약을 체결해야한다.

◇산업의 제도적 과제=정부의 법 및 제도의 개선과 인프라 확충이 요구된다. 자동차산업이 부품과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됨에 따라 관련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또한 전기차 충전소 등 부족한 인프라를 확충해 내수시장 기반을 다져야한다.

◇혁신 선도하는 생태계 조성=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전방 산업의 구조조정 및 후방 산업의 응용분야 발굴이 중요하다. 기존 완성차 부품사들이 전기차 시대에 대응하지 못할 우려가 커, 이들을 위한 R&D 및 사업재편 지원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전기바이크, 전기비행기, 전기잠수함 등 배터리를 활용한 새로운 산업을 개척하는 노력도 이어가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