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안보·기술 미중 경쟁…“균형외교 필요”

프린트

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경제·안보·기술 미중 경쟁…“균형외교 필요” 미·중간 전략적 경쟁 심화 전망…외교·안보·경제 신중 대응 주문

기사입력2025-04-29 11: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향후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 경제, 안보, 기술, 이념 등 다방면에서 폭넓게 심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국과 중국사이에서 한국의 균형 외교와 전략적 선택 요구도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노규덕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더불어민주당 미래경제성장위원회가 28일 개최한 ‘미·중 격동 시대 한국의 외교통상전략’ 토론회에서 이렇게 내다보고, 한국이 균형 외교와 전략적 선택을 통해 외교·안보·경제 분야에서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대중 압박…군사·안보 분야 긴장=트럼프 2기 행정부는 1기 행정부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속한 대내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 부분에서 트럼프는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지난 4월 2일 주변국 및 우방국을 포함한 60여개 국가에 대해 관세를 부과했다. 일시적으로 상호관세를 90일 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관세를 145%로 즉시 인상하는 등 압박하고 있다. 이에 중국도 보복관세, 희토류 수출통제 등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노 전 본부장은 미·중 간 무역전쟁이 적정선에서 타협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 뱡향과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경제적 압박 조치와 달리, 아직까지 군사·안보적 차원에서 특별한 발표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중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과 견제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에 집중하는 이유가 러시아와의 관계를 조기에 회복해 중국 견제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미국 주도 질서에서 벗어나 러시아, 브릭스, 글로벌 사우스 등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새로운 다극세계질서 건설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경제적 침체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지 않도록 경제협력 메시지도 지속적으로 내놓으면서 미·중 관계가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한중간 성숙한 관계…한미간 동맹 신뢰=노 전 본부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 압박 차원에서 한국, 일본 등 주요 동맹국에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우리로서는 미국의 대중 견제에 동참하는 수준에 대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중국과 관련해서는 ▲대만문제 ▲남중국해 ▲서해 구조물 ▲사드 및 문화교류 복원 ▲한·미·일 안보협력 ▲북한 비핵화 등 명확한 입장을 보여야 할 외교안보 이슈가 존재한다.

우선 대만문제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한중 수교원칙에 따라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을 바탕으로 해야 하며,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했다. 또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남중국해는 국제 해상로로서 우리의 이익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항행의 자유를 지지한다는 메시지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미래경제성장위원회는 28일 '미중 격동 시대 한국의 외교통상전략' 토론회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2022년과 올해 초, 서해에서 발견된 중국 구조물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중국 측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중국은 이를 양식시설로 주장하고 있는데, 노 전 본부장은 상응조치를 포함한 대응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북한 위협 대응용이며, 중국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드 사태 이후 위축됐던 한·중 문화 콘텐츠 교류도 복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중 인적 교류 역시 활성화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중국은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올해 말까지 한시적 비자 면제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대한 상응조치로 우리도 중국 단체관광객 대상 비자면제를 실시해 인적 교류를 증진하고 우호 정서를 제고하는 방안이 필요한지 정부 차원의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미·일 안보협력과 관련해서도 북한의 위협 대응과 지역 안정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노 전 본부장은 중국과의 안보 대화 채널을 구축해 오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와 더불어 노 전 본부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한·중 간 공감대를 바탕으로 북한의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 추진을 위한 협력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노 전 본부장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중 간 공감대를 바탕으로 북한 비핵화와 평화 추진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체제·이념의 차이를 넘어 성숙하고 건강한 한중 관계를 발전시켜야 하며, 중국의 유화적 접근을 미국과의 동맹 신뢰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최근 우원식 국회의장이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해 시진핑 주석 등과 면담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오는 10월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주석이 방한할 경우, 이는 2014년 이후 11년 만으로 한중 관계회복의 상징적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내년 중국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에 한국 정상의 참석이 이뤄진다면, 이를 계기로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새로운 도약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