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피해 막을 ‘납품단가연동제’ 하나 안하나

프린트

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중기 피해 막을 ‘납품단가연동제’ 하나 안하나 김경만 “중기부, 법안 검토·정부안도 없다”…이영 “법안 지연 안해”

기사입력2022-10-07 09:4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더불어민주당 김경만 의원인 6일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이영 중기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의사중개시스템>

“지난 8월29일 더불어민주당 민생특위에서 납품단가연동제 회의를 하기 직전에 중기부가 찾아와서 ‘타 부처가 반대하고 있다’, ‘법무부가 위헌소지 있다고 했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본 의원실에서 법무심의관실에 직접 확인해봤더니, 법무부에서는 공식적인 의견을 낸 적도 없고 법안을 검토한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중기부가 민생특위 회의에서 납품단가연동제 논의가 결렬되도록 법무부 핑계로 거짓 보고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들지 않을 수가 없어요.”

더불어민주당 김경만 의원은 지난 6일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실시한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납품단가연동제 법제화를 고의적으로 지연시키고 있지 않은가 하는 합리적을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정위와 중기부는 의원 발의된 납품단가연동제 관련 법에 대해 검토조차 하지 않고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민생특위 진도가 잘 안나가고 있다고 했다.

납품단가연동제는 해외 원자재값 급등 피해를 중소기업이 떠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다. 2008년 금융위기 때에도 중소기업계가 강력하게 요구하고 법안 발의도 이뤄졌지만, 정부가 반대해 납품단가조정협의제도가 대신 도입됐다. 그러나 거래단절을 우려한 중소기업이 조정 신청을 기피해 제도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코로나19 이후 또다시 해외 원자재값 급등 문제가 불거지자, 중소기업계는 이번에는 반드시 납품단가연동제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처럼 납품단가연동제 도입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김경만 의원은 이에대한 정부의 움직임이 상당히 미온적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 8월29일 민생경제안정특위 전체회의에서 정부는 납품단가연동제 법제화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납품단가연동제 시범운영 성과 점검을 한 뒤에 법제화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기부는 시범운영과 병행해 법제화를 추진하겠다고는 밝혔으나, 현재까지 의원발의 법안에 대한 검토나 정부안 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시범운영 성과 점검계획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9월6일 발표한 ‘납품단가연동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자료=중소기업중앙회,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와함께 김 의원은 지난 9월 초부터 납품단가연동제를 시범 운영중인 중기부가 시범운영 설계를 위해 파악한 대기업 사례 중 ‘부당한 경영간섭 금지 위반’ 의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인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납품단가연동제 토론회에 참석한 중기부 소속 공무원의 발언 내용 중 자체적으로 납품단가연동제를 도입한 대기업 사례들을 살펴보니, 대기업들은 협력사의 원가와 영업이익까지 꿰뚫고 있기 때문에 원자재값 급등시 협력사가 다 부담하면 이 시스템을 유지할 수 없어 연동방식으로 납품단가를 조정한다는 것이다.

김경만 의원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대기업이 협력사의 영업이익까지 알고 있다면 하도급법 제18조 제2항의 ‘부당한 경영간섭 금지조항’ 위반이 의심되는 상황임에도 정부가 해당기업에 시정조치는 커녕, 이를 묵인하고 오히려 기업 간 자율협의에 맡긴 시범운영을 추진한 것은 매우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